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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6회 SBS 스페셜

SBS 스페셜

방송일 2013.08.25 (월)
슈퍼맨을 찾아서
- 영웅의 비밀


방송일시: 2013년 8월 25일(일) 밤 11시 15분
내레이션: 김C 
연출: 박진용


선의 방관은 악을 꽃 피우게 한다. 
  - 에드먼드 버크


뉴스에선 끊임없이 충격적인 사건 사고 소식이 흘러나온다. 

대로변에서의 칼부림 사건, 
버스나 지하철에서의 묻지마 폭행, 
집 앞 골목길에서의 성폭행 사건 등...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일어나는 사건 사고에 
사람들은 마음이 불편하다. 

왜 아무도 도와주는 이가 없을까...


# 슈퍼맨이 된 사람들

“구해야겠다 생각해서 뛰어 내려갔어요. 무작정...“

지난 6월1일 평택역, 술에 취해 한 남성이 선로로 떨어졌다. 선로 위에 의식을 잃고 쓰러진 남자를 향해 화물열차가 미끄러져 들어오고 있던 긴박한 순간, 평범한 대학생이었던 정영운 군은 선로로 뛰어 내려가 남자를 구했다. 8초만 늦었어도 귀한 목숨을 잃을 뻔했던 아찔한 순간이었다.


“순간적으로... 
두려움을 생각 할 여지도 없었죠.”

지난 해 2월, 강원도 평창군. 미탄우체국에 근무하는 집배원 전인호 씨는 평소와 같이 우편물 배달을 하고 있던 중, 한 목조주택에서 불이 나는 것을 목격 했다. 서둘러 119에 신고를 한 후, 망설임 없이 불속으로 뛰어  집안에 쓰러져 있던 주인 할머니를 들쳐 업고 나왔다.


“잡아야 된다고 생각했어요. 
가족이나 지인이 그 상황에 처했다고 생각하면 
그냥 지나치진 못 할 것 같아요.“

지난 4월, 광주 우산동에 있는 한 아파트 앞을 친구와 차를 타고 지나가던 조대현 씨는 한 남성과 여성이 실랑이를 하는 모습을 이상하게 여기고 다급히 차에서 내렸다. 다가가 여자에게 괜찮냐고 물어보려는 찰나, 남자는 도주하기 시작했고 조대현 씨도 같이 뛰기 시작했다. 추격전은 100여 미터 이상 계속 됐고, 포기하지 않고 쫓아가 결국 남자를 잡았다. 알고 보니 잡힌 남자는 귀가 중이던 여성을 강제추행하고 있었고, 예전에도 이와 비슷한 일로 보호관찰을 받고 있는 상습범이었다. 


“내가 안 하면 많은 사람이 다치겠구나. 내가 제압해야겠구나. 
그 생각 하나에요.“

지난 해 8월, 여의도에서 한 남성이 전 직장 동료 두 명과 지나가는 행인에게 흉기를 휘두른 사건이 일어났다. 퇴근 시간에 일어난 일이라 주변엔 사람이 많았지만 흉기를 들고 날뛰는 괴한에 사람들은 몸을 피하기 바빴다. 그야말로 아비규환이던 그때, 이각수 씨는 맨몸으로 범인을 쫓아가 발차기로 제압, 최악의 상황을 막았다.


# 슈퍼맨이 필요한 세상

개인주의가 만연한 경쟁사회에서 사람들은 자신의 안위와 성공에만 관심을 두고, 남의 일엔 철저하게 무관심하다.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사는 이웃의 얼굴도 잘 모르는 현대사회에서 남의 일에 끼어들었다가는 오지랖이 넓다는 핀잔을 듣기 일쑤다. 또 괜히 끼어들었다가 오히려 귀찮은 일에 휘말리거나, 보복 범죄를 당할까 두려워 위험에 처한 사람을 보아도 방관하거나 외면해 버린다. 

하지만, 가끔 다른 이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뛰어드는, 특별한 존재들이 있다. 간간히 들려오는 그들의 이야기는 반갑고, 또 감동적이다. 그들은 지하철 선로에 사람이 떨어지자 재빨리 뛰어내려 목숨을 구하기도 하고, 거리에서 한 노인이 무자비하게 폭행을 당하고 있을 때 용감히 뛰어들어 이를 제지하기도 하며, 무고한 시민을 찌른 뒤 흉기를 들고 달아나는 범인과 맨몸으로 맞서 싸우기도 한다. 우리는 그들을 영웅이라 부른다.

영웅하면 빨간 망토를 휘날리며 하늘을 날고, 초인적인 힘으로 위험에 처한 사람들을 구하는 영화 속 영웅들을 떠올리겠지만, 실제 우리의 영웅들은 평범하기 그지없다. 진로를 고민하는 대학생, 시골 우체국의 집배원, 어느 한 가정의 아빠, 수줍음 많은 막내아들, 등... 그들은 우리의 가족일 수도 있고, 친한 친구일 수도 있고, 또 가까운 이웃일 수도 있다. 

필립 짐바르도 교수(스탠퍼드대학교 명예교수, 심리학자)는 오늘날 나폴레옹, 징기스칸, 이순신, 세종대왕과 같은 대(大)영웅의 탄생은 불가능하고, 매일매일 영웅이 부상하는 시대가 왔다고 말한다.  이제 신(新)영웅, 골목영웅, 시민영웅들이 많이 나타나지 않으면 안 되는 절대 절명의 시대가 왔다. 고령화시대와 더불어 1인가구 시대에 접어들면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미리 미리 반목하는 사회가 아닌 소(小)영웅 신(新)영웅들이 이끌어가는 시민사회를 준비하지 않을 수 없다.


시민들 스스로 영웅이 되는 길이 
사회 범죄로부터 우리 모두를 지켜내는 것이다.
                                      - 표창원

범죄를 줄이고,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가장 큰 역할은 바로 시민들 스스로가 서로를 보호하고, 지켜주는 영웅이 되는 것이다. 본 프로그램을 통하여 우리 주변의 시민영웅들을 돌아보고, 더 많은 영웅의 탄생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또 그 필요성을 생각하는 계기를 가져본다.

 
# 영웅이 가진 특별한 1%

타인을 위해 위험을 무릅쓰는 영웅들과 자신이 일이 아니라면 외면하고 방관하는 우리들의 차이는 무엇일까? 우리는 먼저 영웅들이 지니고 있는 공통적 기질은 없는지 살펴보기 위해 16명의 영웅들이 참여한 가운데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김경일 교수팀의 도움을 받아 헥사코 성격 검사을 실시하였다. 정직성, 정서성, 외향성, 원만성, 성실성, 개방성 6개의 항목을 살펴본 결과, 영웅들이 가지고 있는 공톡적인 성격은 과연 무엇일까?
또한 고려대학교 심리학과 김학진 교수팀과 함께 공감능력 테스트와 FMRI 촬영을 통해 영웅의 뇌를 관찰, 영웅과 일반인의 차이를 밝혀낸다. 평범한 그들이 영웅이 될 수 있었던 특별한 1%는 과연 무엇일까? 영웅도 몰랐던 영웅의 비밀을 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