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회 SBS 스페셜
SBS 스페셜
방송일 2008.01.27 (월)
탈레반, 그들이 꿈꾸는 나라 ■ 방송일시 : 2008년 1월 27일 일요일 밤 11시 5분 연일 계속되는 시위와 테러로 극심한 혼란 속에서 몸부림치고 있는 파키스탄. 그런 틈을 타고 2001년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으로 무너진 줄만 알았던 탈레반이 부활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의 접경지역으로 숨어들어 점점 자신들의 세력을 키우고 있는 네오 탈레반. 그리고 그들에게 위협 받으며 속수무책으로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는 힘없는 파키스탄 민중들. 과연 그들의 현실... 그리고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 주요내용 ♣ 음악이 사리지고 있는 도시, ‘페샤와르’ 파키스탄 북부 북서 변경주(NWFP)의 주도인 페샤와르. 새벽 6시, CD, DVD 가게가 밀집된 중심가에 폭탄이 터졌다. 뒤늦게 소식을 듣고 달려온 주인들은 눈앞에 펼쳐진 상황에 망연자실 할 뿐이다. 이 날 폭발된 CD, DVD 가게는 총 12군데였다. 탈레반은 이슬람 원리주의에 반(反)한다며 영화 DVD는 물론 CD 플레이어의 사용과 TV 시청, 사진 촬영 등을 금지하며 파괴한다. 이것이 바로 탈레반의 세력이 미친 후 나타나는 첫 신호탄이다. 불똥이 튄 것은 음악 상점뿐 만이 아니다. 페샤와르의 음악인 거리에 사는 사람들의 수입은 반으로 줄고, 한 낮인데도 문을 닫은 가게가 많았다. 또, 이곳에서 만난 파키스탄의 전통 음악, 콰알리(Qawwali) 명인인 80세 할아버지는 평생 부르던 노래를 더 이상 부를 수 없게 되었다. ♣ 파키스탄 최고의 관광지에서 탈레반의 점령지로... ‘스와트’ 페샤와르에서 자동차로 2시간 거리에 위치한 스와트(SWAT). 파키스탄의 실크로드로 알려진 휴양지 스와트는 지난해 11월, 탈레반의 손에 넘어갔다. 불에 타 폐허가 된 경찰서, 여기저기에 나뒹구는 군인들의 사체들……. 취재진이 현장을 찾았을 때도 인근 산악지대에서는 정부군과 탈레반의 교전이 한창이었다. 연일 계속되는 교전으로 페샤와르 주민들은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 ♣ 네오 탈레반의 출현 - 탈레반은 누구인가? ‘꾸란을 배우는 학생’이란 뜻의 탈레반. 1979년 구 소련의 공격으로 시작된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탈레반은 혜성처럼 등장했다. 그들은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을 장악하면서 종교통치를 전개해 나가기 시작했고, 도시의 치안과 질서를 확보하며 국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정권을 잡은 탈레반은 극단적 이슬람 전통주의를 내세우면서 여성 차별, 타종교 유적 파괴, 아동학대 등 많은 부작용을 낳기 시작한다. 탈레반의 운명은 2001년 9.11 테러 후 급반전된다. 미국은 아프간 전쟁을 시작했고 탈레반은 결국 지난해 12월 대패하고 말았다. 탈레반은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의 접경지역으로 숨어들었고, 국경을 넘나들며 자신들의 세력을 키웠다. 그들이 아직까지 아프가니스탄에만 있을 거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그들의 세력이 파키스탄으로 옮겨 가면서 네오 탈레반이 등장한 것이다. “탈레반이 파키스탄 접경지역에 왔을 때 지역주민에게 환영을 받았다. 탈레반은 접경지역에 사는 주민과 같은 파쉬툰 족이었기 때문이다. - 외신기자 인터뷰 中 현지에서 만난 한 외신기자는 네오 탈레반의 등장 이유를 탈레반과 파쉬툰 족의 떼려야 뗄 수 없는 ‘종족 동질감’으로 설명했다. 그들은 파키스탄의 혼란스러운 위기를 탈레반 부활의 발판으로 삼고 있다. ♣ 이슬람 종교학교 ‘하카니아 마드라사’ 해외 언론 최초로 방문!! 탈레반 최고의 지도자 물라 무하마드 오마르를 배출해낸 이슬람 종교학교 하카니아 마드라사. 이곳에서는 8년간 무상으로 학생들에게 군사 및 종교 교육을 하고 있다. 1979년 소련의 아프간 침공 때 이곳에서 교육받은 학생들은 소련을 아프가니스탄에서 몰아낸 선봉에 서게 됐다. 하지만 최근 세계 각 지에서 일어나고 있는 주요 폭탄 테러범들이 마드라사에서 공부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테러범의 산실’로도 의심을 받고 있다. “탈레반은 자유를 찾기 위해 싸우고 있다.” 해외 언론 최초로 ‘하카니 마드라사’를 방문한 취재진은 마드라사에서 행해지고 있는 이슬람 율법의 교육현장, 학생들의 생활 모습 등을 카메라에 담았다. 또한, 탈레반에 대한 마드라사 학생들의 생각도 직접 들어보았다. ♣ 파국으로 치닫는 파키스탄! - 페샤와르에서 만난 부토 전 총리 이슬람 최초의 여성 총리 베나지르 부토. 부토 전 총리가 암살되기 한 달 전, 취재진은 그를 만났다. 총선을 앞두고 자신이 이끄는 파키스탄 인민당(PPP)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던 유세장에서 그는 자신의 죽음을 예감하는 말을 남겼다. “ 내가 다시 파키스탄에 돌아온다면, 테러리스트들이 나를 죽일 것이라고 누군가는 말했습니다. 하지만 나는 그 어느 누구도 두렵지 않습니다. 오직 신만 두려워 할 뿐입니다!!” ♣ 공포에 떨고 있는 파키스탄의 민초들.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불교 유적지, 탁티바이(Takht-i-bhai)에서 만난 40대 가장은 취재진을 자신의 방으로 안내했다. 그의 방에 들어섰을 때 이불 위에 놓인 권총 한 자루가 눈에 띄었다. 그는 자신이 탈레반의 표적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탈레반은 나를 죽이려고 한다. 그래서 나는 매일 밤 주변을 순찰하고 있다. 그들이 두렵다.” 파키스탄은 부토 전 총리 암살 이후, 자살 폭탄 테러와 시위의 횟수가 더욱 급증하고 있다. 지난 15일에는 무샤라프 대통령을 겨냥한 폭탄테러까지 발생하면서 파키스탄은 그야말로 극도의 혼란 상태로 치닫고 있다. 탈레반의 눈을 피해 깊은 산 속에서 작은 음악회를 열고 있는 전통 음악인들. 반윤리적인 이슬람 율법에 따른 가족들의 학대에서 벗어나고자 몸부림치는 파쉬툰 여성들. 급반감된 매출로 생활고를 겪고 있는 시장 상인들……. 끝이 보이지 않는 고통 속에서 이들은 부르짖는다. “시간이 갈수록 상황이 나빠지고 있다.” “이 전쟁은 많은 사상자를 낳고 있다. 우리 무고한 사람들은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다.” “그들은 우리에게 너무 많은 부담을 주고 있다. 이 모든 것이 멈춰야 한다!!” “우리는 모든 것을 잃었다.” 계속되는 혼란의 소용돌이 속에서 떨고 있는 국민들. 과연 파키스탄의 미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