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 교양 · 예능 · 스포츠

SBS 앱에서 시청하세요

재생
65회 SBS 스페셜

SBS 스페셜

방송일 2006.12.03 (월)
29일째 날의 이스터 섬
-과거로부터의 메시지

▶기획의도:
29일째 날의 지구, 혹자는 그렇게 말한다. 단 하루가 남았다고.
현재 인구 65억. 15억도 많다는 학자가 있고, 150억도 견딜 수 있다고도 한다.
자연환경 파괴는 지구 온난화를 초래하고, 넘쳐나는 인구는 그것을 가속화 시킨다.
여기에 대해서는 이제 대부분 동의한다. 그러면 지구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여기 이스터 섬에서 벌어진 우연찮은 인류 문명 실험이 있었다.
세상에서 가장 고립된 인간 거주 지역에서 한 때는 문명의 섬으로 번영하였지만, 그러나 섬은 철저히 붕괴되었다.
수수께끼의 모아이 석상 887개만 남긴 채.

그들은 왜, 무엇 때문에 거대한 석상을 세우고, 또 철저히 파멸되었는가.
왜 학자들은 이 섬이 고립된 행성, 지구와 닮았다고 보는가.
이스터 섬에서 벌어진 발전과 파괴, 그 교훈을 통하여 지구문명의 미래를 가늠해본다.


▶내용:

첫발견
1722년 부활절 일요일, 네덜란드 선장 로헤벤이 이 섬을 발견했을 때, 이곳은 누추한 오두막이나 동굴에 살면서 서로 간에 끊임없이 전쟁을 벌이고, 부족한 식량으로 인해 식인풍습까지 있는, 몰락해가는 생존투쟁의 힘겨운 섬이었을 뿐이다. 섬에 나무란 거의 남아 있지 않았다. 어쨌든 부활절 날 발견했다고 하여 이 섬에는 '이스터'라는 이름이 붙여진다.

모아이 석상의 의미
그런데 로헤벤이 보았을 때, 이 섬에는 대단히 이상한 점이 한 가지 있었다. 무게 4~50톤이 넘는 석상들이 섬의 여기저기에 우뚝 서서 말없이 바다를 바라다보고 있었던 것이다. 이 석상들이 바로 '모아이'이다. 섬 전역에서 발견된 그 숫자는 무려 887개. 섬에는 석상을 옮길 어떠한 문명적인 도구도 나무도 없는데, 어떻게 섬 주민들은 이런 무거운 석상을 운반하여 바닷가에 세울 수 있었던 것일까. 그리고 왜, 무엇 때문에 세웠던 것일까. 모든 것이 수수께끼였다. 그로부터 다시 1세기가 지날 무렵, 이제 섬은 유럽인들이 가져온 천연두와 노예사냥 등에 의해 겨우 111명만 생존한 유령의 섬으로 변화되었다.

지상에서 가장 격리된 지역
지구상 생존 가능한 지역 중에서 가장 격리된 곳은 이스터 섬이다. 가장 가까운 대륙이 동쪽으로 3599km, 가장 가까운 섬이 서쪽으로 2092km 떨어져 있다. 고고학적인 조사 등에 의하면, 8~900년경에 첫 이주민들이 이 섬에 도착하였을 때, 그들의 눈앞에는 낙원이 펼쳐져 있었다. 무성한 아열대 원시림과 다양한 조류들과 돌고래를 비롯한 수산자원들. 모든 것이 풍요로웠을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첫 발견 당시 섬은 말 그래도 불모지화 되어 있었다. 도대체 그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가.

한때는 번성했던 문명, 그러나 곧 몰락의 길로
모아이 석상을 세운 것은 분명 원주민들이었다. 그것은 한때는 번성했던 진보된 사회의 흔적들이었다. 그러한 거대한 석상을 세운 능력으로 보아 섬에는 분명 세련되고 중앙집권화 된 정치조직이 있었던 것은 분명해 보였다.  
 한편 섬 주민들은 자신들 이외에 다른 세계가 있다는 것조차 알지 못하였다. 그들이 전 세계였던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철저한 몰락의 길을 걸어갔다. 유럽인들 눈에 비친 원주민들은 그저 격리된 불모지에 사는 야만스런 종족 외엔 아무것도 아니었다. 무엇이 이런 극적인 변화를 초래했는가. 왜 그들은 석상을 세울 정도의 문명에서 야만으로 퇴보해 갔는가.

