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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회 일요 특선 다큐멘터리

빵과 평화, 동티모르 이야기

방송일 2015.12.27 (일)
  빵과 평화, 동티모르 이야기

21세기 마지막 신생독립국 동티모르가 겪어온 세월은 험난하다. 무려 450년 간의 포르투갈 식민기(1515~1975), 24년의 인도네시아 강제 점령 끝에 이뤄낸 값진 독립이었다. 독립이후 동티모르가 가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1999년 인도네시아가 동티모르에서 물러나며 젊은이들을 대거 학살해 인적 인프라도 없다. 

 6.25 전쟁을 겪은 우리와 비슷한 상황이었지만 한국을 일으켜 세운 것은 뜨거운 교육열이었다. 동티모르 정부도 당장 필요한 것은 교육이라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가난한 나라, 동티모르가 교육환경을 발전시킬 여력이 없다. 학교에서 급식을 제대로 먹을 수 없어 결석하는 아이들이 많다. 이런 열악한 환경에서 자라야하는 아이들이 미래의 동티모르를 제대로 만들기 힘들다. 이 동티모르 아이들을 위해 동티모르 정부와 한국 어른들이 나섰다. 

# 동티모르 리퀴사의 ‘모바라우 학교’이야기
 모바라우 중학교는 1999년 대학살 때 모든 교실이 불탔다. 그들은 불타 없어진 교실을 치우고 아이들을 모아 쌀한가마니의 월급을 받으며 아이들에게 수업을 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전후 세대라 전쟁을 기억하지 못한다. 한창 사춘기의 시기라 학교는 바람 잘날 없지만 선생님들의 관심을 받으며 공부에 대한 열망을 키워나간다. 

# 내전으로 상처를 갖고 있는 동티모르 사람들
 1999년 4월 17일 리퀴사에서는 대학살이 벌어졌다. 리퀴사 성당을 인도네시아 군대와 민병대가 들이닥쳐 사람들을 죽였다. 이 사건으로 세자르 선생님은 친구들을 많이 잃었다. 같은 날 죽은 친구들이 모여 있는 무덤에는 세자르 선생님의 슬픔이 가득하다. 또 그때 남편을 잃은 12명의 미망인들은 모임을 만들어 서로의 아픔을 치유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상처와 가난으로 힘겨운 삶을 이어가는 이들은 도움이 절실하다.  

# 학교에서 밥을 먹고 싶어요.
 모바라우 중학교의 대부분 학생들은 가난하다. 다행히 학교에서 주는 급식은 그들의 배를 채울수 있다. 아침 10시 급식이 시작되면 급식사들은 아이들을 먹일 밥을 준비한다. 아이들에게 가장 행복한 시간 급식시간. 하지만 동티모르 정부의 재정이 끊기자 아이들 급식도 끊기는 사태가 벌어졌다.

#가난과 가뭄, 그리고 위기의 아이들
 올해 최악의 가뭄이 동티모르를 덮치자 가난한 이들이 더욱 힘겹다. 어부의 아들 나자리오. 아이는 걸핏하면 결석을 해서 선생님이 데리러 가야한다. 나자리오는 겉보기에 학교가기 싫어하는 학생처럼 보이지만 속내는 다르다. 가난한 어부인 아버지가 자신에게 학비를 계속 지원해줄 수 없다는 것을 알자 아버지처럼 어부가 되려는 것이다. 하지만 아버지는 학교는 꼭 가서 자기 같은 삶을 살지 않기를 바란다. 이 부자의 갈등은 날이 갈수록 골이 깊어간다. 
 학교를 다니지 못한 부모님을 대신해 좋은 대학을 들어가 효도하고 싶어 하는 오르나이. 어느 날 조회시간에 쓰러진다. 형과 함께 학교 근처에서 자취하는 아이는 2일간 굶었기 때문이다. 학교의 급식이 끊긴 상황이라 아이가 밥을 제대로 먹지 못해 쓰러진 것이다. 아무것도 없는 아이의 자취방에서 먹을 것이라고는 형이 끓여준 라면과 들판에서 뜯어온 잎사귀들이다. 아이들은 항상 배가 고프다. 넉넉지 않은 집안 형편과 급식을 할 수 없는 학교형편에서 굶주리는 아이들은 학교를 계속 다니기 힘들다. 

# 아이들을 위해 빵을 구하러 나선 동티모르 장관
일리디오 히메네스 다 코스타 동티모르 노동부 동티모르 노동부 장관, 아이들을 위해 빵을 구하러 나서다. - 코스타 장관이 달랑 수행원 한명 데리고 한국에 나타났다. 그의 이번 방문 목적은 위기에 처한 동티모르 아이들의 교육과 급식을 어떻게든 해결해보려는 것이다. 빵과 학교 기자재 구입을 위해 불과 며칠 안 되는 일정이지만 강행군이다. 그리고 그의 노력이 결실이 되어 기적의 빵을 만들어 아이들을 먹이게 된다. 

# 아이들에게 나타난 한국의 빵 아저씨
동티모르는 포르투칼 식민지 시절부터 빵을 먹어왔으나 전쟁이후 빵을 구경하기 힘들다. 밀가루나 빵 기계가 없기 때문에 빵을 먹어본 적도 없는 아이들이 대부분이다, 장관의 노력으로 이들에게 점심 급식을 위해 나타난 한국 빵 아저씨. 아저씨는 동티모르에 있는 열악한 상황으로 좌충우돌 빵 만들기를 시작한다. 물과 전기가 그를 가로막는 산이 되었고 오븐이 없어서 직접 불을 피워서 도너츠를 만들어야 했지만 맛있게 먹어주는 아이들은 빵아저씨를 웃게 한다. 빵아저씨는 모바라우 중학교 급식실 아주머니 두 사람과 한국으로 귀국했다. 앞으로 학교의 급식을 빵으로 하기위한 장기적인 계획 중 하나로 이들의 빵 교육과 6대의 대형 오븐은 한국을 떠나 동티모르로 향한다. 

# 빵과 아이들, 그리고 평화와 공존이 시작되었다. 
국적을 초월한 어른들의 노력으로 마침내 다시 시작된 점심 빵 급식. 비록 작은 시작이지만 아이들은 이 빵으로 배움의 희망을 갖게 되었고 비로소 미래의 동티모르를 꿈꾸는 기적이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