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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회 SBS 스페셜

SBS 스페셜

방송일 2006.12.17 (월)

백 마디 말보다 소중한 단 한 번의 포옹
연출  박진홍  /  글 ․ 구성  정문명  /  내레이션  탤런트 유준상

지구촌 네티즌들을 감동시킨 Free Hugs

 호주 시드니의 거리에서 ‘후안 만’ 이   라는 이름의 청년이 ‘공짜로 안아 드립   니다.’ 라는 피켓을 들고 사람들에게    다가갔다. 사람들은 처음엔 낯설어 했   지만, 하나 둘 그 청년을 껴안고 지나   가기 시작했다. 맨 처음 그 청년을 껴   안았던 사람은 외동딸이 죽은 지 꼭    1년이 된 어느 할머니. 할머니는 청년   에게 다가가 정말 안아도 되느냐고 묻고는 조심조심 청년을 감싸 안았다. 그리고 말했다. ‘정말 따뜻하군요. 참 오랜만이야, 이렇게 따뜻하게 누굴 안은 건.’ 

후안 만은 벌써 2년 반째 시드니 거리에서 사람들을 안아주고 있다. 그 모습을 담은 ‘Free Hugs'라는 제목의 동영상이 지구촌 누리꾼들에게 큰 감동을 전했고,  30여 개 나라의 사람들이 각지에서 이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생명을 살린 기적의 포옹 

 1995년 10월, 미국 메사추세츠 주 한 병원에서 여아 쌍둥     이가 태어났다. 카이리와 브리엘 잭슨 자매. 둘 다 1킬로그램   에 불과한 조산아였다. 언니 카이리는 인큐베이터에서 건강을   회복해 갔지만 동생인 브리엘은 그렇지 못했다. 얼굴이 새파   랗게 되도록 악을 쓰고 울었고 맥박, 혈압, 호흡 등의 수치들   은 위험한 상황에 빠질 만큼 악화됐다. 의료진은 브리엘을 진   정시키기 위해 모든 방법을 동원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순간   간호사 게일 캐스패리언에게 예전에 읽었던 한 치료사례가 떠   올랐다. 게일은 위험을 무릅쓰고 다른 인큐베이터에 있던 카이리를 브리엘의 인큐베이터에 함께 넣었다. 그 때 카이리가 브리엘의 어깨에 작은 손을 얹었다. 몇 분 뒤 기적이 일어났다. 언니의 손길이 닿고 얼마 후, 브리엘은 빠른 속도로 안정을 찾아갔다. 맥박 등 각종 생명 수치들이 급속히 정상수치를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고 브리엘은 살아났다. 이 이야기는 미국 전역에 감동을 전했고,   ‘긍정의 힘’ 등의 베스트셀러에도 인용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안겨줬다. 만 11살이 된 카이리와 브리엘은 예쁜 소녀로 자라났다.  



포옹의 힘

사랑받고 싶어 하고 따뜻한 위로를 원하는 것은 사람들의 본성이다. 포옹은 지극히 간단한 행동에 불과하지만,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을 전하고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느끼게 하는 가장 유용한 도구이다. 또한 포옹은 남성과 여성간의 성적인 행동이 아니라 인간과 인간 사이의 평등함을 표현하기도 한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사회가 고도화될수록, 도시에 사는 인구가 많아질수록, 대가족이 사라질수록 사람들은 고립되고 그만큼 사랑받고 위로받는 것이 절실하게 필요한 일이 되어가고 있다. 후안 만의 동영상에 세계인이 열광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우리는 가족, 친구, 동료들을, 내 옆에 있는 사람들을 사랑한다 하면서도 한 번이라도 가슴깊이 따뜻하게 안아주지 못하고 사는 건 아닐까. 위로가 필요하고 누군가 곁에 있다는 것을 꼭 확인하고 싶은 사람들은 우리 곁에 없는가.   

이번 주 SBS스페셜은 ‘포옹’과 관련된 감동의 주인공들을 만나본다. Free Hugs 동영상으로 세계 네티즌들에게 감동을 전달한 ‘후안 만’과, 인큐베이터에서 함께 자라 11살 소녀로 성장한 ‘카이리’ 와 ‘브리엘’ 자매의 감동적인 사연을 함께 들어본다. 또한 포옹이라는 작은 행동이 가져오는 삶의 커다란 변화들을 감성적인 시선으로 그려보고, 한 해를 마무리해가는 시점에서 내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주요 내용

*Free Hugs 동영상의 주인공 ‘후안 만’
시드니 중심가 거리에서 2년 전부터 Free Hugs라는 팻말을 들고 사람들 사이에 따뜻함을 전하던 호주 청년 ‘후안 만’. 그를 시드니에서 직접 만났다. 그가 말하는 포옹의 의미, 그가 안아줬던 수많은 사람들의 사연, 그리고 2년 동안 거리에서 사람들을 포옹하면서 그가 얻었던 행복에 대해 들어본다.


*‘생명을 살리는 포옹’ 스토리의 주인공 
‘브리엘’과 ‘카이리’ 잭슨 자매. 11살 소녀로 자라난 자매와 가족들을 만나 세계인의 심금을 울렸던 감동적인 이야기를 취재한다.


*포옹이 가져온 행복한 변화들
그저 아무 말 없이 꼭 안아주기만 했다. 마음속으로 사랑한다고 외쳤다. 눈물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내가 잃어버렸던 온기를 상대의 가슴에서 느꼈다. 멀어졌던 부부, 소원해진 자식과 부모가 서로에 대한 사랑을 조금씩 되찾아간다. 작지만 행복한 변화들을 취재한다.


*사람들 사이에는 벽이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모두 이어지고 싶어 한다. 
사람들은 모두 위로받고 싶어 하고, 안기고 싶어 하고, 자기가 사랑받는 존재라는 것을, 사랑받을 가치가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싶어 한다. 포옹은 이것을 가장 쉽고 강하게 전해주는 사랑의 매개이다. 죽음을 눈앞에 둔 말기 암 환자들과 그들을 끌어안는 호스피스 봉사자들의 사랑의 포옹을 취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