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회 SBS 스페셜
SBS 스페셜
방송일 2007.04.29 (월)
도쿄, 제2학교의 봄 방송 : 2007. 4. 29(일) 밤 11:05 연출 : 박기홍 2년간의 기록을 통한 ‘재일 조선학교, 조선학교 아이들’의 밀착보고서! SBS스페셜 [도쿄, 제2학교의 봄]편은 60년의 역사를 가진 도쿄의 한 조선학교(도쿄조선제2초급학교/도쿄 에다가와 소재/교장 송현진외 교사7명, 전교생65명/1946년 1월 15일 개교)를 장기간 밀착 취재한 프로그램입니다. 흔히, 총련의 학교 정도로만 피상적으로 알려져 있던 학교의 속모습은 어떨까? 선생님들은... 어떤 사람들이며 어떻게 살아가고 어떤 생각으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가? 아이들은... 무엇을 배우며 무엇을 하고 놀며 어떤 생각을 하며 자라나는가? 학부모는... 왜 대다수의 재일동포들이 자녀들을 일본학교에 보내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굳이 시설도 열악하고 수업료도 비싼 이 학교에 아이들을 보내고 있는 것일까? 일본의 조선학교는 어떻게 생겨났으며 지금 어떤 고민을 가지고 있는가? 그래서 결국, 우리에게 그들은 어떤 의미인가? 이 모든 의문에 대한 해답을 2년간의 취재를 통해 지켜본 선생님과 아이들의 일상사를 통해 하나하나 풀어봅니다. 조선학교, 우리가 잊었던 아이들... 해방 후, 머지않아 조국으로 돌아가리라 마음먹었던 재일조선인 1세들은 아이들에게 우리말과 우리글을 가르쳐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일본 전역에 학교를 세웠습니다. 바로 재일조선인들이 ‘우리학교’라고 부르는 ‘조선학교’입니다. 그러나, 조국은 둘로 갈라지고 갈라진 조국의 어느 한 쪽만 택할 수 없어 통일의 날만 기다리며 일본 땅에 살아온 지 60년의 세월이 흘렀고, 동포들의 일본국적 취득 증가와 함께 조선학교의 학생 수는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조선적’과 ‘대한민국 국적’ 아이들이 함께 배우는 조선학교, 국적은 의미가 없었다! [나는 가요 - 도쿄, 제2학교의 여름], 그 후 태해와 장사를 처음 만난 것은 2005년 5월. 그 해 9월에 SBS스페셜[나는 가요 - 도쿄, 제2학교의 여름]편을 통해 방송되었습니다. 당시 3학년이던 두 아이는 이제 5학년이 됩니다. 운동장 한 구석에서 가벼운 설전을 벌이던 장사와 태해는 모두 재일동포 4세였습니다. 장사의 고향은 제주도이고 태해의 고향은 경상도. 장사는 자신의 국적이 ‘대한민국’이라고 말하는데 ‘조선적’(사실상은 국적이 아니라 식민지 시대 일본에 건너온 ‘조선반도 출신’임을 말하는 하나의 기호)인 태해는 장사도 분명 자신처럼 국적이 ‘조선’일 것이라 믿고 있었습니다. 그 후 약 2년... 태해와 장사의 생각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제2학교 학생의 국적을 조사한 결과 놀랍게도 30%나 되는 ‘대한민국’ 국적 학생들이 있었습니다. 일본 국적을 가지고 있는 학생도 한 명 있습니다. ‘대한민국’ 아이들이 왜 총련계 조선학교에 다니고 있으며 이 아이들에게 분단된 조국의 국적이 얼마나 무의미한 것인지 역설합니다. 제2학교의 마지막 재판! 남쪽의 무관심과 북쪽의 무능력 속에서... 송현진 교장과 선생님들. 그리고, 60여명의 아이들에게 지난 3년 3개월은 정말 학교가 생긴 이래 최대 위기의 시간이었습니다. 지난 2003년 12월, 도쿄도 정부는 제2학교가 수십년간 무상으로 써 오던 학교의 운동장을 반환하라고 소송을 낸 것입니다. 일본 정부가 ‘과거 조선인 강제이주의 역사적 책임’을 이유로 합의문서까지 만들어 줄곧 무상대여해온 이 땅을 하루아침에 돌려달라는 것을 제2학교 사람들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학교가 사라지면 동포사회가 무너져 버린다고 믿는 그들입니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3년 3개월 재판동안 큰 힘이 되어준 것은 조국의 남쪽도 아니고 북쪽도 아닌 일본 시민사회 사람들이었습니다. 조국의 남쪽은 너무 무관심했고 북쪽은 너무 힘이 없었습니다. 이제 제18차 마지막 재판! 판결은 어떻게 될 것이며 제2학교의 운명은 또 어떻게 될까? 60년, 탄압과 저항의 역사... 통일이 조선학교를 살린다 송현진 교장은 틈만 나면 얘기합니다. 조국이 분단되어 일본에 사는 동포들이 너무 힘들다고... 조국만 분단된 것이 아니라 동포사회도 분단되었습니다. 아이들에게 ‘남쪽’을 가르쳐야 할 지 ‘북쪽’을 가르쳐야 할지 고민도 됩니다. 일본 땅에서 받는 차별도 통일이 되면 거의 사라질 것만 같습니다. 송현진 교장은 통일만 되면 일본의 조선학교도 더욱 살아날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누구의 아이들인가 -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대한민국’, ‘남한사람과 북조선사람’들보다도 더 통일을 가슴으로 원하는 아이들! 아이들과 학부모들에게 ‘우리나라’는 이미 ‘대한민국’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도 아닌 ‘조선반도’ 전체를 의미하게 되었습니다. 제2학교의 선생님과 아이들은 ‘남한사람, 북한사람’ 보다도 더욱 절실하게 통일을 원하고 있습니다. 식민지 지배국가에 살면서 분단된 조국을 두어 차별받고 가슴 아팠던 기억이 너무도 많기 때문입니다. 졸업식, 재판, 입학식... 늘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 제2학교는 봄을 맞았습니다. 이제, 60년간 우리가 잊었던 그 아이들이 우리에게 묻고 있습니다. ‘우리는 정말 누구의 아이들이며 제2학교의 진정한 봄은 언제 올 것인가’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