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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3회 SBS 스페셜

먹방의 시대 - 밥상이 광장이다

방송일 2014.03.02 (월)
먹방의 시대 
밥상이 광장이다.

방송 : 2014년 3월 2일(일) 밤 11시 15분
연출 : 신동화 / 글·구성: 김남희 
내레이션 : 배우 유인나
 
■ 기획의도

2014년 대한민국 1인 가구는 488만 가구를 기록했다. 전체 인구의 4분의 1인 셈이다. 자의 반 타의 반 ‘나홀로족’이 된 사람들은 ‘1인 식당’, ‘혼자 밥 먹기 9레벨’ 같은 싱글족을 위한 식사문화가 하나의 트렌드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들은 정말 혼자 밥을 먹고 싶을까?

대한민국 [먹방] 시청인구 15만 명. 인터넷 방송 자키들이 먹는 모습을 보여주는 방송, 이
른바 [먹방]은 사람들을 식탁이 아닌 모니터 앞으로 이끈다. 시청자들은 [먹방]을 보며 홀린 듯 밥을 먹는다. 분명 혼자 먹고 있는데, 혼자가 아니라고 한다. 그들은 과연 누구와 함께 식사를 하는 것일까?

먹방 신드롬은 오프라인에서도 뜨겁다. 낯선 이들이 오로지 밥을 함께 먹기 위해 모인 ‘소셜 다이닝’! 밥 한 끼의 인연을 만들고 싶은 사람들이 식탁이라는 새로운 광장을 찾아 나선 것이다. 밥을 먹을 때만큼은 혼자이고 싶지 않은 개인들의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면서 새로운 주거형태도 생겨났다. ‘밥을 함께 먹는 것’이 조건이 되는 동거이다. ‘사람들은 이제 한 
끼를 먹어줄 사람이 아닌, 식구(食口)를 찾고 있는 것이다.

이번 [SBS 스페셜]에서는 ‘먹방 신드롬’이 가지는 시대적 의미를 짚어보고, 가족이 아닌 새로운 형태의 식구(食口)를 찾아나서는 현대인들에게 식탁은 어떤 의미인지 그 답을 찾아
보려 한다. 

■ 주요 내용 

외로운 대한민국, 먹방으로 당신을 초대합니다!

최근 한 TV 프로그램에서 유명 철학자는 ‘같이 밥을 먹는 사람’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며 “혼자 먹는 밥은 사료나 다름없다.”는 말을 했다. 하지만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많은 사람들은 사료 아닌 ‘사료’를 먹을 수 밖에 없는 시대가 되었다. 그런데 여느 때와 같이 나홀로 식사를 하던 이들 앞에 풍성한 식탁이 펼쳐졌다. 바로 인터넷 방송국에서 먹는 모습을 방송하는 방송자키(BJ: Broadcasting Jockey)들의 식탁이다. 고독한 ‘나홀로족’에게 이런 [먹방]은 편
의점 삼각김밥과 라면조차 진수성찬으로 만든다는데...매일 밤, 같은 시간 먹방의 세계로 초
대하는 BJ들과 먹방을 보며 열광하는 사람들의 심리는 무엇일까?

- BJ 더 디바 
먹방계의 여신이라 불리는 BJ로 연예인급 미모에 엄청난 식사량이라는 반전을 보여인기를 얻었다. CNN과 블룸버그 tv에 등장한 한류 먹방BJ이다.
- BJ비룡
군인 컨셉의 먹방으로 야외에서 방송을 진행하는 것이 특징. 추운 날씨에 길 한복
판에서 먹는 방송을 진행한다. 재료구입을 실시간으로 방송하고 행인들의 반응을 
곧바로 볼 수 있다.
- BJ음마
춤꾼 BJ 음마. 그저 ‘먹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아닌, 시청자 노래방, DJ쇼 등 시청자와 함께 놀고 즐길 수 있는 먹방을 진행한다. 깔끔한 방송 스타일도 최근 인기가 고속성장하고 있는 요인 중 하나. 

시가 있는 감성 밥상 : 오인태 시인

밥을 같이 먹는다는 건
삶을 같이 한다는 것

이제 뿔뿔이 흩어진 사람들은
누구도 삶을 같이 하려 하지 않는다.
나눌 희망도, 서로 
힘 돋워 함께할 삶도 없이
단지 배만 채우기 위해
혼자 밥 먹는 세상

밥 맛 없다.
참, 살 맛 없다.

