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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방송일 2005.04.02 (일)


새까만 점과 함께 태어난 아이
10년 전. 온 몸이 까만 아이가 태어났다. 
등 전체와 가슴의 반이 검은 점으로 뒤덮여 있고, 
게다가 등에는 주먹만한 혹까지 달려있었다. 
아빠는 즉시 아이를 안고 큰 병원까지 한걸음에 달려갔다. 
그 병원에서 등에 달린 악성종양을 떼어내는 큰 수술을 받고, 
상처도 아물지 못한 채 집으로 돌아왔다. 
병원에서조차 생사를 가늠할 수 없었던 아이였다.

클수록 작아지는 마음
혁진이가 쑥쑥 클수록 점도 커져갔다. 
혁진이가 4살이 되었을 때쯤 갔던 서울의 큰 병원에서도 별다른 치료 없이 
악성종양이 생길 수도 있다는 말만 듣고 돌아와야 했고, 
그 후로 혁진이의 점은 가족 모두의 짐이 되었다.

부모는 어차피 평생 지니고 가야할 것이니 
숨기거나 가리지 말고 당당하자고 혁진이에게 당부한다. 
하지만 놀림도 점점 더 많이 받고,
이 문제가 약점으로 잡혀 상처를 받는 일도 많아졌다. 
그러다보니 성격도 많이 위축되었고,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최근 몇 년 사이에는 
별 것 아닌 일에도 눈물을 참지 못하는 울보가 되어버렸다.

거친 세상 앞에서도 당당할 그 날...
혁진이는 6년 만에 처음 간 병원에서
‘거대 선천성 색소성 모반’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언제 갑자기 악성종양으로 변해 
손 쓸 수 없는 상황이 될지도 모른다고 했다. 
다행히 피부를 이식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지만
그 비용은 2000만원을 넘어선다. 
하루하루 일당을 받아 생계를 꾸리는 
혁진이 부모님에게는 쉽게 생각할 수 없는 돈이다. 

 엄마는 ‘하늘이 혁진이를 너무 사랑해서 콕 찍어준’ 점이라고 위로해 왔지만 
그 어떤 말도 어린 혁진이의 마음의 고통을 덜어주지는 못했다. 
단순히 점을 없애기 위해서가 아니라, 
거친 파도가 치는 세상 앞에서 당당하기 위해 
이제 혁진이는 새로운 항해를 시작하려고 한다. 
혁진이가 탄 배가 힘차게 전진할 수 있도록 
이 함께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