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방송일 2004.07.31 (일)
* 이래 봬도 나... 중학생이라고요 올해 열다섯 살인 태우가 제 나이처럼 보이는 건 중학교 교복을 입었을 때뿐이다. 1m가 조금 넘는 작은 키에 고관절 탈구로 걷는 것도 불안하다. 그리고 두 눈 역시 잘 보이지 않는다. 우안은 빛만 감지할 수 있을 정도로 실명한 상태고 좌안은 가까이 들어다 봐야 보일 정도로 시력이 많이 악화되어있다. 태우에게 왜 이런 증상들이 나타나는 건지 답답하기만 한 엄마는 이 병원, 저 병원을 전전했지만 원인을 알 수 없다는 대답뿐이었다. 그저 ‘라식수술을 해주면 눈이 좀 밝아질까... 시간이 흐르면 키가 좀 커질까...’ 하는 뿌연 기대감으로 살아온 15년의 세월이었다. * 낯선 이름의 병명... 스티클러 증후군(stickler syndrome) 제작진과 함께 대학병원을 찾은 태우와 엄마는 뜻밖의 진단을 받게 되었다. “스티클러 증후군” 콜라젠 유전자의 돌연변이에 의해 생긴 희귀병으로 시력 및 청력장애, 근골격계의 기형 등 복합적인 질환을 나타낸다. 태우에게 나타나는 고관절 탈구, 시각 장애, 작은 키가 모두 “스티클러 증후군”의 한 증상이었던 것이다. 시력 역시 라식수술로 좋아질 수 있는 상태가 아니며 중도실명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잔존시력을 잘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를 듣게 되었다. * 태우야, 세상에는 눈으로 볼 수 있는 것보다 마음으로 볼 수 있는 게 더 많아 시력회복은 불가능하다는 얘기를 듣고 실망한 태우와 엄마를 위해 주위의 따뜻한 이웃들이 도움의 손길을 주었다. 세계 최초의 시각장애인 컴퓨터 속기사 이자 방송MC인 심준구 씨. 망막색소변성으로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시력을 잃기 시작한 심준구 씨는 태우처럼 힘들었던 시절의 경험담을 들려주고, 장애란 극복할 수 있는 것임을 보여주었다. 또한 잔존시력 유지를 위해 저시력 보조기구 사용법을 익히고 시각장애인 전문 복지관과 연계, 태우처럼 저시력 장애를 갖고 있는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여러 가지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아직은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 하지만 주어진 장애를 극복하고 마음의 눈으로 넉넉하게 세상을 바라 볼 태우의 긴 여행길,...그 아름다운 여행의 첫 길에 동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