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0회 SBS 스페셜
SBS 스페셜
방송일 2011.12.11 (월)
달콤한 로그아웃, 아날로그 날다 방송일시 : 2011년 12월 11일 (일) 오후 11시 연출 : 허강일, 유용석 / 조연출 : 김영준, 서보경 글 · 구성 : 박정련 / 보조 작가 : 이정은 “가방에 스마트폰이 없다는 걸 안 순간 패닉이 왔어요. 결국 일터까지 왔다가 택시타고 다시 집으로 돌아갔어요.” 배터리 교체만 하루에 여섯 번. 이세라 씨는 스마트폰을 ‘친구’ 같다고 했다. 게다가 스마트폰의 중매 덕에 결혼할 남자친구까지 만났다. 스스로 스마트폰 때문에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하는 그녀. 스크린 상에서 많은 친구들과 소통하고 있지만 되돌아보면 뭔가 허전한 마음뿐이다. “스마트폰 없으면 친구들과 어떻게 소통하지?” “스마트폰은 제 여자 친구이자, 엄마이자, 제 보물이죠.” 신인 연기자인 김주혁 씨는 연기 연습을 할 때 스마트폰이 없으면 안 된다. 대본도, 영상도 모두 스마트폰 안에 들어있기 때문이다. 연습하다 메시지나 알림이 오면 답장, 내친김에 인터넷 검색하기를 여러 번, 그는 문득 어느 하나에도 제대로 집중하지 못하는 자신을 발견한다. ‘스마트폰 중독인가? 연기연습에 집중을 할 수가 없다.’ “스마트폰은 저에게 있어 갓난아이에게 불러주는 자장가 같은 존재 예요.” 새벽 두 시. 스마트폰으로 뭔가를 하지 않으면 잠이 오지 않는다는 은정수 씨. 자리에 누운 채로 영화를 시청하기 시작한다. 그런데 주연배우가 누구였더라? 방금 본 영화 주인공 이름이 생각이 나질 않는다. 요즘 뭔가를 기억하기가 어려운 그. ‘스마트폰을 사용한 이후로 뭔가를 자꾸 잊는 것 같아’ 스마트 세상, 우리는 정말 스마트해졌을까? 2011년 10월 28일, 스마트폰 가입자 수가 2천 만을 넘어섰다. 2년 전 스마트폰이 보급됐을 때 가입자 수는 47만 명. 2년 사이에 무려 약 40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정말 스마트해졌을까? “서류를 작성 중이었는데 메일이 왔다는 알람이 울려서 메일보고, 뉴스보고, 무료 문자 메시지 나누다 보니 한 시간이 지났더라고요. 업무에 한 시간 이상 집중하기 힘들어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이야기다. 스마트폰을 사용한 후부터 잦아진 멀티태스킹 때문에 집중도 안 되고 따라서 업무효율성도 떨어진다고 한다. 과연 인간은 여러 가지 일을 한꺼번에 하면서 모든 것을 잘 해낼 수 있는 것일까? 미국 스탠포드대학에서는 사람이 과연 멀티태스킹을 할 수 있는지 연구했다. 드디어 밝혀진 놀라운 결과! “친구와 대화하다 모르는 이야기가 나와서 스마트폰으로 검색했는데, 뒤돌아서니 기억이 나지 않아요.” 같은 일을 하더라도 스마트폰으로 한 일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는 사용자들도 늘고 있다. 과연 매체에 따른 기억력에 차이가 있는 것일까? 우리는 종이와 스크린 상의 문서를 놓고 어떤 것이 더 기억에 잘 남는지 실험해보았다. 과연 그 결과는 어땠을까? 온라인 기기와 거리두기 “가끔은 디지털 기기를 끄고 가족들과 저녁식사도 하고, 아내에게 키스도 해주고. 그래서 인간과 컴퓨터는 다르다는 걸 우리가 한 번 상기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컴퓨터가 존재하는 이유는 인간을 행복하게 만들어주고 파워풀하게 해주는 겁니다. 그런 다음에 껐다가 바로 켜야 합니다. 저도 항상 자주 켭니다.“ - 구글 회장 에릭 슈미트 - 지금 세계는 온라인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이 한창이다. 언제 어디서나 24시간 연결되어 있는 온라인 피로감이 오히려 아날로그로의 회귀를 부추기는 것. 뉴욕 번화가에 있는 한 카페에서는 노트북이나, 스마트폰을 쓰는 사람을 찾아볼 수 없다. 24시간 연결되어 있는 온라인 피로감이 심해지면서 지친 사람들을 위해 인터넷을 차단한 대화와 사색의 공간이기 때문이다. 3년 반 동안, 온라인 안식일을 매주 지켜온 미국의 유명한 저널리스트 ‘윌리엄 파워스’ 씨는 일주일의 하루는 집 안의 인터넷 선을 뽑는다. 컴퓨터와 스마트 기기를 사용하지 않고 가족들과의 오붓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다. 이 날은 가족의 온라인 피로를 풀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다. 덕분에 가족 간의 관계를 회복할 수 있었단다. 온라인 기기를 사용하지 않는 기업도 있다. 일본의 한 인재파견회사 영업부에는 컴퓨터와 스마트폰이 없다. 메일이나 SNS를 이용하지 않고 고객과 직접 얼굴을 보고 대화를 해야 신뢰를 쌓을 수 있다는 것이 그들의 영업방침이다. 고객과 직접 소통하는 경영방침으로 회사의 매출액도 많이 올랐다고 한다. 이제 온라인 기기와 거리두기는 세계적인 추세다. 그들은 왜 온라인 기기와 거리두기를 실천하는 것일까? 이제 온라인에 의존하는 생활을 해온 이세라, 김주혁, 은정수 씨가 스마트폰 없는 생활에 도전한다. 겨우 손바닥만 한 스마트폰 없다고 생활이 이렇게 힘들다니! 없으니 불안하고, 불편한 것은 모두가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사람들과 직접 대면하고 소통하는 것이 소중하다는 걸 깨닫기 시작하는데.. 스마트폰 없이 사는 세상은 상상도 할 수 없다고 하던 그들은 과연 아날로그 세상으로 날아갈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