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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보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115회
115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방송일 2006.01.08 (일)
신년특집. 예지의 창(窓) 그 후, 300일간의 기록   


2005년 3월, 늦은 겨울
어둡고 고요한 세상을 손끝으로만 더듬는 예지를 만났다
한 줄기 빛도, 한 도막의 노래 소리도 없는 세상에 사는 아이, 예지.
레오파드 증후군으로 태어날 때부터 시각과 청각을 잃어버린 예지는
시간의 흐름을 알 수 없어 낮과 밤이 뒤바뀌었고,
온전히 자신의 마음조차 전달 할 수 없어 몸에 상처를 입히며 의사를 표현했다.
벌써 또래 아이들은 초등학교에서 영어를 배우는데도,
열한 살 예지는 아직 스스로 밥을 먹을 수도, 혼자 화장실에 갈 수도 없다.
이런 예지를 돌보기 위해 부모님은 늘 쓰디쓴 커피를 마시며
24시간 내내 곁에 있지만 예지의 마음을 헤아리기엔 어렵기만 하다.
부모님은 매년 취학통지서가 올 때마다, 백방으로 수소문을 해보지만
심한 중복장애를 가진 예지의 교육을 맡아줄 곳은 찾을 수 없었다.
그러는 사이, 바깥세상은 예지의 손끝에서 점점 멀어지고만 있었다.
 
2005년 12월, 다시 돌아온 겨울
세상과 마주한 예지의 손, 세상을 향한 예지의 발걸음을 보았다
미용실에서 머리 한번 제대로 자르기 힘들었던 예지가,
아침마다 방울 달린 고무줄로 머리를 묶고, 식사 때면 머리에 핀을 꽂는다.
낯선 공간이 두려워 밖에서는 한 발짝 떼는 것도 싫어하던 예지가,
이제는 외출에 익숙해져 차에만 타면 스스로 안전벨트를 찾게 되었다.
편한 내의 아니면 그냥 벗어버리고 말던 예지의 등에는
또래 아이들처럼 자그마한 가방 하나가 자리했다. 
교실에 들어서서, 예지는 이제 혼자서 신발을 벗고
처음엔 거부하기만 했던 친구들의 손을 가만히 잡고 있기도 한다.
아름다운 색깔과 모양은 볼 수 없지만 향기로 꽃을 알게 되고
친구들이 연주하는 악기소리를 들을 수는 없지만 울림으로 느끼며,
예지는 그렇게 온 몸으로 세상과 만나고 있었다.

2005년 예지의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
지난 300일 동안 서서히 일어난 기적 같은 변화를 담았다
이 모든 것은, 세상이 비록 고통으로 가득하더라도 
그것을 극복하는 힘도 가득하다는 헬렌켈러의 말처럼
혜광학교 유치부 선생님과 이숙정 교수를 만났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어제 보다 오늘이, 오늘 보다 내일이 더 밝은 예지,
엄마의 절실한 소원처럼 언젠가 ‘엄마’라는 말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그 희망과 기대가 가득한 예지의 지난 300일을 함께 하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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