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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방송일 2005.12.04 (월)
   
난희는 늘 보이지 않는 그 녀석과 싸움을 한다. 
복합부위통증증후군. 그것이 바로 보이지 않는 그 녀석의 정체다. 
발을 디딜 때마다 전해오는 유리조각을 밟는 듯한 아픔 쯤은 아무 것도 아니다. 
마치 칼로 다리를 도려내는 듯한, 때론 산모가 아이를 낳는 듯한, 
그런 통증들이 시시 때때로 난희에게 찾아와 싸움을 건다. 
하지만 난희는 절대 그 녀석에게 지고 싶지 않고, 진통제에도 의존하고 싶지 않다. 
 
 
3년 전 그 교통사고가 불행의 시작일지 난희는 미처 몰랐다. 
단순한 발목 골절이, 부종으로, 통증으로, 마비로까지 심각하게 된 후에야,  
수십 군데 병원을 찾아다닌 후에야, 올해 뒤늦게 병명을 진단받았다.  
그렇게 극심한 통증으로 학교를 한 해 쉬는 동안, 친구들은 벌써 대학생이 되었다. 
스무 살, 이제 고등학교 3학년인 난희의 걱정은 통증 뿐 만이 아니다. 
하지만 난희는 다 낫고 나면 나중에 지금의 사진을 보며 웃을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 
 
 
엄마 아빠도 처음에는 난희가 학교에 가기 싫어서 엄살을 부리는 건 줄 알았다.  
전 날 아파 응급실에 실려가도, 다음 날엔 생글생글 웃으며 등교하는 난희를 보며 
같은 학교의 학생들은 괜히 놀고 싶어서 꾀병 부리는 것이 아니냐고 했다. 
밤새 새어나오는 신음소리를 이불로 막으며 통증을 참는 건 괜찮지만, 
난희가 속상한 건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아픔을 몰라주는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난희는 그럴수록 속마음을 일기에 털어놓으며 슬픔을 담아두지 않으려 애쓴다. 
 
 
독한 진통제 때문에, 매일 죽만 먹으면서 난희는 라면이 얼마나 맛있는지 알게 됐다. 
혹시 딸에게 무슨 일이 있을까봐 휴대폰을 마련해서 
더듬더듬 문자를 보내오는 부모님을 보며, 가족의 소중함도 알게 됐다. 
아프지 않은 시간, 웃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지도 절실히 알게 됐다. 
아프고 난 후, 난희는 사소한 것들의 의미를 새로 알아가고 있는 중이다. 
또한 그것들이 바로, 난희가 오늘을 잘 참아낼 수 있게 만드는 힘이다. 
 
앞으로 들꽃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난희의 이야기를 함께 나누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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