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7회 SBS 스페셜
SBS 스페셜
방송일 2008.03.23 (일)
인간동력 당신도 에너지다 방송 : 3월 23일 (일) 밤 11 : 05 (60분) 사소한 일에도 전력과 엔진에 의존했던 석유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 30-40년이면 바닥 날 운명인데다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온실 가스를 만들어 내는 화석 에너지. 손과 근육을 써도 되는 일에 구태여 화석 에너지를 써야할 필요가 있을지 진지하게 반성 해보자. 고유가 시대를 맞아 대체 에너지 개발이 높은 수익성에 대한 기대로 관심을 끌고 있는 가운데 휴먼 에너지 역시 차세대의 당당한 대체에너지로 주목받고 있다. 고유가 시대! 우리의 가정과 일터에 채용할 수 있는 인간 동력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10년 후에는 휴먼 파워가 꼭 필요한 에너지원이 되어 있지는 않을까? 휴먼 파워의 세계로 유쾌한 여행을 떠나보자. 석유와 전기에 의해 사라졌던 인간 동력이 새로운 르네상스를 맞고 있다. 1. 휴먼파워를 외치는 사람들 실리콘 밸리에 등장한 페달 버스 첨단산업의 메카인 실리콘 벨리에 인간동력 버스가 등장했다. 매주 일요일 아침이면 실리콘 벨리의 한적한 주택가는 이 페달 버스를 타고 “인간동력” 을 외치는 사람들로 시끄러워진다. 빨리 나와서 시승을 해보라는 것이다. 실리콘 밸리, 그들은 왜 인간동력을 외치는 것일까? 인간동력 대서양을 횡단-그레그 콜로지에직 그레그 콜로지에직(46세)은 자신이 직접 만든 인간동력 보트를 타고 대서양을 40일 이내에 건넌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올해 크리스마스에 출발을 목표로 맹훈련중인 그를 캐나다의 벤쿠버 섬에서 만났다. 그는 하루 12시간 쉬지 않고 페달링 하기, 몸 하나 겨우 들어갈 비좁은 밀페형 보트에서 밥해먹고 잠자기등 실제 상황과 똑같은 훈련을 하며 고행중이었다. 그는 인간동력 자동차의 최장거리 주행 기록도 가지고 있다. 그가 사비를 털어 이런 미친 짓(?)을 하는 이유는 인간동력이 캐나다인들의 심각한 건강문제와 지구 온난화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먼 예날 우리 선조들은 매일 마라톤에 해당하는 거리를 걷거나 달렸다. 그것에 비하면 자동차 중독된 현대인들은 고작 하루 300미터 정도를 걷는다. 우리도 예외가 아니다. 시계 바늘을 조금만 거꾸로 되돌려 우리 근육을 직접 쓰는 운송수단을 쓰기 시작해야 할 때라고 그레그는 주장한다. 하지만 그레그의 보트는 이목을 끌기 위한 용도지 실용성은 전혀 없다. 그처럼 장시간 페달을 돌릴 수 있는 사람들이 몇이나 될까? 인간동력 호버크래프트-크리스 로퍼 공기부양선인 호버크래프트는 대출력 엔진이 필요한 탓에 고유가인 지금은 수지가 맞지 않아 잘 사용되지 않는다. 영국과 프랑스를 정기적으로 연결하던 공기부양 여객선들이 부ENT가에서 고철이 되어가고 있는 영국의 포츠머스에는 공기부양선을 인간동력으로 구현하고 있는 칠순의 엔지니어 크리스 로퍼가 있다. 그가 인간동력 공기부양선을 만드는 이유는 인간동력으로 못하는 것이 없다는 것을 보려주려는데 있다. 동력 전달이 효과적으로 되기만 하면 지치지 않고 얼마든지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왜 배기량이 높은 차들이 고급이고, 왜 배터리를 넣는 장난감이 더 고급이며, 플러그를 꽂아야만 하는 불편한 제품들이 무전원으로 작동하는 제품보다 더 좋은 제품인가? 하고 그는 반문한다. 우리는 지난 100년동안 에너지를 많이 소모하는 물건들이 더 좋은 것이라고 잘못 쇠뇌당한 것은 아닐까? 2. 휴먼파워의 조건 인간동력은 사실 힘들고 불편하다. 자전거는 분명 스쿠터보다 힘들다. 수동 거품기보다는 핸드 블렌더가 더 편하다. 