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5회 SBS 스페셜
SBS 스페셜
방송일 2012.09.09 (월)
오늘을 사는 아이들 –아동호스피스 방송일시 :2012년 9월 9일 (일) 밤 11시 연출 :이윤민 작가 : 홍상희 내레이션 : 탤런트 구혜선 《 호스피스 병동에 찾아온 11살 소녀 》 대구의 한 호스피스 병동에 얼마 전, 특별한 손님이 찾아왔다. 불과 6개월 전만 해도 태권도를 잘하는 소녀였다. 악성 교모세포종에 걸리기 전까지는. 말기암 환아가 성인호스피스 병동을 찾는 경우는 극히 드문 일.. 가족들은 어떻게 호스피스를 선택하게 된 걸까... 빗겨갈 것 같지 않은 무거운 현실이 어린 소녀의 삶을 가로막고 있을 때, 무엇을 해줘야 할까.. 무엇이 11살 소녀를 위한 최선일까... 《 13살, 민진이의 고민 1호 》 ‘과연 내가 걸을 수 있을까? 언제쯤 걷게 될까? 어떻게 하면 남들보다 좀 더 빨리 걸을 수 있을까?‘ 항암치료를 받던 도중 마비된 두 다리.. 고된 치료의 후유증으로 하루에도 몇 번씩 먹은 것을 토해내는 생활.. 민진이의 머릿속에는 아직도 종양이 남아있다. 일단 안정기에 들어간 민진이가 지금처럼만 잘 버텨주기를 간절히 바라며 가족들은 희망을 놓지 않고 있다. 아픈 아들을 돌보면서 겪는 가족들의 고민과 어려움은 무겁게 쌓여만 가는데... 현실은.. 이 모든 것이 오로지 가족의 몫이라는 것이다. 《 차마 보내지 못하는 내 딸.. 하늘이 》 “앞으로 한 달 밖에 남지 않았다는 말을 듣고 한달 내내 울었어요. 누가 옆에서 의논하고 도와주고 말할 사람이라도 있었으면 그 한 달을 울면서 보내지 않았을 거예요 그리고 만약에 앞으로 3일이 남았다는 걸 알았다면 과감하게 약을 끊고 하늘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동네 한 바퀴 돌았을 거예요" 더는 만질 수도, 품에 안을 수도 없는 이별이 찾아오고야 말았다. 하지만 엄마는 아직도 딸을 보내지 못하고 있다. 국내에 단 세 명밖에 없다는 희귀질환 장관상피형성 이상증을 앓았던 딸, 하늘이는 태어나서 여섯 살이 될 때까지 병원에서 힘겨운 투병을 계속해야 했다. 그리고 일 년 전 여섯 살이 되던 해, 하늘이는 엄마 품을 떠나고 말았다. 남은 가족들에게 하늘이의 아픈 빈자리는 무엇으로도 채워지질 않는다. 더 많이 해주지 못한 것만 같아 미안하고 어린 딸이 고통만 받다 떠난 것 같아 속상하다. 아픈 마음은 시간이 흘러도 나아지질 않는다. 오래도록 지워질 것 같지 않은 상실감과 상처.. 그 슬픔의 무게를 줄일 수 있는 길은 없었을까.. 《 영국 교포, 정선이를 위한 최선의 선택 》 영국으로 이민을 온 그 해, 딸 아이가 난치병 진단을 받았다. 미토콘트리아 증후군으로 성인이 되기전에 죽을 수 있다는 의사의 선고. 14살 정선이의 모습이 엄마의 마지막 기억이 됐다. 정선이를 보낸 마지막 쉼터, 그곳은 아동호스피스였다. 살아있을 당시 정선이가 가장 신나게 놀고, 마냥 웃을 수 있었던 곳이 바로 아동호스피스 였기 때문이다. 죽음을 준비하러 가는 곳이라는 편견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건, 아동호스피스 돌봄을 받는 동안 정선이가 행복해했기 때문이다. 우리에겐 낯선 아동호스피스.. 성인호스피스와는 어떻게 다르며, 아이들을 위해 무엇을 해주는 곳일까.. 《 세계최초의 아동호스피스, 헬랜하우스를 가다 》 1982년 세계최초로 아동호스피스를 시작한 영국의 헬렌하우스. 아동호스피스는 투병중인 아이를 돌보느라 지친 부모를 편하게 해주고 싶었던 한 수녀의 작은 발걸음에서 시작됐다. 생명의 위협을 받는 질환을 앓는 아동과 그 가족이 휴식을 취하고, 평범한 일상을 누릴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바로 아동호스피스의 목적이다. 헬렌하우스에는 상주하는 의료진과 각 분야의 전문가, 자원봉사자들이 팀을 이뤄 아이들을 일대일로 돌보고 있다. 어린 자녀가 아프면서 겪게되는 가족의 고충을 덜어주고 투병중인 환아와 가족들이 사회로부터 고립되지 않고 외롭고 힘들지 않게 지지해주는 곳, 아동호스피스는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제 2의 가족이자 삶의 동반자다. 헬렌하우스를 시작으로 현재 영국엔 42군데의 아동호스피스가 있다. 《생명의 위협을 받는 아이들과 가족의 일상을 되찾아주는 길,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 국내에서도 수많은 환아의 가족들과 의료진들 사이에선 아동호스피스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싹트고 있다. 실제 아동호스피스에 대한 요구도가 어느 정도인지 알아보기 위해 제작진은 대구한의대학교 정연순 교수, 경북대학교 박상연 교수와 함께 공동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아동호스피스를 받을 의향이 있다는 응답이 36%, 아동호스피스를 통해 받고 싶은 도움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75%가 아이들의 정서적인 지지가 가장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도움이 필요한 수많은 아이들과 가족들을 위한 아동호스피스, 한국 문화와 정서에 맞는 아동호스피스는 어떻게 시작되어야 하는걸까? 《 에필로그, 민진이의 ‘소원’ 을 전하며...》 민진이는 오늘도 하고 싶은 일이 너무나 많다. 학교도 가고 싶고 배드민턴도 치고 싶고 극장에도 가고 싶다. “하루하루가 맨날 다른 스토리였으면 좋겠어요 하룻밤을 자고 일어났더니 피노키오고 또 하룻밤을 자고 일어났더니 다른 역할이 되고.. 하루하루가 새로웠으면 좋겠어요.“ 내일이 기대되는 평범한 하루... 민진이가 웃을 수 있는 하루를.. 어떻게 만들어줘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