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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방송일 2005.03.26 (일)

-빛도 소리도 없는 예지의 세상
10년 전, 예지는 태어나면서부터 앞을 보지 못했다.  
각막이식수술만 하면 예지가 다시 볼 수 있을 줄만 알았다. 
총 4차례의 힘든 수술을 했지만, 예지는 끝내 세상을 볼 수 없었다. 
그러는 사이 엄마 아빠는 또 한 가지 사실을 알게 됐다. 
예지는 빛뿐만이 아니라 선천적으로 소리도 잃어버렸다는 것을. 
마치 헬렌켈러처럼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 예지의 병명은 레오파드(LEOPARD) 증후군.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도 않은 희귀병이었다. 
치료법도 없는 병 앞에서 엄마 아빠는
무엇을 해야 하는 지 알 수가 없었다. 
그렇게 10년의 세월은 흘러갔다. 

-막막한 현실의 벽, 희망은 없을까?
교육이라도 시키고 싶었지만, 
시각 청각 중복장애가 심했던 예지를 흔쾌히 받아주는 교육기관은 없었다. 
갈 수 있는 길이 없다면 부모가 직접 가르치면 될 것만 같았다. 
그러나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 예지에게 
낮과 밤을 가르치는 것도 불가능했다. 
24시간 예지를 위해 살고 있지만, 
아직도 예지는 스스로 밥을 먹지 못하고 혼자 용변을 해결하지도 못한다. 
무엇이 먹고 싶은 지,
무슨 생각을 하는 지 좀처럼 알 수 없는 엄마와 아빠는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지쳐갔다.  

-예지의 까만 방, 희망의 창(窓)을 내자. 
두려웠다. 예지의 까만 세상이 이대로 암흑 속으로 사라져 버릴 것만 같아서. 
쉽지 않겠지만, 엄마와 아빠는 다시 한번 용기를 내어 세상을 두드려 본다.
예지의 까만 방에 작은 창이라도 내기 위해. 
헬렌켈러에게 새로운 세상을 선물한 설리번 선생님처럼 
예지의 어둡고 고요한 세상을 밝혀줄 작은 빛을 찾기 위해. 

-희망을 가슴에 품고 세상을 향해 걸어가는 엄마와 아빠 
그리고 예지의 이야기가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