힘들고 불편하면 인간동력은 사용되기 어렵다. 그렇다면 인간동력이 설득력을 얻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플레이 펌프 - 인간동력은 노동이 아니라 놀이여야 한다 남아프리카 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동쪽으로 자동차로 5시간 정도를 달리면 인류의 요람이란 별명이 붙은 마을이 있다. 최초의 인간 화석이 발견된 이 마을의 초등학교에는 특별한 놀이 기구가 있다. 아이들이 빙빙 돌리면 물 펌프가 작동하도록 설계된 플레이 펌프다. 이 펌프는 지하 150미터 깊이의 물을 1회전 당 1리터의 속도로 뽑아 올린다. 이 삥삥이 펌프는 이 학교의 유일한 놀이기구이기 때문에 펌프에는 하루 종일 아이들의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덕분에 물은 쓰고도 남을 정도. 이 펌프 덕분에 아이들의 위생이 놀랍게 좋아졌고 텃밭에 채소도 가꾸게 되었다. 학생 수도 두 배로 늘었다. 플레이 펌프는 이제 아프리카 전역에 천여 개 정도가 설치되어 있고 아프리카의 물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들 가운데 가장 성공적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플레이 펌프가 성공한 이유는 물을 퍼 올리는 힘든 노동을 즐거운 놀이로 바꾸었다는 것이다. 컴퓨터 게임을 이용한 발전-놀이 에너지를 수확하는 기술 뉴올리언즈 사우스웨스턴 대학의 라즈 판디안 박사는 어린이들이 뛰노는 에너지를 모아서 전기로 만드는 방법을 고안중이다. 그가 특별히 관심을 거지고 추진하고 있는 것은 전자 오락기를 변형한 발전기 세트. 그는 취재팀에게 어린이 4명이 0.5 킬로와트의 전기를 쉽게 만드는 것을 보여주었다. 아이들이 재미있게 놀도록 하면서 그 에너지를 전기로 만들 수 있다면 학교에서 사용하는 정도의 전력은 충분히 아이들에게서 나온다는 게 판디안 박사의 설명이다. 물론 아이들은 판디안 박사가 고안한 게임기에서 즐겁게 놀기만 하면 된다. 즐겁다는 것 이외에 판디안 박사의 발전기가 시사하는 중요한 점은 바로 “수확(하비스트)”이다. 아이들은 발전기가 달려 있다는 것을 모른다. 놀이터의 시소에 발전기를 달아도 놀이 자체는 변하지 않는다. 다만 그 에너지를 수확할 뿐이다. 3. 자전거의 진화 자전거의 진화 - 개개인의 불편함을 맞춤형으로 개선해 주면 된다. 김행봉씨는 6가지로 변환되는 페달이 달린 자전거를 만나면서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기 시작했다. 단조로움이 사라지자 자전거가 재미있어졌기 때문이다. 자전거 발명가 최인섭씨는 자전거도 여럿이 함께 타면 즐겁고 더 오래 탈수 있기 때문에 장거리 교통수단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자전거를 탈 때 고독감이 가장 싫었다는 그는 4인승까지 가능한 결합형 자전거를 직접 만들어 가족들과 탄다. 인간동력 자동차-찰스 그린우드 찰스 그린우드는 30년간 인력 자동차를 연구해왔다. 작년에 그가 완성한 4인승 인력 자동차 프로토타입은 핸들 바와 페달을 결합한 독특한 동력 전달 장치를 사용하여 시속 90km에 도달하는데 성공했다. 상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는 가운데 인텔을 비롯한 대기업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다. 그는 석유 값이 점점 비싸질수록 인력자동차는 근거리 교통수단으로서 크게 각광받게 될 것이라고 자신한다. 이 인력 자동차에는 수십 개의 특허에 해당하는 다양한 기술이 숨어 있다고 한다. 올 4월이면 최초의 휴먼카 ‘이매진’이 출시된다. 헬스클럽에서 운동하고 차를 타고 집에 가는 것 이야말로 넌센스입니다. 인간동력 차를 타고 다니면 헬스클럽 갈 필요 없잖아요? 미국 전역에 즐비한 맥도널드가 이제는 주유소가 되는 거지요“ 라며 그는 휴먼카의 성공을 자신했다. 3. 