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회 SBS 스페셜
SBS 스페셜
방송일 2007.09.30 (월)
살아있는 전설 여인국 자바 방송 : 2007. 9. 30일(밤 11:05~12:05) 기획·연출 : 신완수 연출 : 김현욱 구성 : 김서경 [전설 속 여인국은 실제로 존재하는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여인국 “아마조네스”! 왕과 신하, 전사 등 모두 여자들만으로 이루어진 이 여인왕국은 종족 보존을 위해 이웃 부족을 침입한 뒤 남자들을 겁탈하였다고 한다. 그리하여 사내애를 낳으면 죽이거나 버리고 딸만을 길렀는데, 활과 창을 잘 다루도록 여자 아기들의 오른쪽 유방을 제거했다고 그리스 신화는 전한다. 그러나 1500년대 중반, 스페인 군대가 남아메리카 밀림지대에서 여 전사들과 싸움을 벌였다는 기록을 제외하면 이들이 실존했다는 흔적은 그 어디에도 남아있지 않다. 그런데, 21세기에 들어서며 놀라운 사실이 학계에 보고된다. 중국 사천성에서 멀리 떨어진 높고 가파른 대협곡에 동방의 아마조네스가 살고 있다는 것! 그들은 지금도 모계사회를 이루며 각종 가사와 농사일을 모두 여자가 도맡아 한다는데... 여인이 왕이며 여인의 말이 곧 법이라는 전설 속 여인국은, 그렇다면 실제로 존재했던 것일까? [천년의 베일을 벗은 여인국, “자바족”] 중국 사천성의 수도, 성도에서도 비포장도로로 2~3일 가량 더 들어가야 하는 외지고 가파른 협곡! 지진이 빈번하게 일어난다는 이 깊은 협곡을 따라가다 보면 해발 3500m의 고지에 전설의 여인국 “자바족”이 살고 있다. 최근 학계에서는 신비에 싸인 이들을 두고 ‘옛 서하왕국의 후손이다’ 또는 ‘[구당서]에 기록돼있는 동여국일 것이다’라는 등 여러 주장이 제기되고 있지만 아직 정확한 결론은 나오지 않고 있다. 자바 사람들은 어머니를 중심으로 ‘디아오러우’라 불리는 4-5층 규모의 특이한 원형 돌집에 거주하는데 썩은 냄새가 나는 돼지고기를 즐겨 먹는다. 언어 또한 매우 독특해서 가장 인접해있는 장족과도 의사소통이 어려울 만큼 큰 차이를 보인다. 그러나 자바족의 가장 독특한 문화, 주변을 에워싸고 있는 여러 민족들과 확연히 다른 것은 이들이 유지하고 있는 모계질서와 결혼풍습, 바로 “주혼”이다. [10m 가파른 벽을 올라야 하는 “자바족”의 남성들] 자바 마을에서는 모든 경제권과 결정권이 집안의 가장 연장자인 할머니나 어머니에게 있다. 이곳의 남자들은 소소한 집안일과 아이 돌보는 일을 맡아 하는데 일정 나이가 되면 짝을 찾아 주혼을 한다. 도망가는 혼인이라는 뜻의 이 결혼 풍습은 세계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구애의식’과 함께 한다. 사랑하는 여인이 살고 있는 디아오러우의 거친 담벼락을, 10m 이상 맨손으로 기어올라야만 남자는 여인의 사랑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물론 모두들 벽을 잘 기어오르는 것은 아니어서 어떤 사람은 올라가다가 떨어져 다치기도 하고 심지어 죽는 경우도 발생한다. 그러나 이렇듯 목숨을 걸고 사랑을 쟁취해도 부부처럼 함께 살지는 않으며 상대의 마음이 변하면 사랑도 끝나버린다. 그리고 주혼으로 태어난 아이는 남자가 책임질 필요가 없으므로 외삼촌과 어머니가 맡아 키운다는데... [인류 진화의 살아있는 화석, 주혼대계곡의 “자바족”] ‘결혼’과 ‘이혼’ 그리고 ‘남편’과 ‘아버지’라는 말이 존재하지 않는 땅! 오늘날 인류 사회의 살아있는 화석으로 여겨질 만큼 모계사회의 전통과 그 혼인 방식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주혼대계곡의 자바족! 천년 이상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채 여인천하를 이뤄왔던 이들의 삶을 밀도 있게 관찰하고 취재함으로써 신가부장, 신 모계사회 등으로 불리는 요즘, 사랑과 결혼, 더불어 급변하는 가족의 의미를 되새겨 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