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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9회 SBS 스페셜

SBS 스페셜

방송일 2010.12.12 (월)
날아라! 철가방
방송날짜 : 2010년 12월12일(일) 밤 11시 
연출 : 임 찬 묵  / 조연출 : 위인복 /  구성 : 최    경 / 보조작가 : 진다은





1. 그 무엇을 상상하던, 철가방은 그 이상의 장소까지 간다!

․ 제주도 앞바다 무인도, 산 정상, 지하 15M 밑에서 전화하면 철가방은 진짜 올까?
․ 세계적 휴양지 ‘파타야’에 부는 철가방 신드롬?
․ 밴쿠버 다운타운에서 꿈꾸는 한국인 유학생의 ‘철가방 드림’

정신없이 바쁜 샐러리맨들로 가득한 밴쿠버 다운타운, 교통 혼잡한 이곳에선 가까운 곳이라도 가려면 한 시간 정도 걸린다. 근사한 점심을 포기한 채 일에만 열중하는 그들에게 구세주가 나타났다. 밴쿠버에서 철가방을 이용해 음식 배달 사업을 하는 신종민씨다. “처음 아이디어가 떠오른 게 철가방 아니면 안 되겠구나.” 빛 보다 빠른 디지털시대에 철가방을 이용한 배달사업은 최상의 아이템이다. 오늘날 신종민씨처럼 배달 문화가 활성화되지 않는 세계 각국에선 철가방을 이용한 한국식 외식문화 정립에 앞장서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한국인의 ‘빨리빨리’정신과 발로 뛰는 부지런한 근성 그리고 보온성과 가벼움을 겸비한 과학적인 철가방. 한국식 찾아가는 서비스가 전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을 날은 멀지 않았다.  



2. 가장 한국인을 닮은 디자인, 철가방 

2009년 ‘한국 디자인 문화 재단’에서는 우리나라 삶에 얼마나 혜택을 주나, 기능성은 얼마나 뛰어난가, 문화는 어떻게 독특하게 자리 잡게 되었나, 이런 몇 가지 질문을 고려해 ‘한국적인 디자인 50선’을 선정했다.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모두가 다 아는 모나미 볼펜, 솥뚜껑 불판, 이태리타월과 함께 영광스런 이름을 올린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철가방! 오늘날 철가방은 한국 길거리 풍경을 대표하며 우리 주변에서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공기와 같은 존재. 하지만 오히려 우리 주변에 너무 가까이 있다는 이유로 그 존재 자체의 무관심을 받아왔다. 더욱이 언제부턴가 철가방의 고마움은 온데간데없고 어둡고, 불편한 그 무엇으로 인식되며 철가방이 필요 없는 세상이 올 거라고 말하는 사람까지 생겨났다. 에서는 반세기 시간을 넘어 한국인의 발로 뛰는 근성을 대표하는 철가방, 밑바닥 인생에서 성공신화를 꿈꿀 수 있게 해줬던 철가방. 그 서민들의 애환과 즐거움이 서려있는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본다.



3. 당신에게 철가방은 무엇입니까? 

철가방은 1960년대 후반 등장하여 우리의 식문화에 일대 혁신을 일으킨 장본인이다. 새마을 운동과 ‘빨리빨리’의 시대, 누구나 허리띠를 졸라 매던 시절 등장했다. 일거리가 없는 사람들은 철가방을 들고 발로 뛰었고, 밥 챙길 시간 없는 사람들은 일터에서 자장면 한 그릇을 기다렸다. 모진 세월을 이겨낸 80대 노인의 주름살 마냥 구겨진 주름이 가득한 철가방은, 험난한 삶을 끊임없이 개척해 온 우리 민족과 닮아 있다. 그렇기에 우리에게 특별한 존재일 수밖에 없다. “배달통 들고 다니는 게 행복하다고 생각해요”  철가방 인생 60년 ‘김인수(75세)’씨에게 철가방이란 ‘가족’이다. 삶의 레이스에서 쉼 없이 달리게 해 주었던 철가방은, 이른 나이에 부인과 사별하고 홀로 남은 그가 자식을 키워 낼 수 있었던 그 힘의 원천이었다.


4. ‘날아라! 철가방’ 성공신화를 만들다. 

모든 것을 다 가지고 태어난다면 얼마나 좋을까? 불행인지, 다행인지 상위 1%를 뺀 우리들은 살면서 모든 걸 스스로 일궈내야 한다. 우주만한 꿈이 있고, 하고 싶은 것은 많지만 주어 진 게 맨 주먹밖에 없을 때 우리는 철가방을 들고 달린다. 단역 연극배우부터 시작해 단기간에  남자 주인공이 된 신인 연기자 ‘김진우’씨. 그 화려한 이면에는 철가방 배달이력이 있다. 철가방 배달이 체력과 정신 단련에 큰 도움이 됐다는 그는 늘 새로운 도전 앞에 이렇게 말한다. “두렵지 않아요. 무엇이 됐든 간에”   
 가난했던 시절, 삶의 벼랑 끝에서 잡은 철가방이 꿈 없던 한 청년을 꿈꾸게 했다. 현재 ‘호텔 외식 조리과’ 대학 교수로 재직 중인 정영주씨의 이야기다. 중국집 배달원에서 잘나가는 음식점 사장님 그리고 이제는 인정받는 교수님이 되기까지 그의 인생 역전에는 15년 철가방 배달, 오랜 현장 경영 노하우가 있었다. 정상에 선 그가 꿈나무 철가방에게 건네는 한마디 “세상에 기죽어 살지 마라! 우리는 실용적인 학문을 하는 거니깐.” 


5. 배우 ‘김인권’이 배달하는 우리의 인생이야기

사회문제를 재밌게 풀어낸 영화 ‘방가 방가에서 힘겨운 취업․노동 현실에 대해 목소리를 높여 주었던 배우 김인권씨. 이웃 같은 친근한 이미지로 매 작품마다 우리가 겪는 아픔을 대변해 주었던 대표 서민형 연기자, 흔히 우리는 그를 이렇게 기억한다. 그런 그가 다큐멘터리 첫 내레이션으로  ‘날아라! 철가방’을 선택했다. 바쁜 영화 촬영 중에도 이 작품을 절대 포기 할 수 없는 이유는 그 역시 철가방에 관련된 특별한 추억이 많기 때문이라는데... 땀과 노력으로 만들어진 거짓 없는 삶, 지금도 어려운 환경 속에서 희망 농사를 짓는 사람들에게 가장 먼저 다가와 손을 잡아주는 철가방의 따뜻함을 배우 김인권씨 목소리에 실어 당신의 안방으로 배달한다.
전화벨이 울린다. ‘자장면 한 그릇 배달해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유쾌한 대답 소리와 함께 힘찬 오토바이 시동 소리가 들린다. 자장면 한 그릇이라도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는 그 마음가짐이 밑바닥 인생에서 그들의 성공 신화를 만들어 냈다. 지금부터 그들의 길 위의 인생이야기가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