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회 SBS 스페셜
SBS 스페셜
방송일 2007.07.08 (월)
한국의 힘, 노래 방송 : 2007년 7월 8일(일) 밤 11시 5분 연출 : 제작본부(보도) 안상륜 노래로 견뎌온 세월 소리꾼 많기로 소문난 진도. 그 중에서도 소포리에는 늘 노래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일이 끝나고 난 후 동네 사랑방에 모여앉아 노래 한 소절씩을 뽑으며 삶의 고단함을 잊고 했던 이곳의 노래방은 세월을 거쳐 이어 내려져오며 소포리 가득 노래소리를 울리고 있었다. 숨막히던 하루하루를 버티게 해준 노래, 노래로 낙을 삼아 내일을 살아갈 힘을 얻었던 것은 비단 진도 사람들만의 삶의 방식은 아니었을 것이다. 우리사회 곳곳에서 만난 사람들의 애창곡마다 담겨있는 사연과 추억들, 지나온 세월, 가슴 한구석에 쌓아둔 사연마다 사람들은 꼭 그만큼의 노래를 품고 있었다. 그들에게 노래는 무엇이길래 노래 한 소절에도 묵은 그 시절의 기억이 터져 나오는 것일까 매 주 토요일 청평의 한 카페에서는 가수 문주란씨가 팬들과 함께 수십년의 세월을 거슬러 오르며 옛날을 추억하며 오늘을 살아가는 힘을 얻고, 돌아온 노찾사와 안치환의 공연을 찾은 팬들은 함께 사계와 광야에서를 외쳐 부르며 그 시절의 열정을 되새긴다. 듣는 이의 귀가 아닌 가슴을 어루만졌던 노래 어둡고 암울했던 시대, 눈물과 함께 불렀던 노래는 쓰린 가슴을 달래주는 위로이자 세상을 향한 외침이었다. 여전히 노래에 목마른 사람들 우리 삶에 일상으로 자리잡은 주부노래교실과 아버지 합창단, 백창우씨의 동요강연에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하고 소리꾼 장사익씨의 삶의 질박함이 묻어나오는 노래로 사람들은 삶을 축이고 잠시 쉬어갈 여유를 얻는다. 가곡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가곡동호회에서는 옛 가곡을 부르며 가곡을 지켜가고 가수 배호의 팬들은 아직 그의 노래를 잊지 못하고 매년 배호가요제를 열고 노래를 들으며 추억에 잠기곤 하며 경기도의 국악교실에서는 이제 막 걷기 시작한 아기들이 엄마의 손을 잡고 강강수월래를 돌고, 가수 김태곤씨의 국악콘서트에서는 자폐아동들이 우리장단에 맞춰 마음을 연다. 한국뿐 아니라 중국심양에서도 북한복무원들의 입에서는 한국의 노래가 흘러나오는데... 분단의 아픔도 울리는 노랫소리마저 막을 수는 없었던 것일까. 세상에서 제일 노래방이 많다는 나라, 음주가무를 좋아한다는 민족 오늘, 우리는 여전히 노래에 목마르다 노래는 세상을 바꾼다 작년, 베트남과 몽골, 중국을 돌며 우리가락을 뽐내고 돌아왔다는 한명희 교수는 민요를 통해 벽을 헐고 마음과 마음이 만날 수 있는 경험을 하고 돌아왔다고 하고, 중국심양의 조선족마을에서는 여전히 한국의 가요가 울려퍼지며 잊혀져가는 고향, 한국을 추억한다. 우리의 아버지, 어머니들은 음악을 통해 행복한 가정, 밝은 사회를 만들어보겠다는 희망을 품고 노래를 부르고 선생님이 직접 지은 동요가 울려퍼지는 한 초등학교의 아이들의 표정은 한없이 밝기만 하다. 노래는 마음으로 나눌 때 우리에게 힘이 되었다. 가사와 멜로디가 아닌 정서의 교류 속에서 이어져 온 우리의 노래, 갈등과 스트레스가 날로 커져가는 요즘 같은 시대에 섞이고 어우러지는 노래를 함께 신명나게 부른다면, 앞으로도 노래는 우리의 삶을 극복할 수 있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지 않을까. 노래로 더 행복할 수 있는 삶을 꿈꿔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