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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8회 SBS 스페셜

SBS 스페셜

방송일 2013.09.08 (월)
감시사회
- 누군가 당신을 지켜보고 있다

2013년 9월 8일(일) 밤 11시 15분
연출: 이동협, 글∙구성: 윤주희


자신의 개인정보가 침해당하고 있는지도, 누가 나를 감시하는지도 알 수 없는 
2013년의 감시사회를 폭로한다.
과연 이 시대 ‘프라이버시’는 존재하는가?


# 나의 모든 것을 알고 있는 마술사...“나는 당신에 대해 당신보다 더 많은 것을 알고 있다”

구글, 페이스북을 비롯한 인터넷 사이트에는 얼마나 많은 당신의 정보가 저장되어 있으며 그 정보를 통해 당신에 대해 어디까지 알 수 있을까? 제작진은 보안전문업체 박찬암 팀장의 자문으로 실험 참가자들이 인터넷에 남긴 흔적들을 모아 보았다. 마술사 이준형과 1:1 심리 마술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 알고 스튜디오를 찾은 실험자들. 그들은 자신의 과거와 현재에 대해 속속들이 알고 있는 마술사의 이야기에 처음에는 신기해하다가 남들이 알지 못할만한 자신의 비밀스러운 이야기까지 마술사의 입을 통해 흘러나오자 당황해한다. 과연 그들이 인터넷에 남긴 흔적들은 무엇이었을까?

‘구글(Google)’에 자신의 이름, 이메일, 휴대폰 번호, ID를 한 번쯤 검색해본 사람이라면 구글이 당신에 대해 얼마나 많은 정보를 저장하고 있는지 알고 있을 것이다. 〈구글의 두 얼굴〉의 저자 스콧 클리랜드는 이처럼 구글을 비롯한 IT 기업들이 가지고 있는 수많은 정보들은 당신이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악용될 수도 있다고 말한다. 

# 구글 글래스! 꿈의 미래인가 공포의 미래인가?

제작진은 유투브에서 화제가 된 ‘구글 글래스로 촬영한 체포 영상(Google Glass-The First Fight & Arrest Caught on Glass)’을 만든 크리스 배럿을 만났다. 체포 현장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가까이 다가가 피의자들의 얼굴을 촬영할 수 있었던 것은, 그 상황을 녹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무도 모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구글 글래스의 다양한 기능들은 사람들의 생활을 편리하게 만들어 줄 수도 있겠지만, 제품을 사용하면서 생성되는 모든 개인 정보들은 구글의 데이터 센터로 자동으로 보내지고 저장된다. 구글 글래스와 같은 새로운 기술들을 사용하기 위해 개인 정보가 수집되는 것쯤은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크리스 배럿과 이러한 기술들이 당신의 모든 것을 지켜보는 빅 브라더의 출현으로 이어질 것이라 경고하는 스콧 클리랜드의 이야기를 통해 첨단 기술과 프라이버시의 균형점을 찾아본다. 

# 전 CIA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의 ‘프리즘’ 폭로

2013년 6월 6일 홍콩의 한 호텔, ‘가디언(guardian)’의 칼럼니스트와 프리랜서 다큐멘터리 제작자가 한 미국 청년을 만나 극비 인터뷰를 가졌다. 그는 미 국가안보국(NSA)과 정보기관들이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의 커뮤니케이션 정보들을 수집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그의 이름은 ‘에드워드 스노든’, NSA와 계약을 맺은 민간정보업체에서 일을 해왔던 전직 CIA 요원이었다. 

그가 폭로한 자료에 따르면, NSA는 ‘프리즘(PRISM)’이라는 정보감시 프로그램을 이용해 수십억 명의 사용자들이 이용하는 구글, 페이스북,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IT 기업들의 서버를 자유자재로 접근했다고 한다. 이를 통해 NSA는 이메일은 물론이고 동영상, 사진, SNS 채팅 내용까지 포함된, 개인의 모든 인터넷 활동을 감시해 왔다는 것이다. 프리즘을 통한 감시는 기존 감시의 양상과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분석하고, 이로 인해 보다 더 심각해질 프라이버시의 침해 가능성에 대해서도 살펴본다.

