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방송일 2005.09.04 (월)
" 엄마 화요일 방학 화요일 방학 물 가는 말...” 단어인지, 문장인지 도무지 알아들을 수 없는 말들은 여덟 살, 수빈이의 대화법이다. 또래의 여자 아이들처럼 종종거리며 떠들길 좋아하지만 어눌한 말투와 부정확한 발음 때문에 제법 오래 귀를 기울여야 알아들을 수 있는 말들. 하지만 이런 수빈이의 발음이나, 말하는 방식을 틀렸다고 이야기해 줄 사람은 가족 중엔 아무도 없다. 왜냐하면 수빈이를 제외한 모든 식구들은 소리를 들을 수 없는 귀를 가졌기 때문이다. 세 살 무렵 심한 열병을 앓은 후, 전혀 들을 수 없게 된 아빠와 아주 커다란 소리만 들을 수 있는 엄마는 젊은 날 만나 가정을 이뤘다. 하지만 그렇게 태어난 오빠 사종이 역시 심각한 수준의 난청이라 2년 전 인공 와우 수술의 도움을 받았다. 평생을 소리 없는 세상과 싸우며 어렵게 살아오신 부모님은 딸의, 들을 수 있는 귀와 말할 수 있는 입에 간절한 희망을 건다. 수빈이만은 건강하게 자라서 언젠가, 소리 가득한 세상 속으로 가족들을 데리고 나갔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부모님의 기대를 감당하기엔 아직 어린 나이일까? 말이 통하지 않는 가족들에게 점점 짜증이 늘어가는 수빈이. 혼자서 토라지고, 사소한 일에 눈물 흘리는 날이 점점 많아지는데... 듣지 못해 답답한 가족들과, 함께 나눌 수 없어 외로운 수빈이. 수빈이네 가족이 소리를 찾아가는 그 길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이 함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