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회 SBS 스페셜
SBS 스페셜
방송일 2007.03.25 (월)
“나는 나 - 재일 동포 3,4세들의 새로운 선택” - 방송 일시: 2007년 3월 25일(일) 밤11:00 - 연출 : 보도 본부 김천홍(탐사 전문 기자) 매년 1만명씩 귀화하는 재일 한국인들, 재일 동포 사회는 붕괴하는가? 사는 땅은 일본, 국적은 한국 혹은 조선(무국적)인 사람들이 있다. 일제 식민 통치의 잔재로 일본에 남겨진 뒤, 한일 협상의 결과로 부여받은 특별 영주권을 가진 채 일본속의 이방인으로 살고 있는 재일 한국인들. 지난 20년 사이, 이들에 대한 법적 차별은 많이 개선되었지만, 단일 민족을 표방하는 일본에서 이들이 당하는 사회적 차별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고, 이들의 가슴을 멍들게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금, 재일 동포 사회가 큰 변화를 겪고 있다. 동경에 있는 일본 법무국. 귀화 상담과 신청을 하는 곳이다. 요즘 이곳을 찾는 주 방문객은 재일 한국인들. 법무국 역시 이들에게 매우 친절할 뿐 아니라 귀화 조건도 의외로 까다롭지 않다. 일본 사회의 심각한 출산율 감소를 극복할 대안으로 일본 정부는 재일 한국인의 귀화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일본은 신국적법까지 만들어 부모 중 한쪽만 일본인이면 그 자녀에게 자동적으로 일본 국적을 주고 있다. 그 결과, 90년대 중반부터 매년 1만여명씩의 재일 한국인이 일본에 귀화하고 있다. 재일 동포 3,4세들의 80%이상이 일본인과 결혼하는 현실에서 귀화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렇다면, 재일 동포 사회는 붕괴할 것인가? 재일 동포 3,4세들의 고뇌와 갈등, 그리고 새로운 해법 찾기 현재 재일 동포 사회의 주류는 3,4세. 일본에서 나고 자란 이들의 경우 80%이상이 한국어와 한국 역사를 모르고, 결혼도 일본인과 하고 있다. 90%이상은 일본 이름, 즉 통명을 쓰고 있다. 따라서 이들이 일본 사회에 완전히 동화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그러나 취재팀은 재일 동포 3,4세들과의 만남을 통해, 보여 지는 현상 뒤에 감추어진 이들의 고뇌와 갈등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정체성에 대한 오랜 고민 끝에 일본과의 공존을 모색하는 ‘한국계 일본인’을 답으로 찾아낸 20대의 재일 동포 3세 김진희씨. 본명(즉 한국 이름)을 가진 채 일본인으로 살아가는 30대의 재일 동포 3세 박철씨. 끝까지 재일 한국인으로 살아가려는 20대의 재일 동포 3세 이승현씨등이 바로 그들이다. 숨거나 물러서지 않고 자신의 정체성과 정면으로 마주하려는 이들의 노력은 치열한 자기와의 싸움이었다. 정체성을 찾아 본국인 한국으로 유학을 오는 재일 동포 3,4세들도 꾸준히 늘고 있다. 한국 국적을 가진 재외 국민인 만큼 주민등록 번호와 국정 참정권을 달라는 요구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그렇다면, 한일 양국은 젊은 재일 한국인들의 변화를 수용할 준비가 돼 있는가? 재일 동포에 대한 한일 양 국민들의 무지와 편견 취재팀은 한 여론 조사 기관의 협조로 한일 양 국민 700명씩을 대상으로 재일 동포에 대한 의식 조사를 실시했다. 결과는 양국 모두 무지와 편견, 그리고 차별에 대한 무관심으로 나타났다. 특히 우리 국민들의 경우, 재일 동포의 국적이 한국적이라는 사실도 절반가량이 몰랐고, 한 핏줄이라는 감정은 내세우면서도 취업 문제, 참정권 등 이들의 권리를 개선하려는 의지는 절대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재일 동포들의 모순에 찬 삶은 일본인뿐 아니라 우리 국민들의 의식과 태도가 달라질 때 개선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SBS 스페셜 - 나는 나, 재일 동포 3,4세들의 새로운 선택]은 재일 한국인들의 귀화 실태와 원인을 분석하고, 귀화가 대세가 되어가는 현 시점에서 20,30대 젊은 재일동포 3,4세들이 나름대로 정체성을 지키면서 살아가기 위해 벌이는 치열한 자기 고뇌와 갈등, 그리고 이들이 찾아낸 해법을 심층 취재했다. 이들의 새로운 변화를 한일 양 국민들은 과연 수용할 수 있는지 여론 조사를 통해 알아보고, 재일 동포 3,4세들의 정체성 확립을 위해 한국정부 및 한국 국민들은 어떤 관심을 기울여야하는지 점검했다. 젊은 재일 한국인들의 고뇌와 이들의 새로운 선택을 들여다봄으로써, 엄연히 재외 국민으로 살아가는 재일 한국인들에 대해 그동안 우리 사회가 얼마나 무관심했는지 반성하고, 그 거리감을 좁히는 구체적 방법이 무엇인지 함께 생각해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