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회 SBS 스페셜
SBS 스페셜
방송일 2006.09.24 (월)
▶ 기획의도 - '얼굴 과잉의 시대', 얼굴의 의미는? 현대는 '얼굴 과잉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텔레비전의 출현으로 얼굴의 클로즈업이 일상으로 다가오더니, 디지털 카메라의 등장은 자신의 얼굴을 스스로 촬영해 블로그 등에 올리는 셀카마니아를 양산하고 있다. 이러한 얼굴 과잉의 시대에, 얼굴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가질까? 우리는 태어나면서 부모와 얼굴로서 대면하고, 죽어서는 영정사진의 이미지로 남는다. 우리가 생활하면서 가장 많이 접하는 것이 바로 '얼굴'이며, 신체부위 중 가장 많이 기억되는 것도 사람의 '얼굴'이라고 한다. 겉모습,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는 얼굴. 사람의 '얼굴'에는 나름대로의 사연과 생각, 그리고 의미가 녹아 있다. 본 프로그램에서는 다양한 얼굴 이야기의 조각을 한 데 묶어, 이 시대 우리의 모습을 조명해 보고자 한다. ▶ 내용 - 아름다운 얼굴을 찾아 300번 맞선을 보는 남자 "키가 저보다 커도, 나이가 더 많아도 상관없어요. 오로지 아름다운 얼굴을 가지신 분이라면, 저는 좋습니다." 올해 39세의 미혼 홍은석씨. 그는 아름다운 얼굴을 가진 배우자를 찾아서 지금까지 300번이 넘는 맞선을 보았다. 21세부터 시작하여 19년간 계속된 맞선. 하루에 같은 자리에서 세 번씩 맞선을 보는가 하면, 심지어는 한 달에 40번을 본 적도 있다는데... 하지만 그가 찾는 '아름다운 얼굴'은 아직까지도 나타나지 않았다. 이제 40을 바라보는 나이이지만, 아직까지도 '아름다운 얼굴'을 포기할 수 없다는 홍은석씨. 그가 생각하는 얼굴의 의미를 들어보았다. - 아름다운 얼굴을 위해 성형을 선택한 사람들 성형외과가 밀집된 서울 시내 빌딩의 한 옥상. 우리는 그곳에서 동물 뼈를 이용해 안면윤곽 수술을 연습하는 한 성형외과 전문의를 만날 수 있었다. 책상 위 그릇에 수북하게 모아놓은 환자들의 턱뼈는 요즘 시대의 ‘성형 붐’을 실감케 해주었는데... 지난 7년간 자신의 긴 턱을 고민했다는 20대 여자. 이미 몇 년 전에 눈과 코 성형 수술을 했던 그녀는 긴 턱 때문에 매사에 자신감이 없다고 토로했다. 아름다워질 수만 있다면, 26년간 함께 살아온 원래 얼굴에는 전혀 미련이 없다는 그녀. 아름다운 얼굴을 위해 세 번째 수술대 위에 오른 여자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 아름다운 얼굴을 잃은 여자 2000년 7월, 당시 23세였던 이지선씨는 교통사고로 얼굴을 포함한 전신에 3도 화상을 입었다. 그로부터 6년 후, 취재진은 미국 보스턴에서 유학 중인 그녀를 만날 수 있었는데... 어느새 사고 후 달라진 얼굴을 덤덤하게 자기 얼굴로 받아들이고 있는 그녀. 거울을 보고, 화장을 하는 것도 이제 지선씨에겐 여느 20대 보통 아가씨처럼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다. 오히려 '껍데기'를 벗고 진짜 '나'로 살아가는 느낌이라는 이지선씨. 새로운 환경에서 누구보다 당당하고 활발하게 생활하고 있는 그녀를 만나보았다. - 다른 이의 얼굴을 기억하지 못하는 남자 안면실인증. 시각에 아무런 문제가 없으나 뇌기능의 이상 등 여러 기타 이유로 인하여, 유독 얼굴만을 인식하지 못하는 상태를 가리킨다. 독일 인구의 2%, 미국 인구 중 600만명 정도가 이 경우에 해당된다고 하는데... 취재진이 만난 30대 중반의 한 남자도 이 독특한 사례에 포함된다. 그는 사람의 단편적인 얼굴을 기억하는 대신 말투, 습관, 사람 전체에서 풍기는 이미지를 기억한다. 오히려 첫인상 등 얼굴을 통해 받을 수 있는 선입견은 그에게 무관한 이야기이다. 만남의 시작은 얼굴이지만 관계의 시작은 얼굴이 아니라는 그에게, 과연 '얼굴'은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 그의 시선으로 담은 카메라 앵글을 통해 우리가 놓쳤던 얼굴의 의미를 재조명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