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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9회 SBS 스페셜

SBS 스페셜

방송일 2010.05.09 (월)
가정의 달 특집 3부작 가족의 페르소나 - 2부 어머니의 봄날은 어디로 갔나...?
방송날짜 : 2010년 5월 9일 밤 11시 20분
연출 - 임찬묵  /  조연출 - 위인복 / 작가 - 최  경 / 보조작가 : 진다은



※ 페르소나: 본디 연극배우가 쓰는 탈을 가리키는 라틴어. 일반적으로 다른 사람들 눈에 비치는, 특히 그의 실제 성격과는 다른 한 개인의 모습이나 개인이 사회생활을 할 때 필요한 역할 기능의 여러 면을 의미한다.


■ 기획의도

 가족이란 단어만 떠올려도 늘 따뜻한 기운이 솟는다. 가족은 서로의 허물과 상처를 보듬는 존재다. 밖에서 아무리 어렵고 힘든 일이 있어도 돌아갈 따뜻한 보금자리가 있어 눈물을 삼킬 수 있었으며, 가족이 있어 이를 악물고 참을 수 있었다. 세상의 모진 풍파가 닥쳐도 가족이 똘똘 뭉치면 못해낼 일이 없다. 모름지기 가족은 그래야 한다고 믿는다. 그런데 과연 실제로 우리의 가족은 그러한가.
 어떤 이는 가족은 무를 수도 내칠 수도 없는 참혹한 관계라고 이야기하고, 또 어떤 이는 가족 앞에서 극단의 소외를 경험한다 말한다. 가족을 위해 모든 것을 내던졌지만 돌아오는 것은 상처와 갈등과 침묵인 가족들이 의외로 많다. 사회를 이루는 최소단위인 가정, 화목하고 단란해야 한다는 당위는 있으나 실제로 가족에게 받은 상처가 더 큰 슬픔이 되고 마침내 포기 하고 마는 대한민국 가족들.
 공식처럼 정석처럼 보이는 가족 이야기는 더 이상 하지 않으려 한다. 가면을 벗고 21세기를 살아가는 대한민국 가족들을 옥죄는 실체를 들여다보려고 한다. 아버지로, 어머니로, 자식으로 살아가는 일이 왜 이리도 외롭고 힘겨운가. 그 근원에는 어떤 페르소나가 있는 것일까. 
 이제 19세기의 가치관으로 21세기를 살아가는 대한민국 가족이야기가 시작된다. 이 것은 대한민국 가족의 현주소일 수도 있다. 당신은 어떤 가정을 꿈꾸는가. 나의 가족은 어떠한가?



2부 어머니의 봄날은 어디로 갔나...?


사회적으로 활발한 전문 여성이 가정에 발을 들이는 순간 구시대의 가면을 쓰고 수동적인 조선시대 어머니로 변한다. 가족 내에서 무언의 압박이라도 받는 것처럼 그 여성은 자신이 아닌 타인을 위해 끊임없이 생각하고 행동한다. 한 평생을 그렇게 살던 그 여성은 어느 날 문득 지쳐가는 자신을 발견한다. ‘어머니란 이름으로 살아가는 일이 왜 이렇게 어렵고, 외롭고 힘겨운 건지..’ 그리고 생각한다. ‘지금 내가 느끼는 외로움, 이 고통은 어디서부터 비롯된 걸까?’ 겉으로 행복해 보이는 그녀의 허무와 후회는 어디에서 오는 걸까...


■ 주요내용


▶ 환갑도 넘지 않은 젊은 나이에 ‘치매’ 판정을 받은 어머니.

꿈 많던 한 소녀가 어머니가 되었다. 그러나 행복한 가정을 꿈꾸던 그녀에게 찾아온 것은 하늘 위에 사는 권위적인 남편, 고된 시집살이, 상전 아닌 상전인 자식들이었다. 이제 꿈 많던 소녀에게는 ‘어머니의 희생’이라는 멍에가 지워졌다. 
 
먹고 살기 힘든 시절을 이겨낸 뒤 살만해 진 순간, 이제 막 자신만의 여생을 꿈꾸던 60세 소녀는 ‘치매’라는 절망적인 병을 얻었다. 어머니가 치매에 걸린 뒤, 그동안 당연한 것처럼 여겼던 무조건적인 사랑이 멈췄다. 어머니의 존재로 유지됐던 평화로운 가족의 일상이 뿌리 채 흔들리기 시작했다. 당연한 존재였던 어머니가 흔들리자 가족은 어머니에 대해 새삼 다시 돌아보게 되는데... 

▶김영옥, 사미자, 이주실, 선우용여, 정영숙
  대한민국 대표 어머니 연기자 5인방이 들려주는 “어머니의 삶이란...”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연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하고 들어오면 당당하지 못해”  -선우용여-
“지쳐 어딘가에 숨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김영옥-
“엄마처럼 살지 않겠다는 내 딸, 점점 나를 닮아가고 있다 -이주실-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으며 항상 행복할 것만 같은 그녀들이 한 가족의 어머니, 아내로서 가진 많은 고충들을 털어놓는다. 생계를 위해 연기를 시작했다는 이야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하는 자신이 항상 죄인 같았다는 그녀들...  연기자와 어머니 그 사이 역할 갈등을 통해, 대한민국에서 어머니가 아닌 여성으로 살아가는 게 얼마나 버거운지를 알게 되는 자리를 갖는다. 이제부터 그녀들의 진심. 그 허심탄회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19세기에 갇혀버린 어머니

우리나라는 가족주의가 강한 나라이다. 전통적으로 개인보다 집안을 우선하던 가부장적 성격을 가진다. 이런 제도는 시대가 바뀌면서 부부중심, 남녀평등의 핵가족으로 이행하였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 전반에 깃들어 가족문화를 움켜쥐고 있다. 그 속에서 가장 먼저 희생되는 어머니의 삶! 그 역사의 시작은 삼국시대 이전의 기록에도 보일만큼 오랜 세월동안 어머니의 어깨를 짓눌러왔다. 우린 이런 부당함을 당연함으로 포장한 ‘유교문화’에 오랫동안 익숙해져버렸고, 그렇기에 세계화 ․ 정보화의 첨단을 달리는 21세기에 가족제도는 아직도 19세기의 모습을 답습하고 있다.

▶어머니의 봄날은 어디로 갔나...

어머니의 일생은 이제 허무한 빈 둥지만 남았다. 우리가 무심결에 누렸던 편안함과 안락함이 희생으로 얼룩진 어머니의 삶을 만들었다면 지금의 이 따뜻함이 정당화 될 수 있을까? 누구에게나 당연한 희생은 없다. 희생을 아름답게 포장하는 것은 어머니를 위해서가 아니라, 결국 19세기 가치관 속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우리들 때문이 아닌가? 그러니 더 이상 희생적인 삶이 훗날 그녀의 봄날을 부를 것이라는 구시대적 발상 안에 어머니를 가두지 말자!  

한 평생 꽃 피는 봄날을 기다리며 사는 게 여자다. 
우리가 빼앗은 게 누군가의 봄이 아니라 누군가의 꿈과 인생 그리고 전부였다면....  그 봄을 이제는 돌려줘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