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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회 SBS특집다큐멘터리 국제공동제작

SBS특집다큐멘터리 국제공동제작

방송일 2009.06.24 (수)
◆ 미얀마 제2편: 물에 빠진 만달레이, 그 열흘간의 기록

방송일시: 2009년 6월 24일 (수) 밤 2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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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4월 중순이면 조용한 불교의 나라 미얀마가 긴 잠에서 깨어난다.
섭씨 40도를 오르내리는 미얀마의 가장 무더운 4월 중순에는
늘 온화하고 감정의 기복 없이 하루하루 부처님의 길을 따라 마치 수도승처럼 
사는 미얀마 사람들을 깨우고 가슴속 열정을 모조리 꺼내는 날, 
띤잔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수줍은 미소로 상징되는 미얀마 사람들에게 
뜨거운 열정을 순식간에 꺼내는 띤잔! 
띤잔은 미얀마인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


	우리는 만달레이로 간다! 
			만달레이로 향하는 끝없는 행렬	

띤잔을 하루 앞둔 만달레이 버스터미널.
이곳은 새벽부터 저녁까지 전국 각지에서 몰려온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미얀마 전국의 학교는 휴교를 하고, 관공서와 모든 회사는 업무를 중지하고 
상가는 철시까지 했다. 이렇게 모든 사람들이 손에 일을 놓고, 
10시간이 넘는 만달레이행 버스에 몸을 싣고 온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만달레이에서 열리는 미얀마 최대의 물 축제, 띤잔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새롭게 시작한다는 뜻을 가진 띤잔은 미얀마의 새해맞이 의식으로 
서로에게 물을 뿌려 묵은 것과 불순하고 추한 것을 물로 깨끗이 씻어버린다는 
의미가 있는데....

	이날을 위해 1년을 기다렸다!
			만달레이의 물 축제, 띤잔

수만 명의 사람들이 차를 타고 화려하게 또 가장 멋스럽게 차려 입고 거리로 
몰려나온다. 이 차량의 행렬이 가는 곳은 만달레이 시청 앞에 설치된 무대.
시청 앞 커다란 무대에서는 미얀마 전통 복장을 한 무희들이 춤을 추고, 
그 앞으로 트럭과 삼륜차, 승용차 등이 지나가고 있는데.... 
무대에서는 이 차량들을 향해 물줄기들이 쏟아지고, 사람들은 1년 동안 이날만을 
기다렸다는 듯이 광란적으로 춤을 추기 시작한다. 
거리는 온통 사람들과 물로 뒤범벅이 되어 한바탕 물난리가 난다. 
어른 팔뚝만한 소방호수에서 쏟아져 나오는 거센 물줄기에 온몸이 흠뻑
젖어도 그 어느 사람도 화를 내거나 찡그리는 이가 없다.
도심에서는 소방호수로 물을 뿌린다면 시골마을에서는 주전자, 생수통, 바가지, 깡통까지... 이 세상에 존재하는 물을 뿌릴 수 있는 모든 것이 총동원된다. 
이렇게 거센 물줄기를 피하기는 커녕 한 방울의 물이라도 더 맞기 위해 달려드는 진귀한 물 전쟁! 그것이 바로 띤잔의 표정이다.

	젊은이들의 무한한 열정과 자유! 
		그리고 미얀마의 전통이 공존하는 띤잔.

띤잔은 미얀마 젊은이들에게 해방의 날이다.
수줍은 미얀마 청년의 모습은 온데 간데 없고, 쏟아지는 물줄기 속에서
화려한 몸짓과 열정적인 춤 솜씨로 마음에 드는 이성에게 장난기 넘치는 
구애장면이 곳곳에서 눈에 띈다. 수수한 미얀마 처녀들의 모습도 온데 간데 없다.
짙은 화장과 형형색색의 의상으로 갈아입고 청년들을 향해 거침없이 물세례를 
보내고, 또 흠뻑 젖는데 주저함이 없다.
마치 절제라고는 전혀 없는 듯 보이는 이 광란의 현장에서도 미얀마 특유의 전통은
이어진다. 물을 뿌리는 행사가 마무리 되면 마을 사람들은 십시일반 돈을 모아
부처님께 음식을 바치고, 불공을 드리는데 여념이 없다.
젊은이들은 웃어른에 대한 공경의 표시로 마을의 젊은이들이 노인들의 머리를 감겨주는 의식을 하며 갖가지 음식을 웃어른에게 대접한다.

	단 열흘간의 물 전쟁이 끝나면 
			순식간에 일상으로...

"띤잔"축제가 끝나면 미얀마 사람들은 순식간에 조용한 그들의 일상으로 돌아간다.
전통예술과 문화의 도시로 유명한 만달레이도 마찬가지.
화려한 옷차림으로 열광적으로 춤추던 사람이 있던 곳에는 수천년의 화풍을 이어온
만달레이의 화가들과 섬세한 장인 정신으로 만들어진 마리오네트 인형들이
대신하고.... 그리고 거리에는 늘 그랬던 것처럼 현세에 대한 욕심 없이 내세를 
기원하며 언제나 고요하게 흐르는 물처럼 사는 미얀마 사람들이 자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