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2회 SBS 스페셜
SBS 스페셜
방송일 2012.08.19 (일)
노메달리스트 - 그대 눈물은 뜨겁다 방송일시 : 2012년 8월 19일 밤 11시10분 연출 : 송 경 작가 : 김경은 ■ 기획의도 환희와 좌절, 눈물... 감동의 드라마를 연출했던 2012년 런던 올림픽에 참여했던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는 모두 245명이다. 저마다의 꿈과 목표를 안고 땀 흘리며 달려온 4년. 그러나... 목표치를 훨씬 상회하는 성과를 거두었음에도 우리가 가질 수 있었던 메달은 금메달 13, 은메달 8, 동메달 7개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나머지 선수들은? 강도 높은 훈련을 견디며 수없이 많은 땀과 눈물, 고통을 이겨내고 좁디좁은 올림픽의 관문을 넘은 수많은 선수들. 승자와 패자가 철저하게 성적에 의해 결정되는 올림픽에서, 국민과 언론의 관심은 메달에만 집중되게 마련이다. 비록 승자의 환호에 가려졌지만, 패자에게도 메달 못지않은 값진 땀의 가치가 있다. 그러나 승자 뒤에 가려진 그들은 지금 정신적 고통으로 인해 방황의 시간을 보내고 있고 주위의 시선까지 피하고 있는 현실이다. 올림픽의 화려한 무대가 끝난 지금, 그들의 가슴 아픈 심경과 일상을 담는다. 왜? 그들 역시 뜨거운 박수를 받아야 마땅한 사람들이니까... ■ 주요내용 예상치 않았던 “탈락” 그리고 “아픔” 지난 7월 28일, 다부진 각오로 런던 땅을 밟은 245명의 한국선수 중에는 금메달이 유력시 되는 몇 명의 선수가 있었다. 올림픽 첫 출전이었던 세계랭킹 1위 복싱 라이트플라이급 신종훈 선수. 24년 만에 복싱 금메달 기대주로 관심을 한 몸에 받았지만 16강전에서 판정패를 당하며 예선 탈락했다.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인해 메달을 놓친 선수도 있었다. 유도 간판스타 왕기춘은 32강전에서 오른쪽 팔꿈치 부상을 당하면서 결국 4강에서 탈락했고, 2008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리스트였던 역도 사재혁은 인상 2차 시기에서 오른쪽 팔꿈치가 꺾이는 사고로 경기를 포기해야 했다. 런던올림픽의 최대 화두였던 편파판정에 휩싸인 선수도 있었다.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60kg급 정지현. 그는 8강전에서 파울이라는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결국 고배를 마셔야 했다. 그들이 메달을 위해 수많이 흘렸던 땀의 결과는 돌이킬 수 없는 아픔으로 다가왔다. 방황의 시간 그리고 “못 다한 이야기” “제가 죄지은 사람 같아요. 계속 방에만 있다가 며칠만에 처음 나온 거예요.” - 신종훈 인터뷰 中 복싱 신종훈 선수는 24년 동안 노 골드의 한을 이루어 줄 거라고 믿은 주변의 기대를 저버린 자신 때문에 16강 경기에서 탈락 후 3일 동안 밖을 못 나왔다. 사람들의 시선이 두려웠기 때문이다. 그저 방에서 울고 또 울었다. “한 번 이런 시합에서 지고 나니까 사람들을 못 만나겠는 거예요. 괜히 내가 피해 다녀야 하지 꼭 죄진 사람 같고.” - 신종훈 인터뷰 中 “역도가 정말 싫어졌어요. 무서워졌으니까.. 자신이 없어지더라고요” - 사재혁 인터뷰 中 2008베이징올림픽 결승에서 갈비뼈 부상을 당하면서 경기시작 13초 만에 금메달이 좌절됐던 유도선수 왕기춘, 그에게 런던올림픽은 못다 이룬 꿈의 무대였지만 또 다시 부상으로 금메달의 꿈을 접어야 했다. 그는 지금 연락이 두절된 채 방황하고 있다. 레슬링 정지현 선수는 석연찮은 판정으로 억울한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역도 사재혁은 올림픽 2연패를 위해 5번의 수술까지 받고 출전 했지만 더 큰 부상을 안고 귀국, 수술 후 외부와의 연락을 끊은 채 병원에 입원중이다. 그런 그가 《SBS스페셜》에 처음으로 심경을 토로하였다. 역도의 전설, 장미란 역시 부상을 숨기고 투혼을 발휘했다. 처음부터 힘든 싸움이었음을 알면서도 끝까지 최선을 다한 장미란. 그러나 그녀에게 남은 건 무언가 말 못할 하염없는 눈물뿐이었다. 이들의 마음속에는 하고 싶은 얘기가 있어도 할 수 없고 그저 죄인처럼 피해 다니면서 지독한 외로움과 싸우고 있다. 누가 이들의 못 다한 얘기를 들어줘야 하지 않을까? 그들이 다시 일어서야 하는 이유 모든 건 시간이 해결해 준다고 한다. 그러나 그들에게 그 시간 또한 엄청난 고통의 순간들이다. 올림픽 금메달은 하늘이 주는 것이라고 얘기한 어느 선수의 말처럼 메달의 가치로 그들을 평가하고 폄하하는 것은 그들이 흘린 땀의 세월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지금도 어디선가 방황하고 고통 받고 있을 그들에게 남은 인생을 선수로서, 사회인으로서, 가장으로써 다시 꿈을 갖고 목표를 세워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관심과 격려를 아낌없이 주는 것이야 말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대한민국을 대표하여 뛰었던 ‘국가대표’ 선수들이기 때문이다. ■ 주요 취재대상 - 복싱 신종훈 - 유도 왕기춘 - 역도 사재혁 - 레슬링 정지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