과거로부터의 메시지
이스터 섬과 같은 과거로부터의 교훈에 의하면, 한 '고립된' 특정 지역이 재생산 가능한 자원을 마구 낭비하고, 적절한 인구증가를 방치하였을 때, 급속히 몰락한 예가 많다고 한다. 그 때는 삼림파괴와 같은 자연훼손이 이미 정점을 지난 상태여서 복구가 불가능해지고, 이에 따라 필연적으로 전쟁이 일어나며, 외부로부터 어떤 구원의 손길도 없는 가운데 문명의 흔적만 남긴 채 그들은 수수께끼 같은 '실종'을 한다. 지구상에서 사라지는 것이다. 마야문명이 그랬고, 이스터 섬이 그랬다고 한다.

이스터 섬에서 지구로
이제 우리의 시선은 우주에서 철저하게 고립된, 아직까지는 단 하나의 행성인 지구로 돌려진다. 지구야 말로 이스터 섬과 마찬가지로 고립된 환경에 처해있다. 사방을 둘러보아도 오직 지구뿐이다. 지구 이외엔 아무 것도 없다. 지구에서 심각한 문제가 생기더라도 달리 탈출구가 없는 것이다.

학자들이 말하는 닮은 점
재레드 다이아몬드 교수는 이스터 섬과 현대 세계가 소름 끼칠 정도로 비슷하다고 한다. 이미 멸망해버린 이스터 섬이 어떤 점에서 그런가? 그는 이렇게 말한다. "오늘날 우리 지구인이 곤경에 빠진다면 어디에, 누구에게 의지할 것인가? 이런 이유에서 많은 학자가 이스터 섬의 붕괴를 하나의 비유로, 어쩌면 우리 미래에 닥칠 최악의 시나리오로 보고 있다."

과연 이스터 섬에 무슨 일이 있었는가.
이제 고립된 한 지역이 스스로 파멸의 길을 걸으면서도 스스로를 구원하지 못한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 이스터 섬에 무슨 일이 있었던가? 그것은 과연 지구의 미래와 닮은 것인가? 21세기를 사는 우리에게 그것은 어떤 경고의 메시지를 던져주는 것이며, 과연 그것은 '과거로부터의 경고의 메시지'가 될 수 있는 것인가?

29일째 날의 이스터 섬
몇 사람을 택하여, 외떨어졌으나 물자를 풍부한 섬에 데려다놓고 탈출하는 것을 사실상 불가능하게 만들어보라. 그들이 50세대 정도로 자손을 번식하게 되면 결국 자손들의 수가 그 섬이 감당할 수 있는 용량을 초과할 것이다. 그러면 그들은 서로를 공격하며 이전 세대들이 성취해 놓은 모든 것을 파괴해버리고 말 것이다. 29일 째 날이 되어, 이미 너무 늦어버릴 때까지는 아무도 이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할 것이다. 멸종된 동물들과 나무들은 다시 돌아오지 않으며, 이것들에 의존하던 문명은 이스터 섬이 그랬던 것처럼 영원히 사라지게 된다.

29일 째 날의 지구행성
몇 사람을 택하여, 외떨어졌으나 물자는 풍부한 행성에 데려다놓고, 탈출하는 것을 사실상 불가능하게 만들어보라. 그들이 수천 세대 자손을 번식하게 되면 결국 마찬가지로 자손들의 수는 고향 행성이 감당할 수 있는 용량을 초과할 것이다. 그 때 우리는 역시 생존을 위해 미친 듯이 다투며 서로를 공격하고 과거의 세대가 성취해 놓은 모든 것을 파괴할 것인가? 어떤 사람들은 우리가 이미 29일 째 날로 들어섰다고 말하고 있다. 이스터 섬의 재난은 세계 인구가 억제되지 않고, 계속 증식되는 한 실제로 전 세계적인 규모로 되풀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