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방송일 2005.10.02 (월)
윌리엄스 증후군 예슬, … 사실은 오빠 슬기도 가슴앓이 중입니다. 예슬이는 윌리엄스 증후군으로 태어나, 생후 7일 만에 중환자실로 실려 갔습니다. 정신지체, 심장질환, 혈소판 부족 등 여러 증상을 가졌으며 입으로 삼키지 못해 11년 간 배에 튜브를 연결해 음식물을 먹어왔습니다. 그렇게 엄마와 예슬이가 응급실에서 무수한 고비를 넘기는 동안, 슬기는 생일에도 혼자 아침과 저녁에 라면을 끓여먹고 졸업식에도 꽃 한 송이 없이 혼자 쓸쓸히 집으로 돌아와야 했습니다. 내버려 둬, … 사실은 잡아달라는 말입니다. 아무도 없는 집에서 슬기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컴퓨터 게임 밖에 없었습니다. 경제 형편 때문에 학원도 마음대로 가지 못하고, 피아니스트의 꿈도 접어야 하는 현실과는 달리 게임 속 세상은 원하는 것 모두 이룰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그렇게 게임에 빠진 사이, 자신도 모르게 슬기는 점차 폭력적인 아이로 변해갔습니다. 컴퓨터와 가구들을 부수는 등, 엄마조차도 폭력적인 슬기의 행동들을 통제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엄마는 이 모든 것이 예슬이를 돌보느라 소홀히 한 자신의 잘못이라고, 슬기에게 미안하다고만 합니다. 그러나 슬기는 자신의 손을 붙들어 줄, 엄마의 따끔한 한마디가 그립습니다. 기대고 싶은 자식, … 사실은 엄마의 품이 간절한 열일곱입니다. 엄마는, 아픈 예슬이를 보며 품안의 자식이라 하고 슬기를 보며 남편처럼 기대고 싶은 자식이라 합니다. 슬기는 아픈 동생과 아빠의 빈 자리를 보며 또래 아이들은 생각조차 해보지 않았을 가장의 무게를 생각합니다. 자신의 폭력적인 행동을 늘 후회하고, 지금의 상황에서 빠져나오려고 애써보지만, 쉽지 만은 않은 일입니다. 열일곱 슬기의 가슴앓이를, 이 함께 나누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