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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회 SBS 스페셜

SBS 스페셜

방송일 2008.06.01 (월)
거꾸로 가는 도시 - 세계는 휴먼도시 건설 중... 
방송일자: 2008년 6월 1일(일) 밤 11:20

마을 공동 텃밭에 브로콜리를 심고 가꾸며 이웃과 담소를 나누는 조안나. 
매주 목요일이면 타운홀에 모여 이웃과 신나게 라인댄스를 추는 펫 할머니.
할머니, 외삼촌이 한 동네에 모여 살며 오붓한 저녁을 함께하는 나탈리 가족.
일요일이면 동네 숲에서 이웃과 함께 숯을 굽는 평범한 회사원 다카하시. 

21세기, 세계의 휴먼도시에서 만날 수 있는 풍경이다. 
철골과 콘크리트 일색의 회색 도시가 인간을 고립시켰던 지난 20세기, 휴먼도시는 이에 대한 해법으로 등장했다. 미국의 뉴어버니즘(New Urbanism)과 영국의 어반빌리지(Urban Villiage) 운동으로 만들어진 세계의 휴먼도시들은 숨 가쁜 개발의 속도를 조금만 늦추자고 말한다. 그리고, 열린 공간에서 자연과 이웃, 더 나은 미래를 만나자고 한다.
지금, 우리의 도시가 변하고 있다.

新 도시마을, 이웃사촌을 꿈꾸다
 ▶ 영국의 시골 마을을 재현한 파운드베리
런던에서 기차로 세 시간 남짓한 남서부의 소도시 도체스터, 그 옆으로 붉은 지붕의 벽돌집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복고풍의 신도시가 있다. 19세기 영국의 전통 마을을 재현한 파운드베리다. 
이곳의 모든 도로는 ‘사람의 길’이다. 자동차가 속도를 낼 수 없도록 굽어진 길에서 사람들은 느긋한 걸음으로 이웃을 만난다. 
파운드베리에서는 옛 것이 오히려 더 새롭다. 경사지붕 아래로 흰 나무창틀이 그림처럼 박혀있는 벽돌집은 오래 입은 옷처럼 편안하다. 파운드베리 개발책임자 사이먼은 말한다. “파운드베리를 100년을 갈 수 있는 지속가능한 도시로 만들겠다”고...

 ▶ 이웃과 함께여서 행복한 미들턴 힐
지난해 ‘미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마을’로 선정된 미국 위스콘신 주의 미들턴힐. ‘새 도시 위에 지은 옛 마을’ 미들턴 힐도 이웃 중심의 문화를 잘 가꿔나가고 있다. 주민들은 현관 앞 베란다에서 이웃을 만나고 인사를 건네고, 저녁이면 포틀럭 파티를 열어 맛있는 음식과 마음을 나눈다.
미들턴힐에 한 가지 없는 것이 있다면 바로 우체국. 이곳 주민들의 우체국은 바로 마을 중앙에 위치한 카페의 공동우편함이다. 단지 우편물을 찾으러 갈 때도 이웃을 만날 수 있으니 이곳 주민들의 일상에선 이웃을 결코 빼놓을 수 없다. 

도시의 주인은 바로 ‘나’
 ▶ 베드타운에서 휴먼신도시로, 타마 뉴타운 
1960년대 중반, 무질서한 개발로 도쿄 도심이 슬럼화되자 그 대안으로 나타난 타마 뉴타운. 다양한 외관의 주택과 함께 교육과 문화, 업무, 시설이 잘 정비해 기존 신도시가 가졌던 베드타운의 문제점을 보완했다. 무엇보다 무려 40여 년의 긴 세월동안 천천히 개발되어 왔기에 주민들의 요구에 맞춰 유연하게 도시를 형성할 수 있었다.
타마 네 지구 중 하나인 라이브 나가이케. 다양한 주거모델로 주목받고 있는 이곳에서 요즘 코퍼레이티브 주택이 주민들 사이에 인기를 모으고 있다. 주민 몇이 함께 땅을 사서 함께 설계를 하고 가족 구성에 맞는 맞춤형 주택을 지어낸다. 이사하는 날, 주민들은 이미 한 마음이다. 
주말이 되면, 주민들은 개발되지 않고 잘 보존돼있는 동네 숲에서 숯을 굽는다. 나선 걸음에 작은 텃밭도 하나 일궜다. 소문을 듣고 사람들이 숲으로 걸음을 잇는다. 타마 뉴타운에서 주민들의 이웃 만들기는 열린 공간에서의 작은 관심으로 시작된다. 

 ▶ 내가 만드는 마을, 일본 세타가야구 
일본 세타가야구 주민들은 이미 도시의 주인이 되기 위한 첫 걸음을 뗀지 오래다. 도쿄도 남서쪽에 위치에 위치한 이곳은 일본의 오래된 도시재생운동인 마을 만들기(마치즈쿠리)가 처음 시작된 곳이다. 1970년대, 대대적인 주택 재정비에 대한 내용을 구청이 아닌 주민들의 의견으로 관철해냈고 이후 30년간, 수 천 건에 이르는 주민 제안으로 마을은 도쿄에서 가장 쾌적한 주거환경을 자랑하는 곳으로 탈바꿈했다. 
깔끔하게 정비된 주택가 앞으로 맑은 실개천이 흐르고 자신들이 만들어낸 쌈지공원 놀이터에서 시간 가는줄 모르는 동네 꼬마들. 
주민을 먼저 생각하는 행정과 주민들 스스로의 합의가 일궈낸 풍경이다.  

이제 커뮤니티, 친환경이다! 영국 GMV
2012년 완공을 목표로 하는 GMV(그리니치 밀레니엄 빌리지)는 또 다른 형태의 미래형 도시마을이다. 1985년 가스공장이 철거되면서 버려진 땅이 전통과 문화를 살린 쾌적한 도시로 새롭게 태어난 것이다.
판에 박은 듯 획일화된 우리의 고층 아파트와 달리 알록달록한 GMV의 저층 아파트는 주민들의 직업과 연령대에 코드를 맞춰 다양한 형태로 지어졌다. 
곳곳의 공간들은 환경과 커뮤니티를 배려해 설계됐다. 건물 아래로 모습을 감춘 주차장, 그 위로 꾸며진 중앙정원은 테라스며 현관으로 이어져 주민들을 자연스럽게 모이게 한다. 아파트촌 옆으로, 습지였다가 다양한 동식물의 서식지로 탈바꿈한 에코파크, 그곳에서 아이들은 어린 시절부터 자연과 이웃의 소중함을 배우며 자라난다. 
앞으로 이 아이들이 만들어갈 GMV엔 소통과 대화가 활짝 피어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