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8회 SBS 스페셜
틈의 바다
방송일 2019.07.07 (월)
틈의 바다 방송일시: 2019년 7월 7일 일요일 밤 11시 5분 연출: 윤성만 / 내레이션: 이시언(배우) “북한이랑 이렇게 가까운 줄은 몰랐어요.” 연평도가 NLL과는 불과 3.4㎞, 북한 섬인 석도와는 채 4㎞도 떨어져 있지 않다는 사실에 배우 이시언은 깜짝 놀랐다. 그리고 그 사이에 떠 있는 수십 척의 배가 우리 어선도 북한 어선도 아닌 중국 어선이라는 사실에도 놀라움을 표했다. 한반도의 바다 영토인데도 중국 어선이, 그것도 수십 척이, 밤낮으로 떠서 조업을 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불법조업을 하며 우리 바다를 황폐화시키고 있는 그들을 우리는 왜 두고 볼 수밖에 없는 것인가. 연평도 북쪽 NLL과 그로 인해 생겨난 틈새에서 불법 조업을 하는 중국 어선들의 실태와 그들을 단속하는 서해5도 특별경비단 특수진압대원들의 이야기를 ‘틈의 바다’ 편에서 전한다. 내레이션은 배우 이시언이 맡았다. ■ 달도 없는 밤, 모래톱에서 일어난 추격전 무월광(無月光)의 밤이었다. 앞도 뒤도 분간이 되지 않는 그야 말로 깜깜한 암흑. 바닷물이 밀려난 후 모습을 드러낸 사주(沙州). 그 위를 달리는 사람들이 있다. 보이는 건 오직 랜턴의 불빛, 그럼에도 한 무리의 사람들은 마치 앞이 보이기라도 하듯 전속력으로 달린다. 잠시 후 들려오는 소리. “束手就擒!” (꼼짝 마, 체포하겠다!) “?是船??” (누가 선장인가?) 어둠을 틈타 우리의 영토로 숨어들어 몰래 조업을 하던 불법침입자, 그 일당이 검거되었다. 그들을 검거한 사람은 의 특수진압대원들, 우리 바다에 불법으로 들어오는 외국 어선들을 단속하고 불법 어민들을 검거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때는 조수간만의 차이가 가장 심하게 나는 사리, 검거된 중국인 일당과 특수진압대원들이 방탄정으로 돌아오자 땅처럼 드러났던 모래톱은 다시 바다에 잠겼다. 조금만 늦었더라면 모두가 물속으로 잠겼을 상황이었다. 지난 5월, 우리가 알고 있는 어느 바다에서 일어난 일이다. ■모두가 알지만, 어쩌면 나는 모르고 있었던 어떤 ‘섬’에서 벌어지는 이야기 ‘연평도 아세요?’ ‘그럼요 알죠.’ ‘연평도가 어디에 있어요?’ ‘서해...저기 NLL 밑에...’ 모두가 알고 있다. ‘연평도’라는 이름을. 대한민국 국민치고 그 섬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어찌 있을까. 두 번의 해전이 있었고, 한 번의 포격사건이 일어나지 않았는가. 툭하면 뉴스에서 ‘서해 5도’와 NLL을 언급하는데 어찌 그 섬을 모르겠는가. 그런데... 서해 5도란 어떤 섬 어떤 섬이지? 연평도가 더 멀던가, 대청도가 더 멀던가? 배우 이시언씨도 비슷했다. NLL 밑에 있다는 것, 그래서 군사적으로 중요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평화수역이니, 공동어로구역이니 하는 말도 들어봤단다. 하지만 정확한 위치는 가물거리고, 그곳이 왜 화약고처럼 늘 아슬아슬한지는 체감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해마다 그곳에 중국어선이 나타난다는데 우리는 왜 그들을 물리치지 못하는지, 그 까닭도 알 수 없다고 했다. ■ ‘선’ 때문에 생긴 ‘틈새’, 그 바다에 들어온 불법 침입자 연평도 북쪽 3.4㎞ 지점, 수십 척의 배가 떠 있다. “우리 어선인 줄 알고 사진도 찍었는데...” 무심코 지나는 관광객들은 그저 고기잡이배가 많구나 하고 지나기도 한다. 그러나 그곳은 우리의 어로저지선보다 더 위쪽. 우리나라 어선은 결코 갈 수가 없는 금단의 구역이다. 그 구역에 한 두 척도 아니고 수십 척의 배들이 아예 진을 치고 산다. 밥도 해먹고 이불도 털어서 늘어가며 밤낮으로 고기를 잡는다. 잡은 고기는 운반선을 통해 바로바로 육지로 이동시킨다. 배 두 척이 그물을 사이에 두고 바다를 훑어간다. 그 유명한 쌍끌이 어선이다. 물 말고는 빠져나가는 것이 없는 촘촘한 그물로 바다의 바닥까지 다 쓸어버린다. 치어 한 마리 빠져나갈 구멍이 없어 바다는 황폐화 되어버린다. 우리가 갈 수 없는 그 바다에 버젓이 떠서 보란 듯 조업을 하고 있는 그들은 중국 불법 어선들이다. 자신들의 바다가 황폐화 되어버리자 전 세계의 바다로 나가서 고기를 씨까지 잡아버리는 이들. “왜 두고 보고만 있어요?” 너무도 빤하지 않은가. 저기는 NLL이다. 남과 북 어느 쪽이라도 자칫 잘못 접근을 했다간 무력 충돌이 일어나는 곳, 그래서 한반도의 바다영토지만 한반도 사람은 감히 접근을 하지 않는 곳, 즉 ‘북방한계선’을 경계로 둔 틈새 바다다. 서해 끝까지 이어진 그 틈새로 중국어선은 아무런 방해도 없이 자기 집 안마당에 들어오듯 한반도의 바다영토 깊숙한 곳까지 들어와 우리의 황금어장을 황폐화 시키고 있다. ■ 야음을 틈탄 도둑질, 막을 방법은 없는가. 낮 동안 NLL 바로 북쪽에서 조업을 하는 그들은 밤이 되면 슬쩍 남쪽으로 내려온다. 야음을 틈타 우리 바다의 물고기와 어패류를 휩쓴 다음 새벽이 밝으면 다시 NLL 북쪽으로 도망을 친다. 서해5도 특별경비단이 이들을 전속력으로 쫓지만 그들은 안다. NLL, 그 선만 넘으면 안전하다는 것을. NLL 주변만큼 노골적으로, 농락하듯 진을 치고 불법 조업을 하는 곳도 없다. 분명 우리 바다지만 우리가 갈 수 없는 틈새에서 노략질을 하는 중국 어선의 실태와 그들을 쫓는 서해5도 특별경비단 소속 특수진압대원들의 이야기를 7월 7일 일요일 밤 11시 5분 SBS스페셜 에서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