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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회 일요 특선 다큐멘터리

물과 공존하는 지혜,네덜란드의 도랑

방송일 2015.04.05 (일)
 

[ 물과 공존하는 지혜, 네덜란드의 도랑] 
방 송  시 간 : 2015년 4월 5일(일) 아침 7시 20분 ~ 8시 20분
담 당     PD :김창호



풍차의 나라 네덜란드. 라인 강 등 3개의 큰 강 하구에 위치한데다가 국토면적의 4분의 1이 해수면 보다 낮아, 역사 이래 끊임없이 홍수와 침수피해를 입어왔다. 풍차는 물로부터 삶의 터전을 지키고, 물에 의지해 생존을 이어가려는 네덜란드인의 노력의 산물이다. 만여 개에 달하던 풍차는 관광용으로만 일부 남아있고, 물을 대하는 네덜란드인의 의식도 바뀌고 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변화는 물을 투쟁의 대상이 아니라 함께하는 공존의 대상으로 바뀐 것. 둑을 쌓기 보다는 미리 유수지 공간을 확보하고, 땅 속으로 가능한 한 물이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하여 홍수피해를 방지한다. 땅에는 비료와 농약을 적게 써서 물이 살게 하고, 오염된 물은 식물과 토양을 통해 자연정화 되게 한다. 물을 다스려야 할 대상이 아니라 물과 더불어 살아가는 네덜란드인들의 도랑관리의 지혜를 살펴본다.


# 로테르담의 뮤지엄파크 지하 저류지 
로테르담 도심에 있는 뮤지엄파크 아래에는 가로 30m, 세로 40m 깊이 8m의 크지 않은 지하 저류지가 4개 만들어져 있다. 매년 10회 이상 홍수와 침수피해가 나던 로테르담은 지하 저류지를 만든 뒤 그 피해가 크게 줄어들었다. 지하저류지는 평소에는 지하수의 수위조절을 위한 역할도 한다.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도시가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도시로 바뀌게 된 로테르담 지하 저류지를 찾아간다.


# 뤼벤보스의 와디(wadi)
 1500명 주민이 살고 있는 뤼벤보스는 저지대에 위치해서 늘 침수에 시달리던 곳. 최근에는 상류의 공장들이 폐쇄되면서 지하수를 뽑지 않게 되자 침수피해가 더 늘었다. 지방정부가 침수피해 방지를 위해 고안해낸 아이디어가 마을 군데군데 설치한 와디(wadi)라는 일종의 인공 웅덩이. 웅덩이 아래에 모래로 된 공간을 만들어 비가 오면 지하로 흡수하여 침수피해를 막고, 건기에는 지하수위를 조절해 급격한 지하수의 유실을 막는 장치이다. 와디가 설치된 뒤 뤼벤보스는 침수의 공포에서 벗어나고 새와 벌레가 돌아온 자연이 살아있는 마을로 변했다.


# 호르시의 생태도랑 
 인구 만 명의 호르시 한 가운데는 레가강의 상류인 도랑이 흐르고 있다. 죽음의 하천이었던 호르시 도랑을 살리려는 사업을 시작한 지방정부는 총 3년간의 공사기간 중 1년 반 동안 주민에 대한 설명과 회의를 개최했다. 활발한 주민참여로 다양한 아이디어가 쏟아지고 예전의 꾸불꾸불하던 모습으로 돌아 온 도랑에는 물고기가 살고 아이들이 물놀이 하는 생태공간으로 바뀌었다.


# 로드베이크 복원 프로젝트 
 네덜란드 동남쪽 벨기에, 독일에 인접한 스킨벨트시의 로드베이크는 네덜란드 말로 '붉은 하천'이라는 뜻으로 철광석 광산에서 흘러나온 폐수가 흐르던 곳. 주민들은 폐수가 흐르던 도랑을 복개하여 주차장으로 사용했다. 1999년부터 시작된 '로드 베이크 복원 프로젝트'는 도랑을 최대한 자연형으로 되살리는 계획. 일단 복개구간을 걷어내고 도랑주변은 풀과 나무를 심었다. 지금은 사라진 수달을 위해 생태통로도 마련했다. 그리고 도랑의 상류에는 무려 380개의 저류지도 만들어 도심의 홍수피해에 대비했다. 10년 이상의 노력 끝에 도랑하류에는 새로운 습지가 나타나고 물고기와 새들이 돌아왔다. 붉은 물이 흐르던 로드베이크는 네덜란드 생태하천의 모델로 거듭났다.


# 절약형 도시 큘럼뷔르흐 
큘럼뷔르흐는 92년 지구환경보전을 위해 열렸던 '리우회의'의 산물. 네덜란드 정부는 에너지를 절감하고 자연정화능력을 갖춘 도시를 만들기로 하고 큘럼뷔르흐에 인구 1,000명이 사는 생태도시를 만들었다. 큘럼뷔르흐의 건축물은 자연채광이 잘되고 태양열을 활용하는 주택이 들어섰으며, 환경을 오염시키는 신나, 벤젠, 유성페인트는 금지하고 건축자재는 재생가능한 재료만 사용했다. 특히 주민들이 배출하는 생활하수는 모래와 갈대를 이용하여 완벽히 정화해서 내 보낸다. 절약형 도시 큘럼뷔르흐에는 세계 각국에서 친환경공법을 배우기 위한 시찰단이 수시로 방문하고 있다.


# 한국형 생태마을, 하얀민들레 마을과 원터마을 
 한국에도 식물을 이용해 생활하수를 자연정화하는 마을이 있다. 대청댐 상류인 충북 보은의 '하얀민들레 마을'은 2007년, 260제곱미터의 생태습지를 만들어 생활하수를 정화하고 있다. 3단으로 된 습지에는 부들, 미나리 등 유기물을 흡수하는 능력이 뛰어난 식물을 심었다. 전문가들은 50명 정도의 주민이 배출하는 폐수의 거의 대부분을 이 습지에서 정화할 수 있다고 본다. 경북 김천의 원터마을에는 900제곱미터가 조금 안 되는 방초정 연못이 있다. 자연경관이 아름다운 이 연못은 마을의 생활하수를 자연정화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부유물이 많아서 흐려 보이지만 실제로는 오염물질이 걸러지는 필터구실을 한다. 마을의 오수를 완벽히 정화해 감천으로 내 보내는 방초정 연못에는 미꾸라지, 메기, 붕어, 피리 등 다양한 어종이 서식하고 있다. 전통마을 속에는 친환경적인 생활의 지혜가 숨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