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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회 SBS 스페셜

SBS 스페셜

방송일 2005.08.21 (월)
한국인의 “빨리빨리” 기질
“한국인들은 밥 먹는 동안 한번도 고개를 들지 않아요.”
“한국인들은 술도 빨리먹고 빨리 취하죠.”
전 세계 150개 점포를 가지고 있는 한 다국적 외식기업은 중 한국에서만 유일하게 선보이는 특별 전략이 있다. 5분만에 완성되는 퀵 스테이크.
5분이 지나면 음식값은 무조건 500원이다. 파키스탄에서 온 요리사 무하마드 무미르씨가 개업 5년만에 터득한 노하우는 양고기가 익는 40분 동안 손님에게 끊임없이 에피타이저를 제공하는 것!
이것도 역시 “빨리빨리”를 외치는 한국 손님들을 위해 특별히 생각해 낸 것이다.
외국인 강사들 또한 한국에 와서 가장 처음 배운 말은 “빨리빨리”라고 입을 모아 말한다.
식민지와 한국 전쟁을 겪는동안 어떻게 해서든지 살아남아야 했던 한국인의 “빨리빨리“는 생존의 조건이었다.

“빨리빨리“ 한국인, 인터넷 시대를 만나다.
“IT 인프라가 발달한 이유는 한국인의 성질이 아주 급해서입니다.” / 전 주한 미상공회의소회장 제프리존스
“한국에서 3년 살다가 일본 가서 인터넷을 쓰니까 정말 답답해서 나도 빨리빨리 소리가 절로 나오더라구요.”/ N-TV 기자
광복 이후 지난 60년, 무에서 유를 창조해야하는 척박한 여건속에서 무리한 공기단축으로 인한 빨리빨리 노동 문화로 부실 공사를 낳는 등 한국인의 빨리빨리 기질은 단점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빨리빨리는 이제, 대한민국 성공신화의 중요한 발판이 되고 있다.

세계 최초 초고속 인터넷 상용화!
현재, 한국은 초고속 인터넷 사용률 78%, 무선 인터넷 가입자 50만 명으로 명실공히 IT강국이다. 해외 언론은 대한민국이 IT 강국으로 부상할 수 있었던 주요한 이유를 “빨리빨리” 기질로 해석하고 있다. 그러나, 세계 최고의 환경에서 인터넷을 사용하는 한국인들은 아직도 너무 느리다고 말한다.

800년 전의 “빨리빨리” - 칭기즈 칸의 속도숭배
“800년 전 칭기즈 칸 시절에도 인터넷과 디지털 문명의 컨셉으로 살아갔던 시대가 있었습니다. 칭기즈 칸의 속도숭배. 말하자면 시테크의 절정이라고 볼 수가 있죠.”
800년 전에도 속도를 숭배하던 민족이 있었다.
워싱턴포스트지가 지난 1,000년간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선정한 칭기즈 칸과 그의 유목민들.
인구200만의 떠돌이 민족이 150년간 유라시아 대륙을 지배할 수 있었던 이유 중 주목할 만한 것은 유목민 특유의 속도 숭배였다.
대륙 전역에 걸쳐 30KM 마다 설치한 역참을 통해, 당시 유럽의 정착민보다 더 빠르게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800년 전 몽골 유목민의 속도숭배가 지구촌 시대를 개막했다면, 우리의 빨리빨리는 세계 최고의 인터넷 강국을 일궈낸 것이다.

디지털 시대, “빨리빨리” 한국인의 성공신화

하루종일 문자 메시지를 주고 받는 엄지족, 휴대전화는 통화만 주고 받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미국인들의 눈에는 화상회의, 은행용무 등 휴대전화 이상의 기능을 사용하는 한국인들이 신기할 뿐이다.
이렇듯 지금도 계속해서 쏟아져 나오고 있는 최첨단 신기술에 재빨리 적응하는 얼리어답터, 그리고 남극에서도 인터넷 없이는 못사는 한국인의 빨리빨리 기질이 가져온 성과는 놀라웠다. 대한민국 GDP의 30%가 IT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
지구촌 사람들 4명 중 한 명이 한국의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세계 21개국의 수 백만 네티즌이 한국의 온라인게임을 즐기는가 하면, 220만 명 온라인 회원에게 품질을 인정받은 저가 화장품 미샤는 3년만에 세계 각 국에 298개의 매장을 오픈하는 성공을 일궈냈다.
20세기를 한 발 늦게 시작한 대한민국,그러나 변화와 혁신의 21세기에 우리의 빨리빨리 기질은 세상을 앞서가는 경쟁력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