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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3회 SBS 스페셜

돈, 왜 쓰나요?

방송일 2018.03.25 (월)
돈, 왜 쓰나요?

방송일시: 2018년 3월 18일(일) 밤 11시 5분
연출: 함정민, 박성환 / 글·구성: 정진옥

휘황찬란한 금수저의 운명을 타고난 이들이 아니라면, 2018년 현재 대한민국에서 돈을 모으는 방법은 딱 하나 ‘절약’ 뿐이다. 그래서 ‘욜로(YOLO)’ 외치다 ‘골’로 간다는 우스갯소리에, 소비하면 ‘스투핏’ 쓰지 않으면 ‘그레잇’ 이란 말을 듣는 요즘. ‘돈을 왜 쓰나요, 안 써도 잘 사는데’라고 외치는 짠돌이들이 있다. 

▶ ‘돈, 안 쓰고’도 잘 살 수 있는 방법, 있을까 

카드 한도 45만 원이 자신의 용돈이라지만, 아이들 보험료에 관리비까지 차 떼고 포 떼고 나면 남는 건 한 달 단 5만 원이라는 강현식(46세) 씨. 동료들 사이에선 ‘짠돌이 강과장’으로 통한다. 하지만 그의 집에는 앉은 자리에 소금이 뚝뚝 떨어질 만큼 짠내 나는 아내 김순하(46세)  씨가 있다. 전기세를 아끼기 위해 저녁 8시 이후에는 등을 켜지 않기 때문에, 초등학생 두 아들, 희준이와 희찬이는 어둠 속에서 이를 닦는다. 시골도 아닌 도심에서 저녁 9시만 되면 두 눈 감고 잠들어야 한다. 게다가 세탁에 사용한 물 한 방울 버리지 않고 120리터의 물을 재활용한다는데. 그 결과 4인 가족 2만 6천 원 수준이던 수도세가 4천 원대로 뚝 떨어졌다. 부부가 이처럼 절약을 생활화하게 된 건 과거 공과금 독촉장이 날아올 정도로 심각한 ‘하우스푸어’ 였기 때문. 집을 팔아 대출금을 청산한 후, 순하 씨는 당시 3백만 원도 채 되지 않던 소득을 모으고 모아, 3년 만에 30평형대 집을 다시 마련하는 데 성공했다. 돈 모으는 재미에 푹 빠진 탓일까. 이젠 한 달 5만 원 하던 남편의 용돈을 전액 삭감해 더 허리띠 졸라맬 궁리를 하는데... 

“제가 제일 중요시하는 게 생활비를 딱 먼저 예산을 짜요
카드 지출 계획도 이렇게 세우고 고정 지출이든 변수 지출이든 예산을 잡아놔야 하고
그 안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그게 훈련이 몇 달은 거쳐야 해요
당장 즐기고 싶더라도 욕망을 조금 줄여야지 그걸 어떡해“
(김순하 씨 인터뷰 中)

▶ 돈 없는 사람만 ‘돈 안 쓰나’? 돈 있어도 안 쓴다!

강남에서도 소문난 부자들이 모여 산다는 한 주상복합. 이곳에서 입주자 대표를 맡고 있는 김 회장님, 김태수(75세) 씨는 제 발로 가지 않아도 은행에서 돈을 찾아다 줄 정도의 최고급 서비스를 누리는 자산가다. 하지만 만 원 내외의 소박한 옷차림을 고수하고, 낡아서 손수 꿰매기까지 했다는 지갑을 들고, 경차를 타고 다닐 정도로 짠순이다. 과거 만원을 벌면 오백 원만 쓸 정도로 아끼고 또 아꼈다는 김회장. 부자가 된 후에도 매일 같이 천 원, 이천 원 세어가며 가계부를 쓴다. 본인의 가계를 챙기듯 아파트 단지 내 비품 하나도 꼼꼼히 세어가며 돈 절약한 덕분에, 아파트 관리비를 가구당 최고 60만 원씩 낮춰 2012년엔 에너지관리공단에서 5천만 원 포상금까지 받았다. 돈 많은 사람이 더 돈을 좋아한다 말하는 김 회장의 지론은 무엇일까. 

“돈도 생물입니다. 꼭 머물 수 있는 장소에 머무르는 게 돈입니다.
무슨 별장 만들고 뭐 하고, 그 돈 금방 나갑니다“
(김태수 씨 인터뷰 中)

▶ 지름신의 ‘유혹’을 버텨내는 짠돌이의 비밀

하지만 2016년 기준,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39만 9천 원, 월평균 지출은 336만 천 원에 달한다. 한 달에 모을 수 있는 돈이라고 해봤자 백만 원 남짓. 3백만 원 남짓한 소득에서 백만 원도 지출 안 하고 산다는 김순하 씨 부부의 경우와 우리는 대체 무엇이 다를까.  
최근 카이스트 연구팀에서는 일명 ‘지름신 회로’라고 이름 붙인 신경회로를 발견했다. 쥐 실험을 통해 뇌의 시상하부에 존재한다는 MPA 신경회로를 인위적으로 자극하면, 물건에 집착하게 된단 사실을 발견한 것인데. 즉 지름신은 모든 사람들에게 존재하는 본능이랄 수 있다.  그런데, 짠돌이들은 이 지름신의 ‘유혹’을 어떻게 버텨내는 것일까. 

▶ 돈, 써야 한다면 어떻게 쓸까?

“충동적인 소비를 줄이려면 일단 처음에 청소기를 살 때부터
대체 불가능한 최고의 청소기를 사야 해. 청소기를 사는데 한 달을 고민했어
빗자루질하고 걸레질하고 버티면서 한 달을 알아봤거든
25살 때 정확히 36만 원짜리. 2010년에 샀는데 10년 더 쓸 수 있을 것 같아“
(강단비 씨 인터뷰 中)

텔레비전을 보며 양말을 꿰매 신는 것만 보면 다른 짠순이들과 별반 다르지 않은 강단비(33세) 씨. 하지만 사고 싶은 코트 값이 내려가길 기다리다가, 오히려 주식을 사서 주주가 됐을 정도로 소비에 대한 남다른 사고방식을 가졌다. 과거 일주일에 백만 원을 탕진할 정도로 무의식적인 소비를 하다가 그녀를 짠순이로 살게 해준 비법도 남다르다. 몸이 지쳐서 손가락을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운동’을 했던 것. 그렇게 1년가량, 자신의 기준에서 꼭 필요한 곳에만 돈을 쓰기 시작하자, 그녀의 소비 ‘습관’이 바뀌었다. 

강현식, 김순하 씨 부부의 초등학생 두 아들은, 한 달 만 오천 원가량의 용돈을 몽땅 저금해 벌써 20만 원가량의 돈을 모았다. 장난감을 사는 일조차 시시하게 느껴진다는 아이들은 아빠의 차 유류비에 돈을 보태주고, 치과 치료비의 일부를 자신들이 내는 일이 더 뿌듯하다. 아이들은, 어떤 계기로 달라질 수 있었을까. 

3월 18일 방송될 SBS스페셜 에서는, 돈 안 쓰는 일에 이골이 난 짠돌이들의 사례를 통해, 돈 안 쓰고 잘 사는 비법이 있을지, 생각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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