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8회 SBS 스페셜
SBS 스페셜
방송일 2011.10.30 (월)
2부작 ‘고 기’ 2부 - 통소비, 어떠세요? 방송일시: 2011년 10월 30일 (일) 밤 11시 연출: 최성, 윤정주 / 글, 구성: 김근애 ▶ 초등학교에 나타난 식용돼지 일산의 상탄초등학교에 새끼돼지 한 마리가 도착한다. 돼지의 품종은 개량된 흙돼지의 일종인 식용돼지. 초등학교에 식용돼지가 왜 필요할까? 돼지의 주인은 이 학교 6학년 한라뫼반 27명의 아이들. 살아 있는 돼지를 처음 본 아이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한 채 이름을 짓고, 돈사에 명패를 붙이고, 각자 식사담당 순번을 정하는데... 고기는 어디서 시작했을까? 애완동물과 먹는 동물은 어떻게 다른가? 먹기 위해 동물을 직접 키운다는 건 어떤 것일까? 수많은 물음과 함께 한라뫼반 아이들은 지금, 생명수업 ‘식용돼지 키우기’를 시작한다. ▶ DIY도축 열풍, 왜일까? 영국 런던 시내의 번화가에 자리 잡은 앨런스 정육점은 184년이라는 긴 역사와 더불어 독특한 수업으로 유명하다. 영국 내 TV스타급으로 인정받는 도축업자 저스틴의 DIY도축 수업이 바로 그것. 그는 수강생들에게 부위별 정형 방법은 물론 고기를 전혀 낭비하지 않는 방법까지 자세히 강의한다. DIY도축 수업의 진원지는 영국이지만 확실한 트렌드를 만들고 있는 곳은 미국이다. 샌프란시스코와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퍼져나간 DIY도축 열풍은 올해 소셜네트워크 페이스북의 창시자 마크 저크버그가 자신의 고기를 직접 도축한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그 반향이 더욱 커지고 있다. “사람들이 그들이 먹는 음식의 배경에 대해 점점 더 궁금해 하고 우리가 음식이라고 부르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싶었던 것 같아요.” _ 저스틴 프로스틴 DIY도축이 유행하는 것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일까? 동물이 형체를 잃고 도체되는 순간, 사람들이 놓치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부분육의 실상을 통해 육식의 숨겨진 의문과 통으로 먹는 고기의 필요성을 살펴본다. ▶ 통고기 소비의 축복 이집트 카이로의 한 마을 공터. 한 달 간의 금식기간인 라마단이 끝난 직후 낙타 한 마리를 잡는다는 소식에 온 마을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마을의 도축업자가 이슬람식 도축의례에 따라 비스밀라를 암송한 후 낙타의 동맥을 단칼에 끊자 불과 몇 초 만에 낙타가 즉사한다. 잔인할 법한 도살의 순간 사람들은 고개를 돌리기보다 기도를 한다. 낙타의 도축은 모두가 보는 가운데 섬세하게 진행된다. 사람들은 낙타의 고기를 차별 없이 똑같은 양으로 나누며 마을의 잔치와 축복을 즐긴다. 이집트인들에게 고기는 ‘어느 부위’를 먹느냐가 중요하지 않다. 부위를 따지지 않아 선호도 차이로 발생하는 부위별 가격차이나 물량차이 또한 없다. 거리에서 통고기를 걸어둔 채 즉석에서 고기를 잘라 파는 상인들은 양의 안심, 등심이 아니라 ‘양고기’를 팔고 있을 뿐이다. 이곳에서 우리는 고기가 불안과 과소비의 대상이 아닌 건강과 축복의 상징이 되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까? ▶ 가축의 얼굴을 마주보다 일산에 사는 주부 심영태씨(60세)는 일 년에 서너 차례 상주의 한 농가를 찾는다. 이곳 농장에 강산이라 불리는 그녀의 소가 있다. 추석을 앞두고 다시 농장을 찾은 심영태씨는 자연스럽게 소들에게 먹이부터 찾아 먹인다. 심영태씨는 성당을 통해 자금을 모아 농가에 소를 입식해주는 대신 그 소가 새끼를 낳은 후 도축해 고기로 받고 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의 평범한 농부 리 워렌. 15년간 채식주의를 고집하다가 건강이 나빠져 10년 전부터 다시 고기를 먹고 있다. 그렇지만 기존의 방식대로 먹을 수는 없다고 생각해 직접 키워먹기로 했다는 리. 이른 새벽, 10개월 간 정성껏 키우던 돼지 주머스를 트럭에 실려 보내는 리는 이 순간 슬픔보다 감사함이 크다고 말하는데.. “고기를 먹는 것이 제 건강에 중요하다고 한다면 저는 그 고기를 어떻게 구할 것인가 책임을 지고 싶습니다. 책임감을 위해서 모두가 자신의 가축을 길러야 한다는 말은 아니지만 자기가 고기를 얻는 목장이 어딘지 아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_ 리 워렌 두 사람의 ‘얼굴 있는 고기먹기’의 과정을 따라가며 안전한 고기먹기와 절제된 육식의 실마리를 찾아본다. ▶ 고기가 된다는 것, 고기를 먹는다는 것 한라뫼반 아이들은 외로운 새끼돼지 지우리를 위해 또 한 마리의 돼지를 데려 온다. 이름은 지사랑. 오자마자 첫날부터 터줏대감을 밀치고 제 먹이를 확보하기 바쁜 지사랑은 지우리보다 5개월 정도 먼저 태어난 형님이다. 한 여름 쉽게 부패하는 먹이와 쌀뜨물이 아니면 먹지 않는 편식하는 돼지 두 마리 때문에 아이들은 눈 코 뜰 새가 없다. 어느 날, 지우리는 고열과 기침에 시달리는 증세를 보이더니 급기야 폐렴 판정을 받는다. 아이들은 수의사를 통해 돼지의 건강을 지키는 갖가지 방법들을 배우며 지사랑과 지우리에게 더 정성을 쏟는다. 계절이 바뀌고, 담임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충격적인 가축들의 도축 영상을 보여준다. ‘동물의 죽음’이 있어야만 비로소 고기를 먹을 수 있다는 진실, 아이들은 그 무게를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영상이 끝나고 한라뫼반 교실은 혼란스러움으로 가득한데... 급식으로 나온 돈가스에 손이 가지 않는 아이들. ‘식용돼지 키우기’의 마지막은 지사랑과 지우리를 도축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한다. 이대로 계속 키울 수는 없을까? 돼지를 도축한다면 누가 해야 되는 것일까? 용감하게 현실과 부딪힌 아이들은 과연 어른들의 고기먹기 대안을 찾아낼까? 《SBS스페셜 고기》 2부에서 27명 한라뫼반 아이들의 대답을 들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