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회 SBS 스페셜
SBS 스페셜
방송일 2005.08.07 (월)
세계 최초로 인간 배아 줄기세포 배양에 성공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던 황우석 교수가 지난 5월, 또 한 번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환자의 체세포를 이용한 줄기세포 추출에 성공함으로써 난치병 치료에 한 발 다가섰기 때문. 생명공학계의 오랜 명제를 뒤집는데 성공한 비결을, 황교수는 한국인의 손 덕분으로 돌렸다. 가늘고 미끄러운 쇠젓가락으로 단련된 한국인의 손이 정교한 수 작업이 요구되는 인간복제의 장벽을 허물고 바이오 혁명을 이루는 열쇠가 됐다는 것이다. 황우석 교수의 말은 빈 말이 아니다. 첨단과학이라는 인식과 달리 세포단위를 다루는 생명공학 연구는 처음부터 끝까지 섬세한 손기술이 필요하다. 그래서 한국 학생들이 진출한 해외 유수의 연구실마다 성공하기 힘든 실험성과가 나오고, 그 능력을 확인한 대학들은 한국 연구원들을 좀처럼 놓아주질 않는다. 그들이 한결같이 감탄하는 한국인의 손기술, 그 핵심은 세 가지다. '빠르고, 정확하며, 섬세하다.’그것은 비단 생명공학 분야에 종사하는 한국인에 국한된 얘기가 아니다. 주판 놓기, 지폐 세기, 볼펜 돌리기…. 한국인이 일상에서 무심하게 하는 손동작을 외국인들은 묘기나 마술처럼 신기하게 여긴다. 그렇다면 한국인의 손기술이 우수한 이유는 무엇일까? 손의 크기가 작기 때문일까? 연습과 훈련의 결과일까? 손의 뼈와 관절의 움직임을 보는 X-RAY 투시, 근육의 움직임을 측정하는 근전도 테스트, 장기간 젓가락 사용이 뇌에 미친 영향을 알아보는 F-MRI 실험을 통해 한국인 손기술의 비밀을 과학적으로 접근해 본다. 한국인의 우수한 손기술은 우리에게 황금알을 낳게 하는 큰 무기이다. 최첨단 산업이지만 100% 수작업으로 이뤄지는 항공우주산업, 실험용 쥐 한 마리가 억대를 호가할 정도로 부가가치가 높은 생명공학 분야, 최근 환자들이 선호하는 웰빙 수술인 복강경 수술까지…. 한국인의 손기술은 고부가가치 산업에서 크나 큰 경쟁력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