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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3회 SBS 스페셜

SBS 스페셜

방송일 2011.07.03 (월)
송창식을 왜 불러?

● 방송일시: 2011년 7월 3일(일) 밤 11시 
● 연출: 강범석 / 글,구성: 김근애 







[기획의도]
40여 년 전 젊은 송창식이 있었다. 대중음악을 작곡하고 노래 잘 하던 인기가수였다. 그러던 어느 날 외국의 아마추어들이 부르던 노래를 듣고는 충격에 빠진다. 그때까지 자신이 가장 노래를 잘 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일주일동안 눈이 퉁퉁 붓도록 울고 다녔다. 그리고 그때까지 공부했던 이론과 실기를 모두 버리고, 무(無)에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다. 

지금의 그는, 노래 잘 하는 줄 알았던 과거의 그를 인정하지 않는다. 노래란 그렇게 단순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지금도 과거의 노래를 부르지만 같은 노래가 아니라고 한다. 과연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일까? 
그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한다. 그가 얼마 전까지 미사리 카페에서 노래를 불렀던 이유도, 권투 선수가 매일 스파링을 하듯이 그도 매일 노래를 부르며 연습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스스로에게 엄격하게 오랜 시간을 단련해온 그를 사람들이 다시 부르고 있다. 지금 이 시대에 왜 송창식일까? 

송창식의 세시봉 콘서트는 올드팬들의 향수를 자극하며 전국적으로 열풍을 몰고 다니고 있다. 그뿐 아니라 뜻밖에도 젊은 층에서도 뜨거운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소박한 통기타반주에 노래하나 만으로 사람들 마음 속 감성의 현을 건드린 것이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감동을 주는 것, 그 경지에 오르기 위해 그는 수 십 년을 하루같이 노래연습을 하고 스스로를 단련했다. 어딘가에 있는 그 경지를 위해 쉼 없이 나아가는 그를 이제 만날 것이다. 지금껏 공개된 적 없는 무대 뒤 그의 솔직한 모습과 인터뷰를 통해 노래의 참된 의미를 찾아갈 것이다. 이제 어제의 거장이 회심의 예술혼을 불태우고 있는 현장으로 동행해보자.

● [주요내용]

1. 괴짜 송창식, 그가 괴짜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

그를 만날 수 있는 시간은 오후 5시. 매일 이 시간이 돼서야 그는 집 밖을 나선다. 오후 5시에 처음 먹는 그의 식사 메뉴는 바로 스파게티. 벌써 2년째 하루도 빠짐없이 그는 스파게티를 먹고 있다. 그의 하루 일과는 오후 2시 반에 시작되는데, 아침에 빠뜨리지 않고 하는 게 바로 운동이다. 운동은 방안을 빙빙 도는 그 만의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 운동을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15년이 넘도록 해오고 있다. 그가 이렇게 밤낮이 뒤바뀐 생활을 시작하게 된 이유는 바로 음악 때문이었다. 조용한 밤 시간에 집중해서 음악작업을 하기 위해 그는 자신의 일상을 포기해 버린 것이다. 

그 뿐 아니라 그는 목을 푸는 연습과 음정연습, 악기연습도 거르지 않는다. 그가 음악을 대하는 연습의 과정은 숭고한 종교의식과도 같다. 지루한 반복의 과정이지만 매일 하루에 3시간 이상을 투자한다. 정확한 박자를 알려주는 메트로놈을 틀어놓고 거기에 맞춰서 기타 치는 연습을 한다. 40년 이상 기타를 친 거장이 현란한 기타연습이 아닌 기본박자 연습을 하는 것이다. 이런 연습의 과정은 공연이 시작되는 마지막 순간까지 계속된다. 이렇듯 그에게 음악은 한번 하고 마는 공부가 아니라, 평생의 공부거리이면서 자신을 단련해가는 수행의 과정이기도 하다.


2. 평생 못 잊을 그 사건, ‘1등 없는 2등’

노래와 작곡에 재능을 보였지만 음악을 배운다는 건 꿈도 꾸지 못했던 가난한 어린 시절, 그에게 음악은 유일하게 세상과 소통하는 창구가 된다. 암울한 상황에서도 음악을 놓지 못하던 중학생 송창식은 선생님의 권유로 콩쿨 대회에 나가게 되는데, 여기에서 그는 1등 없는 2등이라는 상을 받게 된다. 

“정식 성악 공부를 해가지고 정식으로 부르는 게 아니니까 1등은 도저히 줄 수 없고,
다른 애들보다는 제일 잘 했으니까 1등 없는 2등이라는 상을 준 것 같아요.“

실력은 남들보다 뛰어나지만, 음악을 제대로 배워보지 못했던 그가 겪을 수밖에 없었던 이 경험은 이후 그를 크게 변화시킨다. 어렵게 들어간 예고를 중퇴하고 3년 간 노숙생활을 하면서도 음악에 대한 공부를 놓지 않았고, 기타를 치고 싶어 스스로 기타를 만들었다. 이런 노력과 열정의 밑바탕에는 이것 아니면 안 된다는 절실함이 있었다. 그의 음악적 성취는 음악에 대한 절박함에 그의 천재성이 보태져서 이루어진 결과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3. 국내 최초 [트리뷰트 뮤직 다큐], 후배가수들이 송창식에게 바치는 열창의 무대

송창식이라는 이름 하나 때문에 많은 후배 가수들이 뭉쳤다. 그는 깊은 울림이 느껴지는 자신만의 음악세계를 위해 늘 같은 모습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고, 그런 그의 모습에서 후배 가수들은 자극과 영감을 받는다고 고백한다. 그만큼 후배 가수들에게 송창식이라는 이름이 가지는 존재감은 크다. 

“아버지께서는 그냥 들어봐, 연습해봐, 그래서 네가 저 사람처럼 
노래할 수 있다면 아버지가 널 가수로 인정하겠다, 
하셨던 분이 송창식 선생님이셨어요.”          - 박완규 인터뷰 中

그와의 인연을 간직하고 있거나 그의 음악을 듣고 자라며 가수의 꿈을 키워나간   양희은, 박정현, 정엽, 박완규가 송창식에 대한 사연을 이야기하고, 선배가수에 대한 존경의 의미를 담아 특별한 무대를 선보인다. 자신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는 송창식의 노래를 각자의 독특한 색깔로 부르는 것이다. 박정현과 양희은이 부르는 ‘사랑이야’와 정엽이 부르는 ‘담배 가게 아가씨’, 그리고 박완규가 부르는 ‘우리는’이 [SBS 스페셜]에서 최초로 공개된다. 


쉼 없이 빠르고 정확하게 돌아가는 디지털 시대에도 아날로그적인 송창식의 음악은 녹슬지 않고 묵묵히 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오히려 그의 가슴을 울리는 노래와 기타연주, 서정적인 멜로디와 가사는 이 시대에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무엇이 바쁘고 고단한 일상에 안식처를 주었는가? 이제 거장 송창식이 들려주는 아름다운 노래에 귀를 기울여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