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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회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나의 변호사

방송일 2023.03.16 (금)
나의 변호사

3월 16일에 방송되는 는 1986년에 일어난 부천서 성고문 사건에 대해 다룬다. 
제작진이 이 아이템을 선택한 이유는 제 68회 백상예술대상에서 남자조연상을 받은 조현철 배우의 수상소감 때문이었다고 한다. 
30여 년 전 일어난 성고문 사건과 한창 잘나가는 배우의 수상소감은 무슨 관련이 있는 걸까? 
당시 조현철 배우의 수상소감이 조금 특별하기는 했다.  
투병중인 아버지를 다정하게 위로하면서 세월호의 아이들과 故 변희수 하사, 故 김용균 군과 故 박길래 선생님의 이름을 언급한 것. 
작지 않은 울림을 준 이 소상소감을 들으며  제작진은 이렇게 생각했다고 한다. 
‘투명중이시라는 조현철 배우의 아버지는 누구실까? 어떻게 이렇게 아들을 훌륭하게 키우실 수 있었을까?’
배우 조현철과 그의 형인 가수 매드클라운(본명 조동림)의 아버지는 故 조중래 명예교수다. 
교통공학 전문가이자 1세대 환경운동가로 유명하신 분이다. 
조현철 배우가 수상소감에서 언급했던 故 박길래 선생님은 상봉동 진폐증 사건의 피해자로, 조중래 명예교수와 환경운동을 함께하며 연을 맺었다. 
박길래 선생님은 연탄제조회사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 승리함으로써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공해병’을 인정받게 되는데, 
이 소송을 담당했던 사람은 조중래 명예교수의 친형인 조영래 변호사였다. 
조영래 변호사! 그는 누구인가. 서울대 법대를 수석으로 입학하고 사법고시를 1년 만에 패스한 천재이자, 
언제나 사회적 약자 편에서 ‘무료로’ 싸웠던 인권변호사이자, 을 집필해 세상을 뒤집어 놓았던 사람이 아닌가. 
43세라는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나 더욱 아쉬운,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하는 ‘진짜 어른’ 조영래 변호사가, 
조카의 수상소감으로부터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의 아이템으로 선택된 것이다.
조영래 변호사가 담당했던 많은 사건들 중에,  제작진은 부천서 성고문 사건을 주목했다. 
사건의 피해자가 용기를 내 방송에 나서주었기 때문이었다.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바로 부천서 성고문 사건의 피해자였다. 
1986년 여름, 서울대에서 제적당한 권인숙은 그 시절 많은 운동권 학생들이 그랬듯 신분을 위조해 공장에 취업했다가 경찰서로 끌려갔다. 
죄를 인정하고 성실히 조사에 임했지만, 이상하게도 점점 강도 높은 신문이 이어졌다. 
당시 크게 한건 올리고 싶었던 경찰들은 이 운동권 여대생의 입에서 인천 5.3 민주항쟁의 주동자들의 이름이 나오게 하는데 혈안이 되어있었다. 
그 사건과 전혀 관련이 없었던 권인숙 의원은 당연히 그 누구의 이름도 말할 수 없었다. 
하지만 경찰은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그리고 믿을 수 없는 ‘그 일’이 벌어졌다. 
경찰이 자백을 받아내기 위해 권인숙 의원을 상대로 성폭력을 고문 수단으로 사용한 것이다. 
경찰서 내에서 벌어진 끔찍한 성고문에 수치심과 모멸감으로 온몸이 뒤틀리면서도 그녀의 마음은 명확했다. 
그래서 만나게 된 사람이 바로 조영래 변호사였다. 
언론은 침묵했고 가해자인 경찰과 이를 수사하는 검찰은 한통속인 상황. ‘윗선’은 이미 성고문 가해 경찰을 기소유예로 처리하라 명령을 내렸다. 
서슬 퍼런 5공 정권 앞에 용감히 맞선 스물두 살 권양과 ‘빵원짜리’ 변호사 조영래. 세상에서 가장 불리한 재판의 결과는 어떻게 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