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회 SBS 스페셜
SBS 스페셜
방송일 2006.08.13 (월)
8.15 특집 SBS스페셜 일본 청년 아오키의 끝나지 않은 전쟁 “이번 8월15일, 고이즈미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지 않으면 절대로 가만두지 않겠다!” 세계는 다시 8.15에 고이즈미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강행할 것인가, 말 것인가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일본의 종전 기념일인 8.15에 신사 참배를 하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총선에 승리한 고이즈미. 그러나 그는 지금까지 차마 8월 15일 당일에는 신사 참배를 하지 못했다. 이제 9월 퇴임을 앞두고 총리로서 맞는 마지막 8.15. 고이즈미는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강행할 뜻을 내비치고 있는데!! 이에 한국, 대만, 일본 3개국이 연대한 “야스쿠니 반대 공동 행동”은 8월 13일부터 대규모 촛불시위를 준비 중이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 고이즈미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지켜보는 또 한 무리의 사람들이 있다. 바로 일본의 우익 단체들이다. 그들은 8월 15일에 고이즈미가 신사 참배를 하지 않으면 대규모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그래서 신사참배를 반대하는 촛불시위대와 우익단체의 대규모 충돌까지 예상되고 있다. 일본의 우익단체. 이들은 대체 누구인가. 가두방송이나 독도 영유권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이들 우익단체의 회원은 놀랍게도 2-30대의 젊은이들이 대부분이다. 회사원, 치과대학생, 방송국 피디까지, 평범해보이는 이 젊은이들이 입을 모아 부르짖는 것은 “강한 일본, 천황만세”. 이들이 원하는 강한 일본이란 무엇인가? 그들은 어떤 사람들이며 왜 우익활동을 하는 것일까? 아오키 신이치 - “우리는 천황의 메신져, 천황의 나라를 지키는 전사다.” 평온한 오후, 공원에서 난데없이 벌어지고 있는 전쟁놀이와 같은 상황. 군복을 입고 목총을 든 채 옛 일본 군가를 부르며 총검술 훈련을 하고 있는 젊은이들. 그들 속에 서 있는 서른 두 살의 청년 아오키. 음반 프로듀서이자 초등학생 딸을 둔 평범한 가장인 그는 그러나 “대일본민족주의자동맹” 이라는 우익단체를 이끌고 있는 우익 단체의 핵심 멤버. 일본 외무성 앞에서 독도문제에 대해 항의하며 할복을 시도하기도 한 그가 일본 언론은 물론 한 번도 외부에 공개된 적이 없었던 그들의 내밀한 세계로 우리를 초대했다. 최초로 공개되는 그들만의 광적인 종/교/집/회 - “천황은 살아있는 신이다!” , , , 등 벽과 천장 가득 휘장이 걸려있는 아오키의 집에 서른 여명의 우익단체 회원이 모여들었다. 여신관의 주도로 조상신을 부르는 신도의식이 거행되고, 일장기 앞에서 엄숙한 기미가요 제창이 끝나자, 그들은 ‘짐이 생각컨대...’로 시작하는 군국주의 시대 천황에게 충성을 맹세했던 ‘교육칙어’를 주문처럼 외우기 시작한다. “지구는 둥글다. 개구리는 뛴다. 나는 애국자다.” 도대체 의미를 알 수 없는 우스꽝스러운 이야기를 선창하는 아오키와 온몸이 땀에 젖은 채 그의 말을 복창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마치 사이비 종교 집회를 보는 듯한데! 옛 군가를 부르고 천황 폐하 만세를 외치며 모임은 끝났다. 천황의 나라를 꿈꾸는 자신들은 정치 집단이 아닌 종교 집단이라고 소개하는 그들. 지하철 독가스 사건으로 일본 열도를 경악케 했던 옴진리교의 광신도들을 떠올리게 하는 이들의 모습. 무엇이 이들을 천황에 대한 맹목적인 복종으로 내모는 것일까? ‘나눔의 집’의 두 일본 청년 - 아오키와 무라야마 전쟁 당시 일본의 한국에 대한 강제 점령은 없었으며 종군 위안부는 날조된 거짓이라고 주장하는 아오키. 그가 직접 위안부였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을 만나보겠다고 한국 나눔의 집을 방문하는 것을 동행 취재했다. 위안부로 끌려간 경험을 증언하는 할머니들보다 그의 눈에 가장 이상하게 비친 것은 다름 아닌 일본인 방문객을 상대로 통역과 안내 일을 하고 있는 일본 청년 무라야마 이뻬이. 역사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 나눔의 집에서 봉사활동을 시작했다는 이뻬이는 아오키를 만나 서로의 역사관에 관한 끝없는 공방을 벌이다 서로 감정이 격해져 폭력 사태 직전까지 이르는데... 과거를 직시하고 반성할 수 있어야 새로운 미래를 만들 수 있다고 말하는 이뻬이와 과거의 부정은 곧 천황에 관한 부정이며 일본을 부정하는 것이라 말하는 아오키. 두 사람의 차이는 어디에서 오는 것이며 이들의 소통은 가능할 것인가? 그리하여 한국과 일본, 우리는 새로운 8.15를 새로운 미래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인가? 8.15 광복절을 맞아 방송되는 SBS 스페셜 은 일본 젊은 우익들의 정체와 이들이 가진 과거 전쟁에 대한 시각을 통해 이들과 우리가 맞는 광복 61주년의 현주소를 가늠해 보고자 하는 다큐멘터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