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방송일 2006.02.19 (일)
오랫동안 혼자 살아온 아빠에게 마흔이 넘어서 만난 엄마는 또 다른 시작을 의미했습니다. 뒤늦은 출발이지만 다른 사람들처럼 아이를 낳고, 가족을 만들고, 평범하게 살 수 있다는 것은 오랜 시간 바라왔던 아빠의 꿈이었기 때문입니다. 그 소원이 이루어지던 날, 준용이가 태어나던 날. 아빠는 신생아실에 누워있는 아이를 보고 할 말을 잃었습니다. 갓 태어난 아이는 산처럼 뾰쪽하게 솟은 머리모양과, 심한 안면 기형을 가지고 있었고 손가락 발가락마저 한 덩어리로 붙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준용에게 열 개의 손가락을 만들어 주는 것. 하지만 아빠는 이 커다란 일을 혼자서 감당해야 했습니다. 아이를 낳은 후로 조금씩 어긋나던 엄마와의 사이는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더 멀어져만 갔고, 이제는 얼굴을 마주하기도 불편한 관계로 변해버렸기 때문입니다. 혼자서 사방으로 뛰어다니며 수술비를 마련하고, 겁에 질려 우는 아이를 모질게 수술실로 들여보내길 열 아홉 번. 그런 노력으로 올해 일곱 살이 된 아들에게 아홉 개의 손가락을 갖게 해 주었지만 얼마나 더 가야 할지, 어디가 끝일지 알 수조차 없는 삶은 자꾸만 아빠를 지치게 합니다. 엄마를 만나지 않았다면... 준용이가 건강한 아이였다면... 가정을 꾸리며 꿈꿨던 것과는 너무도 다르게 흘러온 시간 속에서 후회와 원망만을 반복하고 있는 아빠.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처음 그렸던 행복을 다시 한 번 기다릴 수 있도록 아빠와 그 가족에게 위로의 손길을 내밀어 줄 누군가가 절실히 필요한 때입니다. 그 힘이 되어주고, 용기기 되어줄 따뜻한 사람들과 함께 이 준용이네 가족을 찾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