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6회 SBS 스페셜
SBS 스페셜
방송일 2009.03.15 (월)
[민간인 통제구역] 방송일시 : 2009년 3월 15일 (일) 밤 11시 10분 (60분간) ■ 기획의도 강원도 철원군, 북한과 DMZ을 사이에 둔 그곳에 ‘허락받은 자’들만이 드나들 수 있는 또 다른 세상이 있다. 바로 ‘민간인 통제구역’이다. 그곳엔 세상과 단절된 채 살아온 주민들과 GOP 부대의 병사들, 그리고 희귀한 야생동물들이 공존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최근 북한의 움직이지 심상치 않다. 지난해 12월 1일, 북한은 남북 육로 통행을 전면 차단한다고 발표했고, 이어서 2월 말에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조짐이 영국군 위성에 포착되기도 했다. 남북대치 상황이 유례없이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민간인통제구역’에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을까? 제작진은 지난 100일간 남북 군사 대치의 정점에 있는 강원도 철원군 ‘최전방 GOP 부대’와 ‘민통선(민간인출입통제선) 마을’의 일상을 생생하게 기록했다. ■ 주요내용 민통선으로 시집온 이주여성들.. 반세기 동안 이방인의 출입이 없었던 민통선 마을에 낯선 이주여성들이 시집을 왔다. 중국에서 온 조선족 여성들이다. 남편을 따라 그저 한국 땅으로 시집온 그들에게 검문소와 철책선, 그리고 군인들의 존재는 낯설고 두렵기만 했다. 구멍가게도, 병원도, 학교도 없는 고립된 세상.. 밤, 낮으로 포성소리가 들리고 밤이면 칠흙 같은 어둠과 정적만이 흐르는 땅. 아이들의 미래를 걱정하는 그들은 과연 이 낯선 땅에서 어떻게 생활하고 있을까? 최북단 오지의 GOP부대, 지금 그곳에선? 지난 1월 말, 최전방 GOP 부대 병사들은 혹한기 훈련에 들어갔다. 체감온도가 영하 30도를 오르내리는 험한 산악지역에서 그들은 꽁꽁 언 주먹밥을 먹고, 박스를 깐 언 땅에서 칼잠을 자며 4박 5일간의 고된 훈련을 받았다. 민통선 최전방 GOP 부대의 상황은 한층 열악했다. 눈이라도 내리면 차가 끊겨 케이블카로 부식을 전달받아야 했고, 부대엔 그 흔한 PX 조차도 없다. 험준한 산악지형을 따라 철책선을 오르내리며 혹독한 추위와 지독한 외로움에 시달려야 하는 젊은 병사들. 그들에게 비친 남북의 현실은 어떤 모습일까? 최전방 GOP부대 병사들의 땀과 눈물 그리고 입대 후 알게 된 어머니의 암 투병 소식에 가슴시린 눈물을 흘려야 했던 어린 병사의 사연 등 그들의 애환을 동행 취재했다. 침묵의 세월 55년, 민통선 주민들의 사노라면.. 민통선 지역엔 아직도 주민들이 살고 있는 마을이 있다. 철원군 양지리와 유곡리 등이 그곳이다. 이들은 대개 1970년대 정부의 이주정책에 따라 민통선 마을로 들어온 사람들이다. 특히 유곡리는 정부가 대북선전용으로 조성한 마을이다. 하지만 지금 주민들에게 남은 것은 한(恨)뿐이었다. 그들은 자신들이 분단의 희생양이라 말했다. 아침, 저녁으로 점호를 받아야 했고, 누가 지뢰로 목숨을 잃어도 침묵해야 했다. 한밤중, 군대에 비상이 걸리면 주민들도 총을 들어야 했다. 그렇게 살아온 35년 세월.. 남은 것은 한(恨) 뿐이지만 그들은 이제 마을을 떠날 수도 없다고 했다. 과연 그들이 마음 속 담아둔 이야기는 뭘까? 야생 동물이 생생히 살아 숨쉬는 또 다른 세상 민통선 마을의 하루는 수십만 마리 철새 떼들의 비상으로 시작되고 있었다. 기러기와 오리, 그리고 검 독수리에 이르기까지.. 민통선은 말 그대로 철새들의 낙원이었다. 유난히 춥던 어느 날, GOP부대 막사까지 내려온 멧돼지 가족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점심시간 부대에서 나는 구수한 밥 냄새를 맡고 내려온 것이다. 또한 먹이를 찾아 마을까지 내려온 고라니의 모습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논밭을 뛰어다니는 고라니와 겨울 한철을 철원에서 나고 가는 두루미 떼까지. 민통선에서만 볼 수 있는 야생동물들이 살아 숨쉬는 현장을 생생하게 전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