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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방송일 2006.07.02 (월)
 경숙이의 미로찾기  
 
◈ 연 출 : 박준신 
◈ 글, 구성 : 조민경 
 
열여덟 꽃다운 나이에 낯선 곳에 떨어져 길을 잃게 되었습니다. 
언제나 웃는 얼굴과 넘치는 애교로 행복을 주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어린 경숙이를 좋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손과 발에 새빨간 발진과 물집이 생기면서 조금씩 변화돼가면서 
경숙이는 사람들에게서 멀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단순한 피부병이라고 알고 지냈지만 증상은 점점 악화 되었고, 
병을 다 키운 채 찾아간 대학병원에서 루푸스라고 진단을 받게 되었습니다. 
물집으로 인한 상처가 심해 보행이 어려워 무릎으로 기어 다녔고, 
호흡곤란을 자주 일으켜 산소 호흡기에 의지하는 날이 갈수록 늘어갔습니다. 
아픈 몸으로도 결석 한 번 없을 정도로 의지가 강했던 아이였지만, 
점점 변해가는 자신의 모습에 경숙이는 조금씩 모든 것을 포기해야 했습니다. 
 
쓰라린 상처보다 깊은 아픔은 혼자 남겨지는 것이었습니다. 
어려워진 생활 때문에 큰 딸은 고등학교도 마치지 못한 채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에 보탬이 되어야 했고, 
엄마 역시 쉬고 있는 아빠를 대신해 자신의 몸보다 곱절은 무거운 리어카를 끌고 다니며 
고물과 폐품들을 주워야 겨우 여섯 식구 생계를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각자 생활이 바쁜 식구들과 함께 하기보다는 
경숙이는 좁고 갑갑한 작은 방에서, 약 냄새 진동하는 병실에서 
홀로 시간을 보내는 날이 많아졌습니다.
혼자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방법도 잊게 되었고, 
마음의 문도 조금씩 닫으며 혼자만의 세상에 스스로를 가둬버렸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가족들조차 경숙이의 마음을 읽기 어려워졌습니다. 
 
네잎클로버를 손에 들고 있던 그때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생활은 어려웠지만 이해와 배려 속에 가족들 모두 화목했던 그때. 
함께 네잎클로버를 찾으면서 사랑을 이야기하던 그때. 
행복했던 순간들을 떠올리면 마음이 더 아파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했지만, 
가슴 한쪽에는 좋았었던 기억들을 남몰래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꽁꽁 숨겨왔던 자신의 마음들을 하나씩 꺼내려고 합니다. 
경숙이의 표정이 사라진 얼굴에서 장미꽃처럼 환한 미소가 살아나고, 
잊고 지냈던 ‘유치원 선생님’의 꿈에 대한 열정도 찾아가고 있습니다. 
복잡하고 깜깜한 미로 속에 이제는 희망의 빛줄기가 새어 들어옵니다. 
그 길을 따라가다 보면 언젠가.. 
경숙이의 손에 행운의 네잎클로버가 쥐어 있을 것입니다. 
 
자신의 행운을 스스로 찾기 위한 경숙이의 힘찬 날갯짓이 시작됩니다. 
그 길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이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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