인간이 낼 수 있는 에너지는 얼마나 될까? 엔진에 비교하면 사람이 낼 수 있는 파워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보잘 것 없다. 사람은 과연 얼마나 많은 힘을 낼 수 있나? 턱없이 모자라는 파워를 보완할 방법은 무엇인가? 아침 운동 겸 발전 - 데이비드 부처 데이비드는 매일 아침 자신이 만든 발전기로 30분씩 운동을 하면서 하루에 50Wh의 전기를 만들었고 이것을 자동차 배터리에 충전했다가 필요할 때 사용한다. 음악도 듣고 모니터도 켜고 로봇 청소기도 충전한다. 발전기로 운동하기 시작한 2년간 300파운드의 살이 빠졌다. 1파운드 당 1KWh 를 만든 셈이다. 그가 새로 만든 대출력 발전기는 세탁기도 돌린다. [햄버거 하나의 칼로리를 모두 전기 에너지로 환산하면 건전지 100개에 해당한다. 체지방 1킬로그램을 모두 전기 에너지로 변환할 수 있다면 14인치 텔레비전을 일주일간 켜놓을 수 있다.] 손님들의 에너지가 아깝다 - 홍콩의 헬스클럽 홍콩의 캘리포니아 피트니스센터는 운동기구에 발전기를 달아서 전기로 쓴다. 평소에 손님들이 운동하면서 낭비해버리는 에너지를 아깝다고 생각하던 매니저가 아이디어를 실천에 옮겼다. 손님 한명은 50와트 정도의 전력을 생산한다. 이 전기는 조명과 tv에 사용하고 있다. 이 아이디어는 프랜차이즈 본사의 관심을 받았고 곧 모든 체인점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서울 시민들이 홍콩의 헬스클럽 같은 곳에 가서 하루 30분씩 운동하면 하루에 50만KWh, 화력발전소 하나를 끌 수 있다.] 4. 티끌 모아 태산, 모으면 큰 힘이 되는 인간 에너지 아주 작은 에너지도 요긴하게 쓰인다- 마이크로 인간동력 독일의 한 벤처기업은 사람이 스위치를 누르는 힘으로 작동하는 무선 스위치를 만들었다. 스위치를 누을때 발전되는 전기는 100 마이크로 와트 정도. 1만 번 반복해야 겨우 전구에 불을 잠깐 결 수 있는 정도의 미세량이다. 하지만 이 보잘 것 없는 파워로도 무선 스위치는 작동한다. 이렇게 하면 건물 내부 배선에 들어가는 전선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고 배터리 사용량을 크게 줄여 환견에 큰 도움이 된다. 작은 힘이라도 요긴하게 쓰일 수 있다. 발전신발 돌리는 라디오를 최초로 만들어 많은 인간동력 제품들의 탄생의 도화선이 되었던 그는 최근 발전신발을 만들었다. 신고 다니면 자동으로 핸드폰 배터리가 충전되도록 고안한 것. 이 아이디어는 사람의 발자국 에너지를 모아보자는 여러 연구에 영감을 주었다. 도쿄역의 발전마루 성인 1명이 걸음을 내딛을 때 발뒤축과 바닥면 사이에서 발생하는 충격 에너지는 60W 전구하나를 순간적으로 반짝 켤 수 있을 만한 양이다. 적은 양이지만 다수의 사람들이 끊임없이 움직이는 철도역이나 지하철 환승통로에 적용하면 큰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MIT가 기술 개발을 시작했고 영국의 과학자들도 이 경쟁에 가세했다. 그러나 가장 앞선 곳은 일본이다. 일본 도쿄역에는 승객이 밟고 지나가면 발전이 되는 계단이 있다. 압력을 전기로 바꾸는 압전소자를 이용한 것인데 개발자인 게이오 대학의 타케후지 요시야스 교수는 스피커가 전기를 진동으로 바꾸는 것에 착안하여 스피커 뒷판에 들어가는 압전소자를 사용하게 되었다. 타케후지 교수는 개발을 시작한지 1년만에 전기 생산량을 10배 정도나 증가시킬 수 있었고 앞으로 100배 정도까지는 무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간동력은 출력면에서 엔진과 전력을 따라 잡기는 어렵다. 하지만 잘 사용하면 큰 변화를 이루어 낼 수 있다. 인간동력은 건강문제와 환경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위대한 대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