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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회 일요 특선 다큐멘터리

‘바다의 꽃, 소금’

방송일 2015.01.18 (일)
 
[ ‘바다의 꽃, 소금’ ] 
방송일시 : 2015년 1월 18일(일) 오전 7시 20분 
 연    출 :  서득현 / 글, 구성 :  배관지



깨끗하고 순수한 소금을 얻기 위한 인간의 끝없는 노력! 
생명은 바다에서 시작되었고, 바다의 본질은 소금이다. 

과거, 소금은 참 귀한 대접을 받았고 소금을 구하는 것 역시 매우 어려웠다. 우리나라에서 전통적으로 소금을 생산하는 방법은 진한 바닷물을 끓여 만드는 '자염'이다. 그러나 이를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은 '천일염'을 우리의 전통 제염법으로 알고 있다. 역사적으로 보면, 천일염은 일제강점기 때 들어온 소금이다. 

그렇다면, 일본도 천일염을 먹을까?  
현재, 일본은 안전성과 위생의 문제로 천일염 대신 정제염을 먹는다. 일본은 왜 천일염을 버린 것일까? 은 일본에서 건너온 천일염법이 왜 일본에서 사용되지 않는지, 그러면서 왜 우리는 천일염을 여전히 사용하고 있는지 취재하며 소금의 역사를 추적해나간다. 

소금의 선택 기준이 과대광고가 아닌 안전하고, 깨끗한, 그리고 순수한 짠맛에 있음을 알리고, 소금 선택에 대한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1. 우리의 전통 제염법, '자염']
한반도는 3면이 바다다. 이 바다에서 소금을 얻는 방법으로 우리 조상들은 자염이라는 것을 만들었다. '자염'은 갯벌이나 모래에다 바닷물을 퍼서 개흙이나 모래에다가 소금기를 많이 거두고, 여기에 짙은 소금물을 얻어 끓여서 얻는 소금이다. 그래서 끓인다는 뜻으로 끓일 자(煮)와 소금 염(鹽)이 붙어 '자염'이 된 것이다. 이 자염은 고려사(1309년), 세종실록(1446년)에 나올 만큼 오랜 역사를 자라하는 우리의 전통 제염법으로 만든 소금이다.


[2. 천일염은 우리의 것이 아니다! 일제강점기에 생긴 '천일염']
오늘날 우리는 바닷가의 염전에서 뜨거운 햇볕을 이용해 만드는 천일염이 우리의 전통적인 소금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천일염은 일제가 대만의 것을 본떠 조선 땅에 만든 것이다. 우리나라에 처음 만들어진 천일염전은 1907년 인천 주안 염전이다. 러일전쟁으로 재정 지출이 많아진 일본은 재정 확보를 위해 우리나라의 담배, 인삼, 소금을 약탈해간다. 당시 소금은 무기, 군수산업에 매우 중요한 자원이었다. 


[3. 일본 절임 음식에는 '천일염'을 사용하지 않는다.]
절임 음식이 많은 나가노의 250년 된 여관에서는 매년 가을이 되면 우리나라 김장과 마찬가지로 겨우내 먹을 절인 음식을 만든다. 일본에서는 소금, 식초, 쌀겨에 절인 음식을 '쓰케모노'라고 하는데, 쓰케모노 만드는 방법은 정말 간단하다. 무와 가지를 소금에 묻히고, 소금으로 간을 한 쌀겨에 박아두면 끝이다. 또 다른 절임 음식은 '노자와나'라고 부르는 나가노에서 유명한 채소를 소금에 절이는 건데요.  이 노자와나 절임은 나가노 특산품으로도 유명하다. 절임 음식을 많이 담그는 여관 주인, 야스코 씨에게 천일염에 대해 물어봤다. 그러나 야스코씨는 천일염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


 "천일염은 거의 없어요. 아, 예전에는 썼죠. 
우리 어머니들은 아마도 그 소금을 썼을 거예요. 
지금도 있을까요? 없을 거예요." 
- 세키타니 야스코, 250년 된 여관 주인-


[4. 일본 전통 제염 역시, '끓이는 소금'이었다. ] 
나가노가 소금 소비가 많다면, 바다로 둘러싸여 있는 오키나와는 제염 회사가 무려 30여개나 될 정도로 소금을 많이 만드는 곳이다. 그곳에서 만난 일본의 제염법은 '모래'를 이용해서 소금을 얻는 '이리하마식' 염전이다. 이리하마식 염전은 모래에서 진한 함수를 얻고, 함수를 그대로 끓이는 방식의 제염법이다. 우리나라의 전통 자염법과 거의 유사하다. 일본이 우리 땅에 만든 천일제염법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다. 