# 내 손 안의 감시자, 스마트폰 - “그는 나의 모든 것을 보고 있었다!”

자신의 행동을 지켜보고 남들과 대화하는 내용까지 모두 듣고 있는 한 남자 때문에 고통스럽다는 정영미(가명) 씨. 그 남자는 정 씨가 언급한 적도 없는 그녀의 사소한 행동들과 주변 사람들과의 대화들까지도 실시간으로 다 알고 있었으며, 그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그가 자신의 스마트폰을 해킹하여 원격으로 조종했기 때문이라고 영미 씨는 믿고 있다. 

과연 그녀의 말처럼 스마트폰 원격 조종을 통해 누군가를 감시하는 것이 가능할까? 제작진은 보안업체 에스이웍스 홍민표 대표의 도움을 받아 스마트폰 해킹으로 한 사람의 일상을 어디까지 들여다 볼 수 있는지, 실험 참가자의 사전 동의를 얻어 스마트폰에 해킹 앱을 설치한 뒤 생활을 관찰해 봤다. 관찰이 시작된 지 여섯 시간 뒤, 제작진은 실험 참가자와 다시 만났다. GPS 정보를 통한 위치 추적, 문자 메시지, 통화 내역, 심지어는 여자 친구와의 저녁 식사 자리에서 나눈 대화까지도 홍 대표가 알고 있다는 사실에, 실험 참가자는 본인이 사전에 동의한 실험이었음에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이 정도의 해킹 앱을 만드는 것은 고도의 기술을 지닌 해커만이 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었다. 

# CCTV, 당신을 지켜줄 것인가 감시할 것인가?

당신은 건물과 거리에 설치된 CCTV에 하루 평균 80회 이상 자신의 모습이 촬영되는 사회에 살고 있다. CCTV는 예전부터 범죄 현장의 증거를 잡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고, 최근에는 사전에 설정된 특정한 상황이 발생하면 알람이 울려서 범죄를 예방할 수 있다는 지능형 CCTV가 보급되고 있으며 가까운 미래에는 얼굴인식 기술을 CCTV에 접목하여 범죄자와 실종자를 찾는 데 사용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러한 CCTV가 당신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데도 사용될 수도 있다면 어떨까? 한 버스회사에서는 버스에 설치된 CCTV를 통해 운전기사들을 감시하고, 심지어는 녹음까지 하고 있었다. 동료들과 회사에 대한 불만을 이야기했다는 이유로 징계를 받았던 이 씨. 자신을 지켜주기 위해 설치된 것이라 믿었던 CCTV가, 관리자들이 자신을 감시하기 위해 사용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그는 묘한 배신감과 함께 두려움을 느꼈다고 한다. 당신 주변에 우후죽순처럼 늘어나고 있는 CCTV, 과연 안전장치라고 생각하는가, 당신을 통제하기 위한 도구라고 생각하는가?


# 스노든 사건과 ‘감시사회’가 한국사회에 던지는 메시지

에드워드 스노든은 전 세계의 관심인물이 되었고 각국의 시민단체는 미국 정부에게 진실을 규명하라고 요구했다. 오바마 미 대통령은 ‘통화 기록 수집은 테러 용의자를 찾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으며, NSA 문서에 따르면 2008년까지 감시 프로그램을 통해 테러리스트 300여 명을 체포했다고 했다. 테러리스트 300명을 잡기 위해 NSA는 테러와 무관한 전 세계 수십억 명의 개인정보를 함께 수집하고 있었던 것이다.

2013년 8월 1일, 스노든은 러시아 임시 망명 허가를 받아 40일 동안 갇혀 있던 러시아 공항에서 나왔다. 스노든은 자신의 신변에 대한 위협보다 ‘이 모든 것들이 폭로 이후에도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 상황’을 더 두려워했다. 국가 정보기관의 위상과 역할에 대한 논쟁이 일어나고 있는 2013년의 한국 사회, 스노든의 폭로가 당신에게 던지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