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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회 SBS 스페셜

SBS 스페셜

방송일 2008.03.02 (월)
오징어 서울 상경기 
방송 : 3월 02일 (일) 밤 11 : 05 (60분)


도심 사람들에게 오징어는 어떤 의미일까?
누군가에겐 별미로 또 누군가에겐 그저 추억의 먹거리로 기억될지 모르는 오징어.
하지만 오징어가 서울에 상경하기까지, 스무 번 남짓 사람의 손길을 거쳐야한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오징어 서울 상경기]는 어미 오징어의 산란과 죽음, 그리고 드넓은 바다에서 홀로 
거친 삶을 시작하는 새끼 오징어들의 수중 생활을 생생하게 소개하고, 
사람들에 의해 1년 남짓의 짧은 생을 마감하는 오징어의 최후와 오징어잡이로 생계를 
꾸려가는 어민들의 삶의 애환을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낸 다큐멘터리이다.    

* 오징어의 모성애 
일반적으로 오징어는 알만 낳으면 곧 바로 떠나버리는 비정한 어미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오징어의 수명은 1년 남짓으로 어미 오징어는 산란 후 얼마지 않아 죽음을 
맞이한다.  때문에 어미들은 매우 신중하게 알자리를 선택해서 산란을 하는데... 
맹독의 모래해변 말미잘 곁에 알을 낳음으로써 교묘한 위장술로 다른 물고기의 접근을 막는
어미 오징어의 지혜.  
그런가하면 산란을 마친 후, 최후의 순간까지 자신이 낳은 알들을 보살피다 그 앞에서 
조용히 숨을 거둔 또 다른 어미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 미끼의 유혹, 그리고 뜻밖의 죽음  
오징어는 주로 밤에 사냥을 한다.  큼직한 쥐치도 오징어에게 걸리면 속수무책이다. 
그런 오징어의 최대 사냥 무기는 날카로운 이빨, 그리고 10개의 다리에 달려있는 빨판이다.
오징어에게 먹물은 구원투수와 같다.  위급한 상황에 닥치면 먹물을 쏜 후 줄행랑을 친다.
하지만 천하의 오징어도 사람들이 드리운 낚시용 미끼의 유혹을 빗겨가진 못한다.
어미 없이 홀로 태어나 성장해온 밤바다에서 낚시 바늘에 낚여 뜻밖의 죽음을 맞이하는 
오징어의 최후.    
날마다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치열한 밤바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 오징어에 얽힌 어민들의 삶의 애환... 老母의 눈물    
젊은 사람들이 모두 떠난 바닷가 마을에는 노인들만 남아 오징어와 함께 고단한 삶을 
꾸려가고 있는데... 
밤새 조업을 마친 오징어잡이배가 항구에 닿으면 그때부터 갑판장도 분주해진다.
오징어의 내장을 제거하는 할복에서부터 시작해 대죽에 오징어를 꿰고 세척하기까지 
세 번의 사람 손을 거친 오징어가 건조장을 향해 떠나면, 비로소 신새벽부터 시작된 
할복과정은 끝이 나고, 그때부터 건조장에서는 밤잠도 설쳐가며 오징어를 말리는 작업이 
계속된다.
일일이 열 개의 다리를 손수 떼어주고, 지느러미를 뒤집느라 열두시 이전에는 잠잘 수도 
없다는 임순조 할머니(76세).  
하지만 힘이 남아있는 한 자식들에게 손 벌리며 살고 싶지 않다는데...     
한편, 가난한 집안을 일으켜보고자 탔던 오징어잡이 배에 생떼 같은 아들을 둘이나 잃고 
15년째 눈물로 세월을 보내는 바닷가 노모의 애끓는 사연을 담았다.     

* 그 밖에... 
문어와 오징어의 싸움,
정치망 그물에 걸려 죽음과 사투를 벌이는 오징어의 처절한 생존기,
최근 지구 온난화에 의한 해수 온도 상승으로 우리 바다에 자주 출몰하는 대형 오징어와 
이를 잡아먹기 위해 몰려온 거대한 상어, 개복치 등 온대성 물고기들의 놀라운 모습 등 
자연의 신비와 삶을 향한 그들의 강한 의지, 그리고 오징어와 더불어 삶을 꾸려가는 
어민들의 질박한 이야기가 일요일 밤, 아름다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