[5. 소금은 순수하고 깨끗해야 한다. ]
현재 식품의 안전성에 대한 일본 국민들의 관심은 매우 뜨겁다. 소금도 예외일 수가 없다. 1972년 염전이 폐쇄된 이후, 일본에서는 보다 효율적이면서 깨끗한 소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일본의 식염은 이온 교환막 제염법에 의해 만들어지는데, 옛날 전통의 제염법에서 힌트를 얻은 것이다. 과거의 제염법처럼 모래로 1, 2차 여과과정을 거쳐 불순물을 제거하고, 이온교환막을 통해 바닷물보다 6배가 높은 진한 함수가 만들면서 동시 중금속, 잔류 농약까지 말끔히 걸러낸다. 장치만 기계식, 화학식으로 보이지, 그 장치 안에서 일어나는 일은 자연의 일과 같다.  


 "이온 교환막은 농도 3%의 염화나트륨을 15%인 
고농도 소금물로 만드는 설비입니다. 이와 동시에, 
만일 잔류 농약이나 미립자 이물질이 섞여 있을 경우
 0.1나노미터 단위의 구멍밖에 열려있지 않기 때문에 
농약이나 이물질이 제거되므로 품질 면에서 상당히 우수한 설비입니다." 
- 도키오카 카즈타카 / 42세, 나이카이염업 도쿄 영업소 차장 -

[6. 소금의 미네랄, 중요한가? ]
주부 경력 20년차의 도쿄에 사는 노자키 미치요 씨. 그녀가 소금에서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단 하나, 요리할 때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느냐 하는 것뿐이다. 또한 소금은 음식의 맛을  살리는 조미료일 뿐, 소금에서 특별한 영양소를 얻기 위해 먹지 않는다. 그러한 이유로, 일본 소금업계에서는 자율적으로 2009년 4월 '식용염 공정취급협의회'를 구성하여 소비자가 오인할 수 있는 [미네랄 풍부], [태고], [최고], [천연], [자연] 등의 사용을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어떨까, 우리나라 천일염 포장지에는 '청정갯벌', '전통', '미네랄'이라는 단어가 항상 등장한다.    


 "(천일염에 있는) 미네랄 성분을 보니까
 거의 비슷비슷하게 나타나긴 했는데 소비자들이 광고지에 
'이것은 미네랄이 특별히 풍부해서 좋은 소금이다' 라고 
과대 광고하는 부분을 보고 그대로 쫓아서  구매할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품질은 거의 비슷한데, 가격은 100g당 420원에서 7,200원까지 
차이가 많이 난 것으로 나타났거든요. 표준화 작업이 
천일염 시장에 기준으로 꼭 필요하다는 게 마지막 제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김자혜 / (사)소비자시민모임 회장 - 


[7. 소금은 음식의 짠맛을 내는 조미료다. ]
소금은 여전히 우리의 식탁에서 빠질 수 없는 중요한 조미료다. 그럼에도 우리는 소금의 좋은 점과 나쁜 점에만 집중할 뿐 진짜 소금이 하는 역할과 그 맛에는 집중하지 못하고 있다. 

시대가 많이 달라졌다. 과거보다 바다는 깨끗하지 않고, 또한 영양은 이미 과잉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소금은  우리 몸에 좋은 것이라고 과대 포장된 소금이 아니라, 재료의 맛을 잘 살릴 수 있는 깨끗하고 순수한 소금의 짠맛! 그 자체다.


 "미네랄은 사전적으로는 광물질이라는 뜻의 단어고요. 
화학에서는 알칼리 금속, 알칼리 토금속이라고 그러는데
대표적으로 나트륨, 칼륨, 마그네슘, 칼슘 이런 것들을 얘기하는 용어입니다.
 그러니까 소금 자체가 미네랄 화합물입니다. 
특히 미네랄 성분 중에서 알칼리 토금속에 속하는 마그네슘 성분이 
너무 많이 있으면 우리 혀에 씁니다. 일부 천일염이 쓴맛이 난다는 것은
 그 미네랄에 속하는 마그네슘 성분이 너무 많다는 이야기입니다."  
- 이덕환 / 서강대학교 화학과 교수 - 

 "소금은 소금일 뿐입니다. 짠맛을 내면 그만입니다. 
소금에 염화나트륨 외에 다른 여러 미네랄이 들어가면 
짠맛 외에 다른 맛을 내게 되죠. 
그래서 우리가 원하는 맛을 구하지 못합니다. 
음식을 맛있게 먹으려면 그냥 짠맛이 분명한 소금
 가장 좋은 소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황교익 / 맛칼럼니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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