오인태 시인의 [혼자 먹는 밥] 중

매일 저녁 수 천 명의 사람을 자신의 밥상에 초대해 시를 낭송하는 것. 불가능해 보이는 이 일을 오인태 시인은 100일 동안 진행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
까?

그의 개인적인 밥상은 SNS(Social Networking Service)에 차려져 일면식도 없는 많은 사람들과 마주할 수 있었다. 사진 한 장에 보이는 소박하지만 정성이 가득한 밥상과, 순수하게 자신을 드러낸 그의 시는 사람들의 배가 아닌 마음의 허기를 채워줬다.



마음이 배고픈 사람들의 모임: 소셜 다이닝

사회적으로 충분히 성공한 혼자 사는 남자, 광고 디자이너인 김건우(37세)씨는 오늘도 낯선 이들과 식사를 하러간다. 소개팅도, 선도 아닌 바로 ‘소셜 다이닝’이다. 결혼은 싫지만 밥은 꼭 누군가와 같이 먹고 싶다고 한다. 이런 이유로 소셜 다이닝을 찾는 것은 비단 건우씨 뿐만이 아니다. 

월요식당, 목요일엔 식당 등 다양한 이름의 소셜 다이닝 모임이 늘어나고 있다. 날짜 하나 정해두고 낯선 사람들이 식탁에 둘러앉는 것이다. 그들에게 공통점이라고는 ‘밥을 같이 먹고 싶다는 것’ 하나 뿐이다. 스스로 혼자를 선택한 이들이 결국 
낯선 이들과의 식사를 선택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새로운 식구(食口)의 탄생

정서적 외로움을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잇따르며 새로운 공존의 주거 형태가 주목받고 있다. 그런데 동거의 가장 중요한 조건은 바로 ‘밥을 같이 먹는 것’이다. 

“같이 먹는다는 것은 자기가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본성을 
공유한다. 이런 의미를 가지고 있거든요. 그래서 친해지는
 가장 핵심이 같이 먹는 거다. 그러니까 유대를 맺기 
위해서는 반드시 같이 먹어야 된다는 거죠”
		-강정원 교수(서울대 인류학과)인터뷰 중-

- 유메베지 도쿄 셰어 하우스
일본에서는 집값이 비싸 한 지붕에 방을 나눠 쓰는 형태의 주거형태가 늘어나고 있다. 사실 방을 나눴을 뿐 한 지붕 아래에서 밥 한 끼 같이 먹기 어려운 게 일본인들의 현실이다. 

도쿄의 한 셰어 하우스에서는 이런 일본인들의 현실에 반기를 들었다. 적어도 3시간의 식사시간을 소중하게 쓰자는 것이다. 매일 저녁 10명의 입주민이 거의 빠짐없이 함께 밥을 먹고, 서로를 식구(食口)라고 부르고 있다.
 

“식탁을 공유한다는 것의 의미는 지금부터의 일본도 그렇지만 
세계적으로도 필요해지지 않을까... 
그게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장소가 될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유메베지 입주민-


- 프랑스 꼴로까시옹

  1). 주 6일 함께 식사를 하고 야간 재택 하는 타입이라면 집세는 무료!
  2). 주 1일 함께 저녁 식사와 야간 재택의 타입이라면 집세 월 100 유로!
  3). 쇼핑 지원 등 계약 조항 추가 가능!

한국으로 치면 ‘하숙집’이다. 넉넉지 않은 대학생들이 주인 아주머니가 해주는 밥을 먹으며 저마다의 꿈을 키웠던 추억이 있다. 프랑스에는 대학생이 하숙을 하긴 하는데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같이 밥을 먹으면 집세가 무료라는 것!

프랑스에서는 이런 특이한 동거를 꼴로까시옹, 또는 『두 세대 함께 살기』라고 한다.이 동거의 실제 목적은 바로 외로운 노인과 돈 없는 대학생들의 공존이다. 좋은 취지라지만 70세 노인과 20대 청년 사이에 놓인 50년의 시간을 극복하고 한 지붕 아래 삶을 공유하는 것이 정말 가능한 것일까? 

노부부와 함께 밥을 먹는 것을 선택한 여대생 마리옹. 낯가림이 심하다는 그녀는 친딸보다 가까이서 노부부의 식사 준비를 돕는다. 낯선 이와의 동거에서 ‘같이 식사하기’를 선택한 것은 어떤 의미인지, 그리고 세대를 초월한 동거를 가능하게 만든 식탁을 공유하는 데서 오는 힘은 무엇인지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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