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방송일 2005.03.12 (일)
“여섯살 같은 세살, 한살 같은 세살...” 생후 26개월 된 영남이는 태어나서 지금까지 입원만 열다섯 차례에 받은 수술만 해도 다섯 번이 훌쩍 넘는다. 어른도 받기 힘든 네 차례의 뇌수술부터 구개열 수술, 음낭수종 수술 등.. 이름도 생소한 각종 수술을 작은 몸으로 견뎌내기를 2년여. 그 새 영남이의 몸은 지나치게 자라 있었다. 키가 또래들 보다 훨씬 크고 손, 발 크기도 7살 형과 거의 비슷해졌다. 몸은 이렇게나 큰데 행동은 아직 한살 박이 아기 같다. 간단한 말도 되지 않고 배변도 되지 않아 기저귀를 차야 한다. 밥도 먹을 수 없어 젓병으로 우유를 먹고 있다. “ 끝나지 않은 투병” 영남이가 태어나고 끊임없이 이어지는 수술과 입원을 홀로 감당해냈던 엄마. 그래도 엄마가 그때마다 다시 설 수 있었던 건 수술을 끝내면 좋아지겠지 하는 희망의 힘이었다. 하지만 얼마 전. 병원에서 영남이가 “소토스 증후군”이라는 희귀질환일 지도 모른다는 말을 들었다. (소토스증후군이란? 생후 1,2년동안의 신체 과다발육으로 인한 큰 머리와 정신지체, 뇌질환등의 합병증을 유발하는 희귀질환) 곧 끝날 것만 같았는데... 영남이의 투병이 아직 끝나지 않았고 어쩌면 평생을 안고 지낼 수도 있다는 결과 앞에서 엄마는 망연자실하기만 하다. “ 엄마는 슈퍼맨” 영남이에게는 형이 둘이나 있다. 이제 7살, 9살. 한참 엄마의 손이 많이 갈 나이지만 엄마는 영남이 수발에 형들까지 돌볼 여력이 없다. 아이들이 커가면서 도와주어야 할 일이 한개 두개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영남이가 태어난 뒤, 아빠와도 헤어져 두 형들 양육도 고스란히 엄마 몫이다. 못 해 주는 건 늘어가고, 미안한 마음은 마음대로 커져 가고.. 엄마의 한숨은 늘어만 간다. 형제가 셋이니 해줘야 할 일도 세 배지만 대신 엄마의 행복도 세 배다. 엄마의 고단한 일상은 늘 웃음과 함께다. 개구쟁이 삼형제와 같이 있으면 웃지 않을 일도 웃을 일이되어버린다. 따뜻한 봄을 기다리며 따뜻한 희망을 열어가는 영남이네 가족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이 함께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