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 교양 · 예능 · 스포츠

SBS 앱에서 시청하세요

재생
321회 SBS 스페셜

SBS 스페셜

방송일 2013.04.21 (월)
죽어도 못 버리는 사람들

방송: 2013년 4월 21일(일) 밤 11시 15분
연출: 박진용 글·구성: 신진주
내레이션: 정형석

◇기획의도◇

저장강박(Compulsive hoarding)
  최근 집안 가득 발 디딜 틈 없이 쓸모없는 물건들로 옹벽을 쌓아 놓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심심찮게 접한다. 그들은 밖에서 신문, 폐지, 빈병, 플라스틱, 고철, 나무 등을 쉴 새 없이 가져와 집안에 쌓아둔다. 그리고 절대 버리는 법이 없다. 잡동사니 더미 속 그들만의 왕국에서 그들은 위안과 편안함을 느끼며 생활한다. 이러한 그들의 비정상적인 행동은 물건에 집착해 수집하고 저장하는 '저장강박(Compulsive hoarding)'이라는 정신장애에서 오는 것으로 호딩 장애(Hoarding Disorder)의 한 부류이다. 
  쓸모없는 물건을 버리지 못 하고 사거나 주워와 집안 가득 축적하는 행위를 호딩(Hoarding)이라 일컬으며, 이러한 행위를 하는 사람을 호더(Hoarder)라 부른다.

세계적인 예술가 앤디 워홀(Andy Warhol)
  세계적인 예술가 앤디 워홀은 동화책, 유명인의 신발, 편지, 사진, 기사 등을 수집했으며 사람들이 쓰레기라고 취급하는 물건까지 모았다. 그는 책상 위의 물건들을 모두 상자에 담은 뒤 타임캡슐이란 이름으로 부르길 좋아했는데, 집안에 타임캡슐 상자만 600개가 넘었으며 집이 5층 건물임에도 불구하고 물건으로 가득 차 그는 겨우 2개의 방에서만 생활했다. 앤디 워홀은 저장강박 증세를 보이는 호더(Hoarder)였다. 
  저장강박은 우리나라에서는 낯설지만 외국에서는 잘 알려진 증상으로 최근 해외의 많은 언론에서 다루어졌다. 미국의 한 방송사에서는 ‘호더스(Hoarders)'라는 프로그램에서 이러한 증상을 앓고 있는 호더들의 이야기를 매주 다루고 있을 정도로 저장강박이라는 증상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이러한 증상을 보이는 사람의 수가 세계적으로 700만 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소유 할 것인가, 소유 당할 것인가
  많은 물건들이 생산 되고, 소멸 되는 물질 만능 주의 시대. 남보다 더 많은 물건을 소유하기 위해 더 고단하게 일하며, 보다 중요한 가치를 기꺼이 희생하는 사람들. 어느 순간부터 물건에 집착하고, 모으게 되면서 물건에 집을 내주고 정작 자신은 그 물건 더미의 틈바구니에서 생활을 하는 사람들. 그곳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호더들의 수는 최근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물건을 소유하기보다 물건에 소유 당한 삶을 살고 있는, 쓸모없는 물건에 그토록 집착하는 그들은 누구일까? 

◇주요내용◇

죽어도 못 버리는 사람들

“돈으로 보이죠. 뭐든지 다... ... 보물로 보여요.”

 한 경찰의 제보로 찾아간 경기도의 주택가 어느 집 앞. 믿을 수 없는 광경이 눈앞에 펼쳐져 있었다. 한 사람 겨우 통행 할 수 있을 정도의 길만 남겨 놓고 골목 가득 쌓인 잡동사니들. 그 길을 따라 들어가 본 집은 마당 가득 메운 잡동사니 때문에 대문을 닫을 수도 없을 뿐 아니라 현관도 집안에서 넘쳐나는 물건으로 거의 막혀있는 상황. 더 놀라운 것은 이집에 사람이 살고 있다는 이웃주민들의 증언. 한참 후에야, 잡동사니 사이로 부부가 모습을 드러냈다. 부부를 따라 잡동사니 틈으로 기어 들어간 집안은 그야말로 놀라운 풍경이었다. 머리가 천장에 닿을 정도로 쌓인 잡동사니더미. 이들 부부는 잡동사니에 파묻혀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들은 왜 집안 가득 잡동사니를 채웠을까?

“나도 모르게 모았어...”

  광주에선 잡동사니로 가득한 5채의 집이 발견됐다. 놀라운 건 이 5채의 집들이 모두 한 사람의 집이라는 것이다. 도대체 누가 5채나 되는 집에 잡동사니를 가득 채웠을까? 그 주인공은 처자식이 떠난 뒤 10년 넘는 긴 세월동안 잡동사니를 모으며 그 속에서 홀로 생활해 왔다는 김씨 할아버지. 오랫동안 연락을 끊고 살았다는 형님은 동생이 쓰러졌다는 소식에 10여년 만에 동생의 집에 찾아왔다가 이 광경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한다. 형님은 요양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생의 건강을 돌보는 한편, 동구청의 협조로 5채 중 2채의 집을 청소할 수 있었는데, 첫 번째 집에서 18톤, 두 번째 집에서는 50톤이 넘는 쓰레기가 수거 되었다. 이렇게 어마어마한 잡동사니 중 김씨 할아버지가 특히 집착한 물건은 라디오였는데, 5채의 집 중 한 곳에서만 수백 대의 라디오가 나왔을 정도로 많은 라디오들이 집안 가득 빽빽하게 쌓여 있었다. 그 이유를 묻자 자신도 모르게 라디오를 모으게 됐다는 할아버지. 전형적인 호더(Hoarder)의 특징이었다.

“한계가 왔어요. 할 수만 있다면 그만하고 싶어요.”

  호딩 장애(Hoarding Disorder)는 물건 뿐 아니라 동물을 모으는 애니멀 호딩(Animal Hoarding),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을 모으는 푸드 호딩(Food Hoarding) 등 그 종류도 다양하다. 경기도에 사는 이씨는 17년 전 유기견 한 마리를 주워온 것을 시작으로 애니멀 호딩이 시작 됐다. 개 45마리, 고양이 13마리 때문에 잠을 잘 공간이 없어 부인과 딸은 처갓집에서 잠을 자고, 17년간 함께 외출은커녕 나날이 빚만 늘고 있다는 이씨 부부. 이들은 그만 이 생활에서 벗어나고 싶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제작진은 의료팀과 함께 호딩 장애를 치료할 방법을 찾아보기로 했다.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을 버리지 못하는 푸드 호딩 때문에 겸상은커녕 집안에 벽을 쌓아 둘 정도로 아들과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다는 문씨도 호딩 치료 과정에 동참했는데... 이들은 과연 호딩에서 벗어나 일상의 행복과 가족관계를 회복 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