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방송일 2005.07.31 (월)
* 서서히 꺼지는 불꽃처럼... 얼마 전, 걸을 때 자꾸만 넘어지는 상배를 데리고 병원에 갔습니다. 그리고 그 곳에서 외우기도 어려운 병명을 들었습니다. 머릿속에서 받아들여지지 않는 아이의 병을 마음으로는 더 받아들이기 힘들었습니다. 그건... 상배의 병이 학교도 다니지 못하고 집에서 지내야만 하는 형, 상욱이와 같은 병이기 때문이였습니다. 상배의 모습은 상욱이의 2년 전 모습과 너무나도 닮아있습니다. 걸을 때 자꾸만 넘어지고, 발뒤꿈치를 들고 걷는 것까지.. ...불안합니다. 그리고 믿기지 않습니다. 혼자서 걸을 수도 없고, 음식을 씹지도 못하는 상욱이가 얼마나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 알기 때문에.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앞으로 상배가 겪어야 할 몫이기 때문입니다. 그저 이대로 시간이 멈추기를 바래봅니다. * 행복한 얼굴이 자꾸 보여요. 하루 하루 눈앞에서 달라져 가는 아이들을 보면서 아무것도 해 줄게 없었습니다. 그저 밥 한 숟가락 더 먹이려고 다그친 것... 친구들과 놀 수 없는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 밖에는... 그런데, 어느 날인가 상욱이는 조금씩 달라지고 있었습니다. 상욱이는 맘처럼 움직여주지 않는 손으로 신발을 신으려 몇 시간이나 혼자서 싸우고 있었습니다. 자꾸만 자신을 따라하는 상배에게 보이고 싶었던 걸까요? 그런 상욱이의 얼굴에서 힘을 얻습니다. * 흔들릴 때 흔들리지 않게... 그러나, 아이들이 아프면서 함께 시작된 먹구름은 걷힐 생각을 않습니다. 어렵게 시작한 가게도 빚만 잔뜩 남긴 채 그만두어야 했고, 기댈 수 있는 유일한 남편마저 간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남편의 두 번의 수술과 하루가 다르게 상태가 나빠지는 아이들을 보면서 내 몸은 돌볼 여유도 없었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흔들립니다. 세상에 혼자 남겨질 것 같아 두렵습니다. -이 모든 어려움을 안고 살아가야 하는 상욱이네를 위해 한사람.. 두사람.. 손을 잡았습니다. 그리고 작지만 튼튼한 울타리를 만들어 가려합니다. 상욱이네가 작은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도록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은 여러분과 손을 잡고, 가족들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