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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회 SBS 스페셜

SBS 스페셜

방송일 2006.03.05 (월)
이라크 전쟁 3주년 기획 
- 전쟁 주식회사의 용병

*용병 2만 명의 전쟁, 이라크 전쟁
2004년 3월 31일, 이라크 팔루자에서 미국인 4명이 피살됐다. 군중들은 불탄 시신을 차에 매달아 끌고 다녔고 다리에 매달았다. 끔찍한 사건에 미국 내 보복여론이 들끓었고 미군은 즉시 팔루자를 포위공격, 이라크 민간인들을 무차별 살상했다. 그런데 이 사건의 희생자들은 평범한 시민들이 아니라 돈을 벌기위해 사설군사기업에 취업했던 이른바 용병들이었다. 

지금 이라크에는 남미, 네팔, 동유럽 등지에서 모집한 약 2만5천여 명의 현대판 용병(傭兵)들이 활동하고 있다. 16만 미군에 이어 '랭킹 2위의 주둔군'이다. 미국 정부의 이라크 전 예산 20% 정도가 용병업체로 흘러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용병업체의 연 수입은 1990년 560억 달러에서 2010년 2200억 달러로 늘어날 전망이다. 용병업체, 즉 사설군사기업들은 이미 이라크 전 개전당시부터 대규모로 개입했고 그 비중은 점점 더 늘고 있다.  

*유망사업, 전쟁대행사업
사설군사기업들이 전쟁이나 내전에 개입해온 것은 이미 오래된 일이다. 그러나 9.11이후 미국의 대테러전이 본격화 한 2001년부터 사설군사기업들은 초고속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미국 국방부는 지난 10년간 민간군사기업들과 3천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해왔다. 2001년까지 딕 체니 미 부통령이 부회장으로 있던 핼리버튼 사는 사업규모가 3백만 달러에 불과했으나 최근 160억 달러 규모의 거대회사로 성장했다. 전투업무까지 대행하는 거대 사설군사기업 블랙워터 사는 이라크 전 개전이후 18개월 동안 매출액이 여섯 배로 늘었다.     

미 국방부가 용병에 더 많이 의지하게 된 이유는 미국의 정치적인 상황과 맞물려 있다. 용병들은 전장에서 사망하더라도 공식적인 사망자 수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정치적 부담이 없다. 지금까지 용병들의 공식적인 사망자 수는 전혀 드러나지 않았다. 또 미국 내의 반전여론이 격화됨에 따라 미군 병력을 늘리기도 어렵고 입대자를 모집하기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전쟁은 사업이 될 수 있는가
문제는 용병들이 민간인을 학살하거나 전쟁 중 국제법 위반행위를 저질러도 이를 책임질 주체가 없다는 점. 그리고 미국, 영국계 용병회사들이 주로 제3세계의 저개발국 청년들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용병모집을 벌이고 있는데 이들이 전장에서 다치거나 죽어도 그에 대한 보상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사설군사기업은 이미 세계 각지의 전쟁에 대규모로 개입하고 있다. 전쟁은 인명을 댓가로 하고 있고 국가나 민족의 운명을 좌우하지만, 전쟁에 필요한 병력과 무기의 수요 ? 공급은 마치 식료품이 거래되듯 시장원리를 따르고 있다. 과연 전쟁은 사업이 될 수 있는 것인가. 

*이번 주 SBS 스페셜은

1)용병의 공급처, 네팔, 피지를 가다!
네팔은 영국의 식민지도 아닌데 150년 전부터 영국군대에 자국 젊은이들을 입대하게 해왔다. 이른바 구르카 용병. 이들은 1,2차 대전, 포클랜드 전쟁 등 영국이 참전한 수많은 전쟁에 최전방에서 참전해왔다. 이라크 전에도 네팔인 구르카 부대가 대거 투입되었고 전역한 구르카병들은 또다시 사설군사기업의 용병으로 이라크 전에 참가하고 있다. 네팔과 피지에서 이라크 전에 참전한 용병들의 증언을 듣는다. 그리고 지금도 공개적으로 용병을 모집하고 있는 거대 사설군사기업 글로벌리스크 피지본부를 취재한다.

2)팔루자 사건의 진실은?
미군의 대규모 봉쇄공격으로 이라크 민간인이 수백 명 사망한 팔루자 대공습. 지금까지도 이라크 전쟁을 통틀어 미군의 최대오점으로 남겨진 이 사건을 촉발한 것은 미국인 용병 4병이 잔인하게 살해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망한 용병들의 가족들은 이라크인을 미워하지 않고 오히려 자기 아들들을 고용했던 사설군사기업 블랙워터를 상대로 소송을 벌이고 있다. 사망자 스콧 헬벤스턴과 제리 조프코의 어머니들이 말하는 사건의 진실. 그들은 이제 조국인 미국을 부끄럽게 생각한다는데...팔루자 사건 사망자 가족을 만나본다.

3)용병들의 집합소, 쿠웨이트를 가다
이라크전에 참전한 용병들은 38개국 무려 2만5천명. 그들은 직접 이라크에 들어가거나 인접한 쿠웨이트를 통해 이라크로 향하고 있다. 불법체류 신분으로 1년을 기다려도 이라크에 가기만 하면 단시간에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것. 이들에게 이라크로 향하는 것은 미국 서부개척시대의 골드러시와 같다고 한다. 쿠웨이트 현지에서 가나, 네팔, 피지, 필리핀 등지에서 모여든 용병들을 만나본다.

4)통제할 법이 없는 고용된 총잡이, 용병
용병들의 가장 큰 문제는 그들을 통제할 수 있는 국제법이나 군법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2만5천명이 3년을 주둔하면서도 단 한 건의 재판도 이뤄지지 않은 것. 전 용병회사 직원이 털어놓는 용병들의 제어할 수 없는 불법행위들. 그리고 그로 인한 무고한 이라크 민간인들의 희생...용병들이 일으킨 이라크 민간인 살인 사건을 취재한다.

-미국, 영국, 네팔, 피지, 쿠웨이트 5개국 현지 취재를 통해 이라크전쟁을 중심으로 사설군사기업의 실체를 공개한다. 
-SBS 스페셜  2006년 3월 5일(일) 밤 11시 방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