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 교양 · 예능 · 스포츠

SBS 앱에서 시청하세요

재생
77회 SBS 스페셜

SBS 스페셜

방송일 2007.03.18 (월)
'실크로드보다 더 오래된 고대 문명 교역료의 비밀을 벗긴다' 
[SBS 스페셜] 차마고도 1000일의 기록-캄(Kham)

- 제1부 차마고도를 따라(3/11 방송)
- 제2부 게사르를 찾아서(3/18 방송)

▶ 험프루트와 그 높이조차도 수수께끼인 신비의 산 암녜마친 

신비의 산 암녜마친의 존재가 세상에 알려진 것은 2차 세계대전 중이던 1944년이다. 인도로부터 히말라야를 넘어 중국 충칭의 국민당 정부에 군수물자를 지원하던 항공로인 험프루트를 비행하던 미 공군 수송기의 한 조종사는 놀라운 경험을 한다. 에베레스트보다 높은 9천 미터 고도로 비행하던 중 운무 속에서 갑자기 거대한 설봉이 나타났던 것이다. 그 산은 캄의 성산 암네마친이었다. 새로운 세계 최고봉 발견 소식에 수많은 탐험가들이 측량에 나섰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산록에 살던 부족들에게 공격을 당한 것이다. 그 흉포한 주민들이 바로 캄의 주민인 캄파였다. 무엇보다 불가사의 한 것은 암네마친의 저주에 관한 이야기다. 암네마친에 접근했던 사람들은 모두 의문의 최후를 맞았던 것이다. 죽의 장막에 가려 잊혀졌던 암녜마친, 캄파를 찾아 나선다. 

▶ 데주마 초원의 캄파 유목민 

캄에는 지도상에 나와 있지 않은 길이 거미줄처럼 이어져 있다. 그 길은 인간과 말의 길이다. 그리고 그 길 끝에 데주마 초원이 있다. 지금까지 외국인의 발길이 한 번도 닿은 적이 없는 데주마 초원. 보통 사람들은 걷기도 힘든 해발 5천 미터가 넘는 고원에서 캄파 유목민들이 1년에 한번씩 모여 산상기도회를 열고 말 경주를 벌인다. 데주마 집회에 참석한 강인한 캄파의 얼굴을 만난다. 

▶ 세계 최장의 영웅서사시를 남긴 게사르의 땅  

게사르는 캄파의 서사시에 등장하는 전쟁 영웅이다. 1천여년 동안 캄파들의 입을 통해 구전되던 게사르 왕전은 일리어드 오딧세이의 수십 배가 넘는 길이로, 40만행의 인도 서사시 마하바라타보다 긴, 세계 최장의 서사시로 알려져 있다. 산문 부분을 빼고도 150만여 행이 넘으며 티벳 문자로 총 1500만여자에 달한다. 차마고도를 따라 이어지는 캄의 계곡과 초원마다 게사르의 전설이 담겨 있고, 캄의 유목민들은 오늘도 게사르의 모습으로 말을 달린다. 캄파들은 언젠가는 게사르가 다시 살아나 캄을 중흥시킬 것으로 믿고 있다. 

▶ 게사르왕이 전쟁을 벌였던 소금계곡 

옌징은 게사르왕이 소금 전쟁을 벌였던 곳이다. 협곡의 절벽에 기대어 있는 염지들, 소금물동이를 지고 아슬아슬하게 절벽을 오르내리는 여인들, 말과 야크를 몰고 소금을 구하러 오는 유목민들, 그리고 고원 목장 마을로 소금을 팔러 가는 마방들....이 소금계곡을 놓고 벌였던 게사르왕의 소금전쟁은 고대 문명교역로 차마고도의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 잊혀진 캄의 전사들 

14대 달라이라마를 인도에 망명시켰던 전사들을 아는 이들은 없다. 그리고 중국에서 1971년까지 독립을 위해 저항했던 레지스탕스들이 있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도 거의 없다. 그들은 캄파였다. 1950년 세계의 이목이 한국전쟁에 집중되었을 때 중국은 캄으로 들어간다, 처음에 캄 사람들은 그들을 침입자로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인민해방군은 무혈입성을 한다. 그러나 캄이 다섯 개 성으로 분할, 편입되고 그들의 전통적인 가치가 파괴되자 캄 사람들은 전사로 돌변했다. 그들의 저항은 1971년 미국과 중국의 수교로 마지막 캄의 전사 5천여 명이 무스탕으로 쫓겨 최후를 맞기까지 이어졌다. 세상에서 잊혀진 캄 전사의 이야기는 이제 캄파들에게 전설로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 게사르를 가슴에 품은 캄파의 소년 

천막촌에서 만난 일곱 살 소년 겔리니마도 말 경주대회에 출전한다. 아이는 여섯 살 때 아빠가 생일 선물로 말을 주었다고 한다. 말과 함께 놀고 말과 함께 생활하는 캄의 아이들. 캄의 소년들은 누구나 겔리니마처럼 말 위에서 캄의 전설적 영웅 게사르를 가슴에 품고 자란다. 

▶ 방송사상 최초로 공개하는 세계 최대 라마승원, 닝마가르 

캄에서 라마는 단순히 종교지도자가 아니다. 그들은 정치지도자이고 최고의 지식인이다. 캄에는 중국의 제도 교육을 거부하고 세상의 눈을 피해 그들의 전통을 이어가고자 하는 젊은이들이 모여 집단을 이룬 곳이 있다. 학식이 높기로 이름난 라마를 찾아 젊은이들이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해 현재 1만 명이 넘는 수행승들이 커다란 마을을 형성했다. 특히 이곳에는 7천여 명의 비구니들이 있다. 중국 당국에도 그 존재가 알려지지 않은 라마 승원이다. 어떻게 현대의 중국에 이런 곳이 있을 수 있을까? 승원 발견은 본 다큐멘터리 취재의 최대 수확이었다. 세계 방송 사상 최초로 이를 공개한다. 

▶ 캄에서 되살아나는 게사르의 혼 

1950년대 중국의 무력 침공으로 수 천 년 역사에 종지부를 찍은 티벳은 문화대혁명 때 그 문화가 철저하게 파괴되었다. 반면에 ‘티벳 문화의 냉동창고’로 불리는 캄은 ‘티벳보다 더 티벳다운’ 문화인류학의 보고로 남아 있다. 캄의 깊은 협곡에는 지금까지 외부의 바람이 닿지 않은 마을들이 있다, 마치 요새와 같은 전통 마을을 지키며 살아가는 사람들은 아직까지 캄 문화의 뿌리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고, 게사르의 무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오늘 캄에는 게사르가 부활하고 있다. 캄 지역 주요 도시의 광장마다 게사르 동상이 들어서고 있다. 캄에서 게사르가 되살아나는 이유는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