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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3회 SBS 스페셜

SBS 스페셜

방송일 2008.11.02 (월)
관광대국 스페인 - 500억 유로의 비밀 
방송일자: 2008년 11월 2일(일) 밤 11: 10


 21세기 ‘문화관광의 시대’를 맞아 ‘굴뚝 없는 산업’이라 불리는 관광산업의 중요성이 날로 높아가는 가운데, 한국 관광의 실적은 총체적인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작년 한해 관광수지 적자만 100억 달러에 육박하며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광수지 적자 비중‘ 세계 4위, 아시아 8개국 중 관광매력도 7위라는 초라한 성적을 남겼던 것.

 이러한 시점에서, 관광산업의 정체와 진흥, 발전을 거듭하며 세계적인 관광대국으로 부상한  스페인 관광업계는 난국을 면치 못하고 있는 우리 관광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해마다 7천만 명이 넘는 관광객의 유입으로 관광수익 500억 유로의 시대를 연 스페인은 천혜의 자연환경과 문화유산을 바탕으로 끊임없는 관광콘텐츠 개발 사업을 추진하여 현재는 세계 3대 관광대국으로 성장하였다. 음식, 숙박시설, 도시, 문화콘텐츠를 비롯해 눈길과 발길이 닿는 모든 곳에 관광이 살아 숨 쉬는 나라, 스페인. 이미 스페인은 한국을 비롯한 세계 모든 국가들에게 있어 관광산업의 ‘멘토’와 다름없다. 

음식, 관광산업의 전령사
 ▶ 새끼돼지 통구이 요리의 본고장 - 세고비아
 스페인 중심부에 위치한 작은 도시 세고비아는 중세의 향기가 물씬 느껴지는 매력적인 도시이다.  이곳의 효자상품은 바로 ‘꼬치니요 아사도‘라 불리는 새끼돼지 통구이 요리. 생후 약 40일 된 새끼돼지를 가마에 구워 요리하는 이 음식을 먹기 위해 세계 각국에서 관광객들이 몰려든다. 3대째 새끼돼지 통구이 요리로 맥을 이으며 수많은 관광객을 유치한 한 유명식당은 그 공로를 인정받아 선대의 동상이 세워졌을 정도. 본고장의 음식이 관광상품화 되어 세계와 연결되는 맛길을 열었다.   

숙박시설이 아닌 문화체험 공간, 국영호텔 ‘빠라도르’
 ▶ 호텔, 역사와 문화를 말하다 - 꾸엥까의 빠라도르
 스페인 중부, 까스띠야 라 만차 지방. 협곡을 가로지르는 절벽 사이로 아슬아슬하게 자리 잡은 요새도시 꾸엥까가 위치하고 있다. 위태로운 자태로 절벽을 잇는 다리를 건너 이곳의 대광장에 이르면 수백 년은 됐음직해 보이는 오래된 수도원 건물을 만날 수 있다.  ‘빠라도르‘라 불리는 이 스페인의 국영호텔은 일반 호텔들과는 달리 스페인 전역에 산재해있는 고건축물들 (왕궁, 고성, 수도원, 성당, 병원 등)을 옛 모습은 유지, 복원하되 그 내부를 호텔로 개조하여 관광객들을 맞고 있다. 역사를 만나고 체험함과 동시에 숙박이 가능한 빠라도르는 스페인 숙박시설의 상징으로 잡았고, 수많은 관광객들의 특별한 하룻밤을 책임지고 있다. 

도시관광의 매력
 ▶ 효율과 편리를 생각하는 똑똑한 관광상품, 바르셀로나의 달리는 도시관광
 스페인 제2의 도시 바르셀로나. 지중해 연안의 대표적인 항구도시로서 사시사철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이곳 바르셀로나에는 도시관광의 매력을 더욱 특별하게 해줄 관광상품들이 개발되어 있다. 도시 곳곳 속살까지 자유롭고 편리하게 둘러볼 수 있는 버스투어와 자전거 투어가 그 대표적인 예. 티켓을 끊고 2층 투어버스에 오른 관광객들은 원하는 곳에서 자유롭게 오르내리며 관광을 즐길 수 있고, 자전거투어를 선택한다면 그 이상의 자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다. 복잡한 도시 구석구석 위치한 관광지들을 효율적으로 만나볼 수 있는 이 ‘달리는’ 도시관광 시스템에는 관광객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한 스페인 관광의 철학이 녹아있는 것이다. 

