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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방송일 2004.07.10 (일)
자폐아. 종진이(13세)를 쫓아다니는 병명이다. 친구들은커녕 가족까지도 자신의 세계에서 밀어내는 아이. 대소변도 가리지 못하는데다 가족들과 눈 맞춤조차 못한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주위사람들을 애타게 하는 것은 자신을 모질게 자해하는 것이다. 소리만 들어도 가슴이 덜컹 내려앉을 정도로 자신을 때리는 종진이. 목뒤를 비롯해 몸 구석구석에는 흉터는 물론 피부도 까맣게 돼 버렸다.


잠자는 시간을 빼놓고는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종진이를 위해 가족들은 자신의 시간을 버리는 정도의 희생은 당연시 했다. 한 푼 벌면 종진이에게 두 푼을 써야하는 형편이라 넉넉지 못하지만 주위에서는 따뜻한 말 한마디라도 건네 주는 사람 하나 없었다. 13년간 매일 매일 같이 악몽 같은 시간의 되풀이.
하지만 가족 누구 하나 이 상황에서 도망가지도, 포기하지도 않았다. 부모님과 두 누나, 책상을 지탱하는 네 다리처럼 사랑으로 뭉쳐 있었기 때문이다.


둘째 누나 나래의 핸드폰 화면은 종진이가 차지하고 있다. 학교에서 나온 급식까지 챙겨와 종진이를 먹이는 나래는 동생이라기보다 아들 같은 느낌이 들 정도다.  나래는 저녁 7시가 되면 복지관에서 종진이를 데리고 오고 난 후부터는 한시도 눈을 떼지 못한다. 대학진학도 친구와 함께 노는 시간도 포기했지만 종진이와 끝까지 함께 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나래. 하지만 사랑을 아무리 주어도 누나조차 알아보지 못하는 종진이를 볼 때면 점점 초조해진다.


"언젠가는 종진이가 엄마, 아빠라고 불러줄 거 같아요." 매일 종진이를 보며 절망에 빠지는 가족이지만 그래도 희망을 가질 수 있고 웃을 수 있는 것 또한 종진이 때문이다. 이제 가족들은 악몽이 아닌 꿈을 꾸고 싶다. 그들만의 희망의 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