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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3회 특집 다큐멘터리

2014 SBS 대기획 달과 바다 - 1부 홍게의 대귀향

방송일 2014.04.05 (일)
2014 SBS 대기획 달과 바다 (2부작)

1부 홍게의 대귀향    2014년 4월 5일 (토) 저녁 8:45~ 방송
2부 생명의 바다      2014년 4월 6일 (일) 저녁 8:45~ 방송 

연출 : 장원준 (오션 플래닛)


달은 생명을 부르고, 바다는 그 생명을 품는다.

바다 생물을 키우는 8할은 “달”이다.
지구의 2/3를 차지하는 바다. 바다는 하루에 두 번씩 밀물과 썰물을 반복하며 바다 속을 훑고 지나간다. 이 거대한 물살은 수많은 먹이를 실어 나르며 바다 생물들을 먹여 살린다. 그리고, 달이 차고 기울기를 반복할 때마다 바다는 그에 맞춰 변한다. 그리고, 그에 맞춰 바다 생물들은 산란을 하고 생을 마감하기도 한다. 이처럼 달의 변화는 수많은 생물들의 생존과 삶의 역사를 만들어 왔다.
   
달, 바다, 그리고 인간
인류가 바다와 관계를 맺기 시작한 그 옛날부터, 사람들은 달의 모양을 보고 바다로 향했다. 한달을 주기로 차고 기울기를 반복하는 달의 모양은 바다에게 보내는 일종의 신호다. 보름달 무렵이면 바다 물은 높이 차올랐다 수 천 킬로미터나 멀리 밀려나간다 이때에 맞춰 어부들은 물빠진 갯벌로 나가거나, 먼 바다로 향한다. 오징어배와 갈치잡이배는 달이 사라지는 그믐 무렵에 바다로 향한다. 달은 바다를 움직이고 인간은 움직이는 바다에 맞춰 살아왔다. 바다와 인간이 공존하는 삶의 방식, 그 이면에는 우주의 신비가 함께 한다. 


[1부 홍게의 대귀향]
2014년 4월 5일 (토) 저녁 8:45~ 방송

16년 만의 대귀향, 새끼 홍게로 물든 크리스마스 섬!
 지난 2월, 인도양의 작은 섬, 크리스마스 섬 해변에는 세상에서 가장 경이로운 풍경이 펼쳐졌다. 쌀 한톨 정도 크기에 불과한 새끼 홍게들이 작은 꽃가루처럼 밀려와서는 해변을 붉은 꽃밭으로 만들어 버린 것. 이런 대규모 귀향은 16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그 장관을 SBS가 두 달여 동안 현지에서 카메라에 담았다. 

▶ 우기, 때가 왔다! 1억 마리 홍게의 대이동
자연의 시계는 어김없이 새 생명을 깨우고 생존을 향한 본능적인 이동은 시작된다.
울릉도 두 배 정도 크기인  크리스마스섬. 우기가 시작되면, 섬에는 붉은 길이 만들어진다. 대부분의 시간을 숲의 굴 속에서 보내던 홍게가 바다로 이동하는 행렬이다. 2천 명 남짓한 주민들은 홍게의 이동경로에 맞춰 도로를 통제하며 불편함을 감수하지만, 섬 곳곳에는 로드킬을 당한 홍게의 흔적들이 늘기 시작한다. 그 속에서도 죽은 동료를 먹으며, 긴 이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취하는 녀석들이 있다. 홍게의 이동본능은 마술같은 몸의 변화를 가져온다. 평소에는 단거리 선수였다면, 이맘때가 되면 장거리 선수의 근육으로 변한다. 그래서 하루 열 두 시간을 움직여도 피로를 견딜 수 있는 상태가 된다. 그렇게 매년 12월이면, 1억 마리가 넘는 홍게들은 그들이 살던 숲을 떠나, 산란을 위해 자신이 태어난 바다로 향한다.  

▶ 바다로 향하는 골든타임, 하현달!
일주일에 걸쳐 이동한 끝에 수컷들이 먼저 바다에 도착하면, 인근 숲에다 굴을 파고 암컷을 기다린다. 그리고, 암컷이 도착하면 짝짓기가 시작된다. 짝짓기를 끝낸 암컷은 굴 속에서 2주 동안 알을 품는다. 그리고, 반달이 뜨는 날 밤이면, 일제히 바다로 향한다. 알을 털기 위해서다. 홍게의 이동은 약속이나 한 듯, 아주 규칙적이다. 늑장을 부리더라도, 반드시 알을 터는 시기만은 반달(하현달)일 때를 맞춘다. 그 이유는, 달과 바다의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 때문. 반달일 때는 조수 간만의 차가 적어 물살이 세지 않다. 그래서, 알을 털어도 바다 멀리 밀려가지 않는다. 그만큼 새끼들의 생존률을 높일 수 있다. 모든 바다 생물은 본능적으로 언제 산란을 해야 하는지를 안다. 달의 마법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다. 

▶ 16년 만의 대 장관, 본능적 귀향! 새끼 홍게로 물든 크리스마스 섬!
어미들이 가장 안전한 때를 골라 산란하지만, 대부분은 해류에 휩쓸려 가거나 포식자들에게 잡아 먹혀 극히 일부의 새끼들만이 살아 남는다. 그래서, 새끼 홍게들의 대규모 귀향은 10년에 한 두 번 볼 수 있는 진귀한 풍경이라고 한다. 어미 홍게가 알을 턴 지 4주가 되는 날, 밀물이 밀려오는 시기에 맞춰 새끼게는 자신이 태어난 해변으로 돌아온다. 삽시간에 해변과 도로, 그리고 숲에는 붉은 카페트가 깔렸다. 새끼 홍게는 본능적으로 숲으로 향한다. 16년만의 대 장관이 펼쳐졌다! 숲으로 난 길을 누가 안내하는 것도 아닌데, 본능이란 것은 무서우면서도 신기하다. 자연의 본성은 살아남는 것이다. 달이 차고 기울기를 반복하듯, 자연의 삶은 그에 맞춰 반복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