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회 SBS 스페셜
SBS 스페셜
방송일 2006.01.22 (월)
‘한국을 떠난 사람들 - 그들이 말하는 대한민국’ 2002년 월드컵의 함성에 묻힌 서해교전, 남편의 죽음. 대한민국 국민, 한 남자의 아내로 평범하게 살던 서해교전 전사자의 미망인 김종선 씨가 지난 해 4월 홀로 한국을 떠났다. 새벽 4시에 기상해 고된 식당일을 하는 그녀의 뉴욕 생활. 몸이 아파도 그녀를 돌봐주는 이는 아무도 없다…. 하지만 김종선 씨는 다시는 한국으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말한다. 버스로 5시간 이상 가야하는 미국의 한 소도시. 김종선 씨가 남편 생각이 날 때마다 찾아가 위안을 얻는 곳이다. 조국도 기억해주지 않는 서해교전 전사자들의 이름을 기억해 주는 이들이 이 머나먼 미국 땅에 있다는데…. 88 올림픽과 두 번의 아시안 게임에서 모두 3개의 메달을 따낸 전 필드하키국가대표선수 김순덕 씨. 그녀는 99년 ‘씨랜드화재사건’ 때 큰아들을 잃고, 정부의 대처에 실망한 나머지 모든 훈장과 표창을 반납하고 한국을 떠났다. 김순덕 씨가 반납한 두 개의 훈장과 한 개의 대통령 표창, 이들은 지금도 주인을 기다리며 잠들어 있는데…. 뉴질랜드에서도 여전히 한국 음식, 한국 물건을 고수하는 부부. 김순덕 씨는 태현이와, 뉴질랜드에서 태어난 막내 시현이가 한국 사람으로 자라길 바라는데…. ‘씨랜드 어머니’ 김순덕 씨 부부가 한국을 떠난 지 7년 만에, 그들이 바라보는 대한민국에 대해 말한다. 까만 머리, 까만 눈동자의 한국 사람을 너무나도 쉽게 만날 수 있는 스웨덴의 한 거리. 하지만 그들은 한국인이냐는 질문에는 쉽사리 대답을 하지 못한다. ‘한국인’이라는’ 대답대신 ‘한국에서 온 입양아’라는 대답을 고집하는 그들. 그들 중 상당수가 지금 혼란스러운 삶을 살고 있다. 현지인보다 높은 자살시도율, 범죄율, 각종 중독 치료율을 안고 살아가는 것이 스웨덴 입양인의 현주소다. 전세계를 떠도는 16만 명의 입양인들은 입양된 나라의 국민인가, 한국인인가? 아니면 영원히 이도저도 아닌 아웃사이더로 살아가야 하는가? 고기잡이배를 타고 돈 벌러 나간 남편, 아들이 사라졌다. 가족들은 납북됐다는 말을 풍문으로 들을 뿐 정부는 ‘납북과 관련된 어떤 소식’도 가족들에게 전해주지 않았다. 납북자 수 480여 명. 오로지 남편과 아들을 한 번 만나고 죽는 게 납북자 가족들의 소원이지만, 정부의 입장은 소극적이기만 하다. 경제대국 일본에서 1988년까지 수도가 없어 우물을 사용하던 마을이 있다. 마을의 이름은 ‘우토로’. 일제강점기에 비행장 건설을 위해 동원된 조선인들과 후손들이 살고 있는 마지막 남은 조선인 집단촌이다. 1989년 이후 토지소유권분쟁으로 강제퇴거위기에 몰렸던 우토로 주민들. 하지만 한국에서 일어난 모금운동과 정부의 관심 속에, 대한민국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만들어가고 있다. 대한민국을 떠난 사람들, 대한민국이 버린 사람들. 세계 11위의 경제력을 자랑하는 나라 대한민국의 자화상은 어떤 모습일까? ‘한국을 떠난 사람들 - 그들이 말하는 대한민국’에서는 여러 이유로 한국을 떠난 사람들의 사연을 중심으로 우리에게 국가는 어떤 의미이며, 어떻게 존재해야하는지 생각해보고자 한다. 방송 : 2006년 1월 22일 일요일 밤 10시 50분 제작 : 보도제작 1부 기자 안정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