문화관광 시대
 ▶ 문학이 창조한 관광상품 - 세르반테스 열차
 3월에서 12월 사이, 매주 토?일요일이면 마드리드의 아토착 역에서 아주 특별한 열차가 관광객들을 싣고 떠난다. 목적지는 ‘알깔라 데 에나레스‘. 소설 [돈키호테]의 대문호 미겔 데 세르반테스의 고향이다. 일명 ’세르반테스 열차‘로 불리는 이 관광열차는 목적지로 향하는 동안 관광객들을 위해 특별한 이벤트를 진행한다. 객차의 통로를 무대 삼아 [돈키호테]를 연기하는 현지연극단. 돈키호테를 비롯한 그의 친구들이 펼치는 익살스런 연극에 관광객들의 얼굴에는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문학은 관광지를 만들었고, 관광은 다시 문학을 기반으로 콘텐츠를 개발하여 더 많은 관광객들을 유치하게 된 것이다.      

 ▶ 통섭의 모델 -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
 스페인 북부에 위치한 빌바오. 이곳엔 스러져가던 도시에 생명의 숨을 불어넣은 미술관이 있다. 1970년대 스페인의 중심 산업지구였던 빌바오는 대공황의 여파로 몰락의 길을 걸으며 심각한 경제난에 시달려야만 했다. 하지만 이 절체절명의 위기는 구겐하임 미술관의 건립과 함께 전화위복의 기회로 바뀌었고, 빌바오는 세계적인 문화예술의 도시로 급부상하였다. 지금도 연간 100만 명이 넘는 관광객들이 구겐하임을 찾고 있으며, 문화가 도시 경쟁력을 높이는 사례를 거론할 때 ‘빌바오 효과’란 표현이 쓰일 만큼 통섭의 모델로서 본보기의 역할이 되어왔다. 문화와 투자의 융합이 관광을 창출해낸 것이다.  
      
지중해의 보석, 발레아레스 제도
 ▶ 관광이 시작된 곳 - 마요르카 
 스페인 동쪽 해안 지중해의 푸른 물결 사이로 떠올라 있는 섬 마요르카는 스페인 관광역사의 산 증인이다. 제주도 면적의 두 배 크기로 한 해 관광객 수만 1000만 명이 넘는 곳. 관광업 100년을 맞은 유럽 최고의 여행지 마요르카의 현주소이다. 이 지중해 외딴 섬에서 이토록 관광업이 성행하며 수많은 관광객들을 유치할 수 있었던 것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비롯한 충분한 정책과 상품이 뒷받침 되었기에 가능했다. 전 세계 무려 200여 개의 공항들과 연결된 편리한 항공교통, 쇼팽의 흔적이 묻어있는 카르투지오 수도원, 대형 백화점을 비롯한 각종 상점들이 즐비한 쇼핑의 거리와 친절과 환대의 정신을 가진 이곳 사람들까지. 끊임없는 상품개발과 홍보를 통해 100년의 역사를 증명해내는 마요르카. ‘동양의 하와이’라 불리는 우리 제주도가 걸어가야 할 앞길이 그곳에 있다.

 ▶ 스페인의 관용 - 이비자
 발레아레스 제도, 마요르카와 마주한 작은 섬 이비자. 유럽의 젊은이들은 일생에 한 번, 이곳에서 하룻밤을 보내길 꿈꾼다. 1년 365일 24시간 파티와 클러빙이 끊이지 않는 환상의 섬. 세계 최대, 최고 규모의 클럽들이 밀집해 있고 밤이면 클럽을 찾아 떠도는 이들을 위해 ‘디스코 버스’가 질주하는 쾌락의 지상낙원, 이비자. 1960년대 정부의 구속을 견디다 못해 이곳 이비자로 몰려든 히피들은 그들 방식대로의 삶을 누릴 수 있는 터전을 닦았고 자연스럽게 이들을 겨냥한 클럽들이 성행하기 시작했다. 이 독특한 문화는 이후 관광과 결합되어 오늘날의 이비자를 건설하기에 이르렀다. 히피문화를 환대한 섬 주민들의 배려와 정부의 개입이 결합하여 당시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세계 젊은이들의 파라다이스‘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지역적 특성이 관광상품으로
 ▶ 스페인 관광의 팁 - 면세쇼핑구역 안도라
 이베리아 반도 피레네 산맥의 동남쪽, 프랑스와 스페인의 국경을 접하는 곳에 위치한 작은 내륙국 안도라. 프랑스와 스페인의 공동 통치를 받다가 지난 1993년에 독립한 안도라는 뛰어난 자연경관과 스키장을 바탕으로 관광업을 발달시켜왔다. 우리에겐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은 땅이지만, 유럽 내에선 꽤나 알려진 관광 명소인데, 그 원동력은 다름 아닌 ‘쇼핑’산업. 유럽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쇼핑번화가 이지만 안도라를 특별하게 하는 것은 바로 이곳이 ‘면세의 땅’이라는 것. 이 혜택 때문에 안도라는 일명 ‘유럽의 슈퍼마켓’으로 불리며 주말이면 쇼핑가가 문전성시를 이룬다. ‘면세’라는 지역적 특성이 상품이 되어 전 유럽의 고객들을 끌어들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